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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두 다리로 걷는 긴 려정이다
2018년 08월 27일 11시 02분  조회:657  추천:0  작성자: 김춘식

제일 좋은 운동이 보행이란것은 오늘날의 보편적인 인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보행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인류는 3백만년의 진화를 거쳐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하였는데 인간의 신체구조는 보행진화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보행은 가장 간편하고 하기 쉬운 운동으로서 아무런 체육도구도 필요치 않고 또 돈 들일 필요도 없는 운동이다. 오늘날 걷기운동은 중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보편적인 운동방식으로 되었는바 지금 북아메리카에서는 8천만이상이 걷기운동에 참가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걷기운동과 도보여행이 날로 현대인의 생활방식으로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인간이 산다는것은 바로 이 세상에서 걷기 위해서이리라.인간은 두다리로 걷기에 당당하게 걸을수 있다.달팽이나 거부기나 뱀처럼 배를 땅에 끌면서 괴상망칙하게 기여다닐 필요도 없고 개나 돼지처럼 네다리로 기여다닐 필요도 없다.이는 하나님이 인류에 하사한 특수한 은총이다.인류의 존엄과 고귀함은 바로 두다리로 걷는데 있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오늘 인류는 걷는것을 부담으로 시끄러움으로 여기고 있다.기차를 타거나 자동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거나 오토바이를 타는것으로 보행의 성질을 점차 잃어가고있다.물론 현대화속도를 반대할순 없다.그러나 현대화속도는 인류의 생명질량을 담보하는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인간의 생명질량에 해되는 속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걸음이 줄어들거나 지어 없어지는것은 우리의 생명질량에 큰 영향을 주기때문이다.우린 차를 타는것으로 시간은 절약하였지만 아름다운 사물과의 접촉시간을 줄였다.우린 산과 멀어졌고 강과 멀어졌으며 들과 멀어졌다.풀과도 멀어졌고 꽃과도 멀어졌으며 나무와도 멀어졌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될수록이면 가장 아름다운 사물과 가까이하고 그것과 친근해지며 감싸안아야 한다.전야나 초원이나 수림이나 강가나 호수가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감상하면서 거닌다거나 혹은 가까운 친구나 따뜻한 가족이나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천천히 거닐면서 오손도손 다정하게 얘기를 나눈다는것은 과연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경지이겠는가?

  가끔은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하염없이 걸으며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주변의 풍경에 한번 넋을 놓아보자.가끔은 막힘없는 구름처럼,거침없는 바람처럼,도시의 아파트숲으로,산과 들과 강으로 외진 늑대처럼 헤매고 걸어보자.걸으며 보노라면 모든것이 아름답다.눈에 보이는것마다 풍경이다.길가의 나무 한 그루도,풀 한 포기도,꽃 한 송이도… 걸으며 듣노라면 모든것이 감미롭다.새들의 지저귐소리도 풀벌레의 울음소리도,돌돌돌 구르는 시내물의 잔잔한 흐름소리도…

  누군가는 걸음을 잘 걷는 습관 한가지가 우리의 운명을 바꿀수 있다고 한다.또 누군가는 일이 막힐 때는 무조건 걸어보라고 한다.걷다보면 불필요한 생각은 떨어져나가고 남에게 그 답을 구하지 않아도 스스로 답을 알게 된다고.

  걸으라,인생이란 바로 두 다리로 걷는 긴 려정이다.무조건 걸으라,그 길이 어떠하든지.세상사람 다 알고있는것처럼 우리 앞에는 항상평탄한 길만 있는것도 아니요,정해진 길만 있는것도 아니다. 걷다가 힘들면 조금씩은 쉬였다 다시 걸으라.우리의 인생은 구간구간 차례차례 지나가야 하는 고행의 길이다.

흑룡강신문 2018.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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