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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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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작
2011년 12월 02일 16시 28분  조회:2384  추천:2  작성자: 강효삼
《료녕성조선족시선집》을 읽고서

     
필자가 《료녕성조선족시선집》을 받은쥐기는 지난 6월이다. 시간이 좀 경과됐지만 료녕땅에 살고있는 조선족시인들로 말할 때 처음으로 발간된 자체의 시집으로, “료녕조선족문학사에 하나의 찬란한 리정표”로 자리매김할 력사적의의가 있는 대사다.

지금까지 몇백권의 시집을 읽은 나지만 《료녕성조선족시선집》에서 풍기는 특별한 맛과 향기를 떨쳐버릴수 없다. 그것은 내가 한시기 그곳에 몸담고 살아서일가? 아니면 시는 그 사람이라고 내가 그네들을 잘 알고있기때문일가? 그보다도 내가 생각해볼바에는 비록 지금은 료녕의 조선족문학이 개혁개방의 성과와 민족문화에 대한 지대한 사명감을 지닌 기업인들의 대폭적인 지지와 성원으로 상대적으로 산재지구문학가운데 앞서나가고있어 세인의 주목과 부러움을 받고있지만 지난 한시기는 그렇지 못하였다는것이다. 그러한 리유는 그들 자신의 문제라기보다 객관환경의 지배때문이였다. 동북3성치고 조선족이 제일 적었고 그것도 조선족이 집중된 심양과 몇개 도시를  내놓고는 수자가 많지 않았기에 소수민족이 대민족의 포위속에 살면서 자기민족문화를 고집한다는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였다.

이렇듯 문학환경이 곤핍한 현실에서 그래도 굳이 문학을 지향하고 문학을 고집하는 작가, 시인들이 있었다는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여느 곳과 달리 료녕의 문학인들이 더욱 돋보이고 그래서 또한 여느 곳에 비해 문화풍토가 빈약한 곳에서 오랜시간의 잉태끝에 출간된 《료녕성조선족시선집》이라서 더욱 값진것 같다.

이 시집에는 도합 30명 시인의 시 183수가 들어있는데 시를 낸 사람들중 시만 쓰는 시인도 있지만 시도 쓰고 수필도 쓰고 지어 소설을 쓰는 사람도 있다. 문학쟝르를 놓고 볼 때  상대적으로 시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 시는 료녕문인들의 보편적인 애호로 되고있다는 점을 알수 있다. 더우기 문학을 전문직업으로 하지 않고 과외창작으로 하는데도 이만한 수준을 보유하고 또 당당하게 시인의 반렬에 오른 수준있는 하나의 군체를 이루었다는 점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

이 한권의 시집은 료녕시인들 삶의 투영이다. 시에서는 평범한 자신들의 생활체험을 시로 승화시켜 밝고 환하고 투명한 시적세계를 각자 자기나름의 시적추구로 개성이 있으면서도 소박하고 진실하게 표현하였다. 대부분 시들이 뜻이 감추어졌거나 아리송한것 (물론 그런 기법을 시에 도입하려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시들도 있다)이라기보다 알기 쉬우면서도 깊은 뜻을 담았거나  담으려는 시도가 보여지는 시들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때로는 신선한 아침이슬을 보는듯 때론 훈훈한 평안도숭늉을 마시는듯 시적정서의 푸근함과 맑은 호수에 반짝이는 해빛같은 재치있는 발견의 신선함들로  그리고 김 안나는 숭늉이 뜨겁다는 격으로 내심의 감동을 차분하게 내비친 부드러운 시들이다. 누군가 시는 만드는것이라고 하지만 료녕조선족시인들의 시는 물을 추기지 않은 벼짚으로 새끼를 꼬듯 억지로 비벼냈다는 감각을 느낄수 없다. 시상이나 시어가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기교를 부린 흔적이 없기에 쉽게 공감할수 있다.

요즘 우리 시단에서 류행하는 일부 시를 보면 상대가 모호할수록 그것이 창조고 혁신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시는 어디까지나 독자들이 알아보기 쉽게 쓰면서도 그속에 깊은 철리가 담겨져 인간을 뜨겁게 고무하고 격려하는 사상감정을 내포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들의 시는 시에 앞서 인간으로서 그네들의 순박하면서도 겸허한 삶의 성격이 고스란히 내비치여 더욱 친근한가싶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시집은 각자 자신들의 삶의 현장에서 떠들썩하지 않으면서도 열심히 닦아온 시적성숙을 가늠하는 시험에서 합격된 점수를 따낸것이 아닌가싶다. 시집은 자기만의 독특한 가치와 무게를 갖고 지금껏 료녕시단에 대해 별로 료해가 없거나 관심이 부족했던 사람들에게 료녕시단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였다. 또한 시인은 있는데 자체의 시집이 없었던 료녕조선족시문단의 공백을 메움과 아울러 이제부터 료녕의 시인들도 당당히 시단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수 있는 하나의 군체가 형성되였다는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되고있다. 또한 이들이 새로운 도약에로 가는 새로운 길을 열어 이러한 시적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탐구를 거듭한다면 료녕땅에도 조선족시단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좋은 시들이 쏟아져나올것이란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된다.

하지만 시집에는 이런저런 아쉬움도 보여진다. 시집은 오늘의 료녕조선족시인들의 현주소를 알리는데(편집후기에도 적혀있듯이) 력점을 둔것같은데 빈약했던 료녕시단이 오늘에 이를수 있은것은 지난날의 모지름과 진통이 있었으며 초기 료녕땅에서 시문학을 정립하기 위해 애쓴 박화, 리창영과 같은 시인들을 빼놓을수 없다고 본다. 박화시인의 주지시는 현대시작품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으며 리창영은 산문시로서 그만의 독특한 풍격을 갖춘 시인이다. 물론 1978년에 나온 종합시집 《꽃피는 봄》에 그 력사발자국이 찍혀있지만 이번 시집에 반영되였더라면 한권의 료녕조선족시단을 반영하는 좋은 시집이 아니였겠는가 한다. 또 단지 호적이 근원적으로 료녕사람이 아니라는데서 다년간 료녕땅에 거주하면서 시창작에 누구보다 열을 올려 성과도 많이 냈고 중국조선족문단에도 이름있는 대련의 김파같은 시인이 빠진것도 아쉽다.

또한 자기울타리안에 만족하면서 대담하게 료녕문단을 떨치고 중국조선족문학전반에 도전하는 패기와 열정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든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한사람의 일가견이다. 《료녕성조선족시선집》€쀀?한권 책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시는 한개 사회, 한개 민족의 흥망성쇠를 짚어보는 청우계라고 할 때 이 한권의 시집은 그야말로 료녕조선족시단은 물론 전반 중국조선족시단을 부흥시키는 아름다운 시작이라고 할수 있다. 이 한권의 책이 료녕문단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당당히 나서는 든든한 고임돌이자 첫 발단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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