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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차 룡정 천불지산자락의 쿵쓰레산에 오르다 .
2016년 02월 11일 09시 24분  조회:6101  추천:0  작성자: 랑만파 인생

한여름의 푸르름보다 더 눈부시고 더 탄성이 터져 나오는 하루였다.

산길 량옆에 두텁게 쌓여있는 깨끗한 흰눈이 강렬한 해빛에 반사되여

무수한 다이아몬드쪼각마냥 반짝반짝 빛난다.

동물들의 발자국외에는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라곤 거의 없는

깊게 쌓인 눈을 무릎으로 헤치며 천불지산의 한자락인 쿵쓰레 산을 오를때

출처를 알수 없는 강렬한 향기가 코끝에 맞혀온다.

누군가 그것을 소나무향이라 알려줬다.

숲은 두터운 눈을 머리에 떠인채로 아직 겨울잠을 자고 있는데

산정상에는 불그스름한 나무우둠지들에

푸르청청한 침엽들을 거느린  소나무군락지가 전설마냥 살아 숨쉬고있다.

흰눈우에 드리워진 그림자마저 맑은 년륜이 느껴지는 멋진 자태의 소나무밑에 서서

힘들게 톺아오른 발자취너머로 맞은편  먼곳을 바라보면 저도 몰래 감탄이 터져 나온다.

흰색의 눈과 갈색의 앙상한 겨울나무 그리고 띄염띄염 자리잡은 소나무 군락지들로 장식된

산과 산이 어깨를 비기며 파란 겨울하늘아래 이루어내는  앙상불은 아름답다기보다는

긴 세월의 깊이있는  무게와 범접할수 없는 무한대의 아득함으로 경건하고 고혹적이다.

음력 정월 초사흗날 이 산에 올랐던 7명의 산우들은

(하루 목장 우라 헬스 송이 민들레 청풍)

 정상에 나란히 서서 대자연이 연주하는  이 웅장한  오케스트라에 흠뻑 젖어있었다.

그 순간 우리 몸속의 모든 세포와 영혼은 이 장대하고 순수한 대자연에 의해

깨끗히 정화되고 업그레이드 되였을것이다.

우리가 흘린 땀방울과 굽힘없는 도전과 용기의 대가로 충분한 보상이라 생각된다. 

이제 진달래꽃이 만발하는 4월이 되면 산도 물도 맑은 신비로운 이 산을

다시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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