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일상을 되풀이하다 보면 바깥세상의 유혹에 끌려 문뜩 어디를 가는 때가 있다.지향없이 돌아다니며 길가 난전의 주전부리(零食)를 사먹는 재미도 쏠쏠하고 요용건(要用件) 물건값을 입빠이 내리깎고 사고나면 희열이 문자그대로 최고 그것이다.천자만태 구색의 류행복으로 개인성을 자랑하는 현대인들과 막품팔이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우수(忧愁)에 잠긴 민초 백성들의 침울한 모습에서 세태의 무상함도 절감하게 된다.새록새록 쏟아지는 새 상품들, 길을 메우는 차량들, 땅을 차고 서있는 고층건물들, 일신월성(日新月盛)하는 도시 면모에서 세상이 소문보다 빨리 변한다는 감수를 사무치도록 받게 된다.
오늘도 원인 불명의 충동에 끌리어 발 가는대로 나갔더니 이 동네서 황금지대를 자랑하던 상업거리였다.원래 여기는 상업 겸 관광쇼핑 지역으로서 평일 휴일을 막론하고 인파를 이루던 곳이다.그런데 행인 전부라 해야 손가락셈으로 충분한데 길바닥을 채웠던 가게가 그림자를 감췄고 즐비하던 점포들에도 줄잡아 절반이 문열쇠가 잠겨있다.영업 중의 가게들 다수도 페업 덤핑(甩卖)이라며 법석을 부리는데 비어가는 너절청한 건물들은 멋갈없는 무졸장군을 련상시킨다.백화점에서 지인을 만나 장사 사정을 물었더니 경기 악화는 보는 바와 똑 같고 사장님의 고민은 란마같이 얽히어 말이 아니란다.격세지감이 느껴지는 거리에서 이것이 뉴노멀(新常态) 시대의 불가피 현상이라고 랭철하게 생각했다.
나라는 압축성장을 위하여 대량의 자원과 자금을 퍼부으며 투자,수출을 위주로 하던 량적성장으로부터 효과성을 중심으로 록색환경보호,수급평형유지,지속균형발전을 맥락으로 하고 구조개선, 소비우선과 내수진작을 골자로 하는 질적성장에로 발전 방향을 돌리었다.이리하여 기존의 방침과 정책에는 전례없는 제도적 개편이 실시되고 기업은 기제(机制) 전환의 진통 속에서 새로운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그 와중에서 불황을 헤가르고 새활로를 찾는 조선족 친구들이 있다.
한 해운물류 경영자는 불경기 한파가 불어오자 즉시 기존의 시장네트웍(网络)과 경영노하우(经营诀窍)를 들이밀고 동네의 대형항구와 련합으로 합작경영 회사를 설립하였으며 일본,한국,중국과 유러시아 대륙을 가로 지른 물류 코스를 구축하였다. 그들은 연선의 지역과 나라들을 상대로 해륙공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금방 시작부터 승전가를 울리며 본격적으로 운영되어 나라의 일대일로(一带一路) 건설에서 하나의 모델로 된다며 수근거린다.항구의 보스(老板)는 <넝쿨째로 들어오는 복>이라며 입이 째지고 있단다.
어느 외자기업에서 일하던 사원인데 회사가 경영부진으로 철수하게 되니 모수자천(毛遂自荐)으로 자진하여 중국 시장의 개발과 서비스를 담당하였다.그들 부부는 자택에서 시장개발을 펼치며 본사의 지시 사업을 원만히 완수해 나간다.철수한 그달부터 고객 주문을 줄줄이 받아내고 거액의 매출을 착착 실현하여 본사 대표자는 머리를 긁으며 이상해 하고 있다.제로원가(零成本)로 길을 열어가는 개척자와 버젓한 사무실에서 통역을 대동하고 와자자하면서 돈만 축내던 안하무인격 사장님과의 대비에서 뭔가 터득했을 것이다.
이 두 친구들에게 무슨 묘수가 있는 지는 모르나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하나는 문화자본이다-중한 두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익숙하고 두나라 법률,정책과 사회 관습을 정통하고 두 나라의 미래에 대한 리해가 깊다. 그다음 도덕자본이다-호혜호리와 포용적 원칙을 시종 관철하는 윈윈(双赢)의 현대적 비지니스 정신의 수립자이다.다다음은 신용자본이다-계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이미 내린 승낙이라면 자기 손익(损益)의 여부를 불문하고 일언중천금으로 실행한 력사기록이 있다.하여 동반자들은 너와 손잡으면 반드시 리익을 본다는 확신이 있다는 이것이다.이 친구들은 위의 3대 자본을 소유하면 어느 사회의 그 어떤 사경에서도 탈출한다고 자신한다.
시대는 GDP(국내총생산)을 주요 발전지표로 하던 올드노멀(旧常态)에 종언(终焉)을 선고하고 GNH(국민총행복)을 창조해가는 새 단계에 들어섰다.정보사회의 디지털화와 인공지능은 우리 삶을 뿌리채로 개변시키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신구사물의 교체가 끊임없고 새로운 기회의 출몰도 거듭된다.이러한 변천 속에서 새로운 시대감각과 사고방식으로 생존과 회생의 기회를 노리지 못한다면 전환이란 여울에서 뉴애브노멀(新非常态)의 혼돈 속을 헤매일 수 밖에 따로 없다.
변화의 물결 위에서 파도가 일고 강풍이 몰아쳐도 방향타를 굳게 잡고 사회의 맥박을 기지롭게 진맥하면서 윈윈하는 두터운 내공(内功)을 쌓았다면 그가 바로 시대의 기수가 될 수 있다.이 마당에서 조선족이 우수한 문화적 민족으로、확고한 도덕성 군체로、확실한 신용성 그룹이 되었을 때 그는 세계화적 개혁개방의 전위부대가 되고도 남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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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일보 10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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