룡정은 백여년 전부터 쪽박차고 살길을 찾아 두만강을 건너 흘러 들었던 조선인 개척사의 중심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세기 말엽까지만 해도 갈대와 버들만 무성했다는 황야에 최초로 삶의 터전을 일구었던 화전민들의 력사이기도 하지만 이젠 전설처럼 되여 버린 룡정지명의 기원인 용드레우물과 노래 가사에도 언급됐던 일송정이며 한많은 백의민족의 이야기들을 싣고 오랜 세월 멈춤없이 흘러 내리는 해란강 그리고 일제강점기 영사관이 자리 잡았던 현재 시정부의 붉은 담장 등 삶을 영위하기 위한 조선민족의 피눈물 나는 분투사와 항일투쟁의 비장한 력사가 고스란히 스며있는 땅이다.
대포산을 향하는 숲길은 고요하고 아늑하며 소나무침엽들이 깔려있어 초보등산인들도 쉽게 오를수 있는 무난한 코스이다.
대포산에 올라 룡정시와 화룡시의 시계(市界)인 릉선을 따라 솥두껑산을 향해 걷다보면 아기자기한 바위들과 푸른 소나무들이 운치있게 자라있어 산행의 정취를 더해준다.
오늘 14명(의천 목장 헬스 하루 무심 장백 산행 만천성 오아시스 민들레 려수 단비 해양 청풍) 팀원들이 3시간에 걸쳐 이 곳을 답사하였다.
대포산 정상에서 필자의 고향이기도 한 안개속에 잠긴 산간도시를 어렴풋이 바라볼 때 의천회장님이 했던 한마디 말씀이 뇌리에 박혀온다.
이 땅을 개척한 화전민들의 후예인 우리가 그래도 지금은 그 력사를 되짚어 보지만 다음 세대들은 이것을 기억하기라도 할가?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던져지는 화두가 아닐가 싶다.
다만 이런 되새김을 통해서라도 민족의 력사가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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