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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해"의 길운을 바라며
2021년 01월 14일 09시 02분  조회:850  추천:0  작성자: 김태호

"소의 해"의 길운을 바라며
삶과 문화


김태호

기원 2020년, 살아온 것이 아닌 살아내야 했던 잊지 못할 한해였다. 이제 우리는 그 2020년과 영원한 작별을 했다. 2020년은 아마도 전세계인들에게 인류력사상 특별히 환난이 닥친 한해로 기억될 것이며 학자들은 인류의 족적을 기술할 때 2020년을 반드시 소환해 특필할 것이다.

1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는 정말 보귀한 시간인데 우리는 2020년을 코로나19라는 지독한 바이러스때문에 허망하게 날려버렸다. 지난 한해에 뭘하며 지냈나 아무리 돌이켜 보아도 딱히 떠오르는게 없다. 일상에서 신체의 일부가 된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며 지리멸렬한 공포에 떨었던 기억뿐이다. 그래서 2020년은 자신이 사용하지 않았으니 자기 나이에서 한해를 덜어내고 싶은 마음이다.

지난 한해에 전례없는 역병으로 인해 세상은 일순간에 확 바뀌여버렸다. 우리의 일상은 낯설기 그지 없었다. 얼마전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워싱톤포스트가 독자들을 상대로 2020년이 어떤 해였는지 짧게 표현해보라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놀랍게도 9세 소년의 신통하고 생동한 짧은 표현이 수많은 응모자들을 누르고 1등으로 뽑혔다. 소년은 이렇게 적었다. “길 량쪽을 잘 살피며 교차로를 건너고 있었는데 잠수함에 치인 것과 같은 한해였다.”

길을 가다가 엉뚱하게 만난 잠수함과 같은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우리는 정말 애를 썼다. 그런데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다양한 방역조치로 코로나19가 주춤하고 몇가지 백신도 개발돼 세계인이 안도의 숨을 쉬려던 차에 또 다른 변이바이러스가 여기저기서 튀여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도무지 끝이 없을 것 같은 안타까운 마음이다.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한 세공사(细工师)가 승리의 오만에 취했을 때 겸손을 일깨워주고 좌절의 늪에 빠졌을 때 희망을 주는 한마디를 ‘지혜의 왕’으로 불리운 솔로몬 왕자에게 묻자 그는 력사에 길이 남을 명답을 한마디로 딱 잘라 말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것은 바로 모든 일에는 끝이 있다는 뜻이다. 승리의 기쁨이나 좌절의 괴로움에도 끝이 있으니 오늘 그속에 있다고 한들 거기에 빠져 기뻐하거나 좌절하지 말라는 말이다. 코로나19라는 험악한 사태에서도 우리는 맥을 놓거나 정신줄을 놓아서는 절대 안된다.

2021년 새해를 맞았음에도 들 뜨고 설레이는 기분은 아니다. 이 성가신 역병이 언제쯤 종식될지 알 수 없어 가슴 답답한 공포가 마음을 짓누른다. 그렇지만 인류는 이번 위기 극복에 온 힘을 다 쏟아붓고 있으니 필연 찾아올 새벽의 려명처럼 역병을 전승할 그날이 꼭 돌아올 것이다. 과거에도  온갖 역병을 다 이겨냈듯이 이번 대재앙에서도 모두가 지혜를 발휘하고 힘을 합쳐 ‘어둠의 강’을 건너야 하며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가야 한다. 원래 동 트기 전의 새벽이 가장 춥고 어두운 법이다.

어처구니 없이 2020년을 보냈다. 그러나 2021년에는 더 안정적이고 부작용이 없는 백신과 치료제가 만들어져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인류가 다시금 일상의 평화를 누릴수 있는 새해가 되기를 두손 모아 간절히 기원한다. 공항과 철도역, 뻐스역에는 고객들로 북적이고 항구에는 컨테이너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며 관광지에는 유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쇼핑가에는 쇼핑객들로 넘쳐나는 그런 일상들 말이다.

새해의 묘미는 바로 미래에 대한 희망에 있다. 2021년은 신축년 ‘소의 해’이다. 소는 버릴게 하나 없는 보배이다. 그래서 “소는 하품밖에 버릴게 없다”는 속담이 생겼다. 소는 그 듬직한 외모와 진중한 행동가짐에서 근면과 희생, 성실의 이미지를 얻었다. “소띠해에 태여나면 부지런히 일해서 큰 재산을 일군다”는 덕담도 있다. 과연 옛날부터 소처럼 부지런하고 뚝심있게 일해서 가업을 이룬 사람이 많았다. 소는 또한 강한 뿔로 아래에서 우로 드세게 치받는 성질도 있다. 서양사람들은 소의 이런 력동적인 모습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느꼈다. 주식시장의 상승장이 ‘황소장’이란 명칭이 붙고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가인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에 황소 동상이 세워져있는 것도 그런 리유이다. 소는 일상에서 말없이 인간을 도왔다. 더우기 소는 인간을 구하기도 한 상서로운 동물이다. 18세기 영국의 의학자 에드워드 제너는 인류를 크게 괴롭혀 온 천연두를 퇴치하는 우두법을 발명했다. 이 우두법이 바로 소의 고름을 활용한 것이였다. 상서로운 ‘소의 해’에 우리 모두에게 반드시 길운이 있으리라.

지난 한해는 상실의 세월이였지만 새해에는 지구촌에 사는 전체 인류가 마스크를 훌훌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숨쉬며 거리를 활보하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하늘에서 태양이 여전히 환히 비추고 있고 땅우에서 우리는 아직 씩씩하게 숨 쉬고 있으며 신변에는 정들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언제나 그리고 언제까지나 기억하자. 그래서 미웠던 2020년과 흔쾌히 작별인사를 한다.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여, 그러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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