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일간 음습다우하던 날이 개이자 아침의 하늘은 한가을인양 거뜬 들리고 시원한 하늬바람이 온몸을 쓸며 지나간다.침침하고 무덥던 나날이 돌연히 건드러운 맑은 날씨로 일변하니 자연의 경이로움에 야릇한 감흥이 피어나고 타분하던 가슴도 확 풀리어 하루 일이 얼마나 가벼웠는지 모른다.
정반되게,저녁에 버릇처럼 보는 CCTV의 뉴스에서는 사천과 중경의 어디가 8월초부터 37℃ 이상의 날씨가 지속되는데 최근은 40℃를 넘어서고 중경시 어디는 43.5℃로 올라가 기상 기록을 쇄신했다는 귓맛이 얼얼한 멧세지가 튕겨나왔다.승용차 안에 놓은 닭알이 익어 번진단다.거기다 남방의 여러 지역들도 37℃이상의 고열에 시달리며 식물이 빠싹 마르고 음료수와 가축의 물 때문에 고역을 치른다는 부연 뉴스를 달아 놓았다.오싹해 나더니 무엇인가 와 소리를 내 목으로 내보냈다.
1982년 8월 항주에 일 보러 갔다 상해에 들럿을 때다. 처음 방문하는 도시라 일정에는 이틀 묵을 계획이었는데 때마침 높은 습도에 대낮 온도가 34℃인데다 밤의 온도 역시 29~30도란다. 낮은 그런대로 찬물을 들이켜고 두툼한 땀수건으로 씻으며 움직거리면 되는데 밤이 되어 선풍기 밖에 없는 방에서 잠을 청하려니 땀구멍이 제어 기능을 완전 상실하여 구슬땀이 줄쳐 내리는데 견디는 별수가 없었다. 내 죽는다고 허겁지겁 야밤에 급탈출 하던 기억이 삼삼 거린다.그 혹서의 시련에 질겁하여 여름철 상해라면 아릿한 여겁이 지금도 맴돌이 친다.건데 43.5℃라! 사람이 그 속에서 산다고 생각해 본 적조차 없다.
살림집들은 일제히 에아컨을 돌려대고 대중서비스 업체들과 모든 고층 빌딩들이 찬바람 불어넣기에 숨가쁘다.생산 업체들은 전기 부족으로 애간장을 태운다.일거에 전기 사용량이 대량 증가되는 것이다.전력회사들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최대의 마력을 풀어 화력 전기를 생산해야 하는 한편 초부하 송전을 이기지 못하는 시설들의 미비로 연달아 되는 화재,설비 손상의 주의보도 내린다.등한하면 방치같은 욕설과 비평이 쏟아질 건 당연하다.
일각에서는 황소 영각을 켜는 소리도 은은히 들려 온다. 석탄 업자들은 돈 되는 호기라며 죽어라고 파내어 값을 올리며 돈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에아컨 메이커와 판매업자들은 돈벌이 호황이라 즐거운 비명을 질러댄다. 피서 제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목돈에 혈안이 된 장사치들은 고가 전략의 머리를 초고속으로 굴려댄다.죽어라고 석탄을 태운다는 반증이다.
인간들이 잘 사는 전제인 석탄, 석유의 소비는 해마다 가파른 상승선을 타고 있다.그가 뿜어놓은 가스는 대기 온도를 급속도로 밀어올리고 그 대책으로 만중이 역시 시름없이 광물 연료의 연소를 되풀이 하는 게 오늘의 사회 생활이다. 이 불가재생 자원량이 급한 내리받이에 떨어져 소진 한계가 불원하다는 아우성도 높아만 진다.
게거드랑,그 앞날이 어디까지일꼬? 인간이 가진 외계온도의 감내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이 아둔한 머리로선 알 길이 없으나 오래잖다는 소리만에도 앞이 막연하다.집안을 식히려고,덥히려고, 더 잘 살려고 지구를 달궈 놓는 만물의 령장이라는 인간의 행위가 <우주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지는지는 몰라도 가소롭다는 이외는 없을 것이다.그야말로 고소-고연소의 악성적인 순환이다.
최근에 소말리아를 위시한 동아프리카의 세기적 대가물을 맞아 발생한 저참한 광경이 우리와도 멀지만 않은 같다. 극심한 기아로 품속에서 뛰놀던 귀여운 아기의 삶의 끈을 빼앗기고 전률하는 어머니들의 생생한 장면을 보며 이것이 누가 지어낸 걸작인가를 사람들은 차분히 반성해야 한다.
온실가스를 량산하여 지구의 온난을 불러온 반대급부로 폭한,폭서,폭우,폭설,폭풍,구풍,태풍,우박,불가물 같은 푸짐한 <선물>을 받고 있는 게 오늘 지구촌의 주인들이다.인류는 자연의 조물주에게 멱살을 단단히 잡혀 있다.무력분쟁,종교분쟁,테러보다 더 무서운 기후재앙이 바로 앞에 보이는 제일의 인류 재난이다.
생산력이 미증유로 발전하여 전대미문으로 잘 살아간다고 사람들은 와그르르 하는데 화석 연료의 연소가 전대미문의 증가 일로인(지구 온도의 상승을 동반하여…) 이 자가당착적 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한 개 나라가 아닌 전 지구인이 일제히 궐기해야 될 일일 것만 틀림없다.
내 후손들의 앞날을 생각하면 앞이 아리까리할 뿐이다.
201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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