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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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본 조선족
2015년 12월 24일 09시 21분  조회:3342  추천:3  작성자: 김인섭

중한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20일부터 발효한다. 이 상리공생(相利共生)적 조약의 체결을 계기로 두 나라 경제문화 교류에는 전례없던 가속이 붙게 될 전망이다.중국으로 말하면 국가별 무역에서 포괄된 범위가 제일 넓고 교역액이 최고인 량자무역일 뿐만 아니라 대외경제교류 분야에서도 본보기도안과 대표적모델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그 득실에 대하여 각자위심(各自为心)으로 여러가지 견해가 있으나 두 나라 관계의 발전에 긍정에너지(正能量)가 만재될 것이란 시각만은 일치하다.

돛을 다는데 순풍인가.이 동네 보스들은 그 나라 귀빈들이 온다하면 길을 쓸어 안내하면서 지역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이 고장은 <하늘이 준 기회,지리가 준 기운,만인일가의 화목-天时、地利、人和>이란 부귀영화 3대 요소가 갖춰진 무릉도원인데 이 옥토에 돈씨만 뿌리면 십중팔구 어거리풍년이라고 호언한다. 셈수가 빠른 장사군들도 뒤를 따라 잰걸음하며 래빈들의 손을 잡고 파트너십(合作关系) 건립에 열을 올린다. 여기로 <일대일로-一带一路> 큰길이 지나는데 바로 유러시아대륙의 실크로드 요충지가 된다며 합작지려(合作之旅)의 슬로건을 게양하기도 한다.몸놀림이 잽싼 약보들은 두 나라 우호발전의 전성기가 도래했다며 치밀한 합동작전계획을 짜고 있다.  

덩어리일감을 앞에 두고 많은 업체들이 업무를 감당할 조선족 인재물색에 나서고 있다. 항만의 한 회사는 한국 업체와 교류사업 확대에 시동을 걸었는데 기존 담당자들의 언어 기능의 미달로 업무들이 들이닥치면 임무 완성이 안되고 차질을 연이어 빚는다고 투덜거린다.어느 대외경제무역 부서에서도 중한교류 관련업무는 폭증하는데 기존 담당자들의 일처리 지연되고 착오가 빈발하는데 그 비상책으로 조선족에게 위임하였더니 <손바닥 뒤집듯> 맡은 일을 해버리고 놀아버린다며 실토정하였다.할일이 많아 적임자인 조선족에 눈길이 모아지는데 언어의 숙련자 물색이 <쌀에서 뉘 고르듯> 어렵다 한다.

그건 그렇고,오늘의 조선족 사회는 인구격감과 문화위축으로 하여 민족존망의 고민이 깊은지 오래고 역시 현재진행형이다.90년대 초반부터 벌어진 조선족의 대이동은 인구의 격감,생육의 기피,민족어의 외면,공동체의 해체 등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민족은 몸부림치고 외부세계는 네가 살아 가겠냐!라며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력사 변화에 동반한 진통이라고 말하지만 확연히 보는 손해는 조선어 천대의 결과로 민족 인재의 단층(断层)이 바야흐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언어를 위시한 민족문화의 자산을 상속할 승계인이 없다면 민족의 멸망 이외의 결과는 없을 것이다.

이런 때, 중한FTA의 체결로 조선족 사회가 가파른 하강선을 그리다 밑바닥을 치고 반등(触底反弹)한다는 기대가 부풀고 민족사회 재도약의 세기가 도래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진다.조선족이 살아가는 나라적 우세와 이미 보유한 경제력과 문화력(언어가 핵심)을 잘 결집하여 종합민족력(综合民族力)을 재형성시킨다면 FTA는 우리가 우수 민족으로 발돋음하는 새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조선족 사회가 오래동안 저조의 늪에서 헤매였다면 자유무역이 뒷바침된 국제교류에서 우리의 경제력,문화력,지정학우세란 장점은 민족사회를 이끄는 삼두마차(三头马车)로 되어 그의 혁명적 변혁을 초래한다고 인정하는 사람도 푸슬하다.

중한FTA는 민족문화 회귀의 잔물결을 일으키고 있다.동네 유일한 조선족 학교에서는 희망생들이 급증하는데 비해 시설의 태부족으로 걱정인데다 타민족마저 어거지를 쓰며 들이민다고 하소연한다.조선어를 배워두면 이익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판단이다.하물며 교학질이 높고 진학률이 높기로 정평이 나있는 데야….우습게도40대 친구가 제 골이 얼마 큰 것도 모르며 민족어 공부를 한다하기에 그 모습이 애처로웠다.무정세월에 생계가 급하여 사위를 볼사이가 없었다면 오늘에 나타나는 이런 단면은 그 사회의 소생을 불러오는 조짐이 아닐가.

일전 대외교류분야에서 몇십년을 몸을 담갔던 친구와 조선족에 대해 담론한 적이 있다.그는 조선족의 언어와 문화는 중한 두 나라 교류의 마당에서 누구도 비교 안되고 대체도 안되는 보귀한 자원이라며 혀를 찼다. 조선족은 자신의 문화가치만으로 중국 내지는 세계에서 부자로 살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찬사를 쏟으며 부러움을 나타냈다.문제점이라면 제절로 제 문화의 가치를 홀시하고 자기 사회를 발전시키려는 의지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시대는 국경선이 나날이 희미해지고 공간거리도 무의미해 지는 디지털시대이다.조선족은 자신의 고유문화 특히 언어란 무기를 잘 활용한다면 경제강족(经济强族)에다 문화강족(文化强族)으로 급격히 부상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민족을 발전시키고 나라에 기여하고도 남의 존중을 받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거둘 것이다.

세계화 물결이 출렁이는 바다 위에서 부침하는 조선족 사회에 발전의 새 전기(转机)가 열릴 것인가! 
(끝)2015-12-15

연변일보 201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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