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도 엄연히 스포츠의 일종인데 산행은 다른 스포츠와 달리 승부의 서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보아진다.
한걸음 한걸음 목표를 향해 오르는 그 길이 얼마나 힘들고 간고하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물리적 공간과 의력의 대가가 정비례되기 때문이다.
강물이 삶과 죽음이 명멸하는 시간속을 흐르면서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물위에 남기지 않듯이
한보 한보 톺아 오르는 산은 우리의 발걸음을 따라 우리 발밑에 잠간 머물렀다 다시 뒤로 끝없이 끝없이 밀려 내려간다.
정상에 올라 지나온 산맥을 뒤돌아보면 그 어디에도 내가 남긴 발자취를 찾아볼수 없지만
드디여 지난 시간이 힘이 되여 나를 기어이 완성에 이르게 한다.
그러니 어찌 등산에서 선후의 서열을 론할수 있으랴. 오직 시작과 끝 그리고 자아완성이 남아있을 뿐이다.
오래만에 등산에 참여한 미녀들과의 동행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이다.
전원 13명이 도문 초모정자산 정상에 락오없이 오르고 말았다.
큰 눈이 내린뒤의 뭇산은 멀리서 바라보면 한폭의 수려한 수묵화가 물결치고 있는듯 장엄하고 아름답다.
그 장엄하고 아름다운 장관속에 붉고 푸르고 노란 열세송이의 겨울꽃이 피여난 셈이다.
두툼한 눈사태가 깔린 라목들 사이를 홀로 헤쳐나가는 동안 산마루는 적막감으로 고요했지만 결코 외롭지는 않았다.
순백의 눈으로 단장된 산속에서 3월의 첫날 자연과 더불어 함께 호흡하면서
겨울을 바래고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겨울등산내내 눈구경을 할수 없어 아쉬워했던 심경은 며칠전 내린 큰 눈으로 하여
그 유감을 구중천에 날려 보낼수 있었던 상쾌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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