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11월 마지막 토요일
십여명의 회원들이 큰 눈 내린뒤의 왕청마반산을 향해 힘겹게 오르고 있다.
늦가을의 을씨년스럽던 풍경들은 하얀 눈으로 깨끗이 커버되였고
인적이 끊긴 산길에는 산짐승들의 발자국만이 또렷이 찍혀 있다.
깊디 깊은 침묵에 빠져버린 겨울산
가끔 포르르 날아오르는 작은 몸뚱이의 참새들만이
살아있는 생명의 존재를 깨우쳐줄 뿐이다.
왕청의 겨울산맥은 언제봐도 우리를 한없이 매료시킨다.
브라운색갈의 고등선들이 지그재그로 뚜렷히 산맥의 높낮이를 이루면서
아아히 시야 저 멀리로 뻗어있는 거대한 한 폭의 수묵화!
시선속에 들어오는 그 장엄한 풍경을 렌즈속에 깡그리 집어 넣을수 없는게
참으로 안타깝다.
차디찬 겨울 집문밖을 나서기조차 꺼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는 과연 어떤 존재로 각인되는걸가?
만물이 꽁꽁 얼어붙은 추운겨울 두터운 방한복으로 전신을 무장하고
세시간 넘어 산길을 숨가쁘게 오르내리는 산행인들의 도전과 열정은
한 마디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깨우침의 경계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겨울산맥을 마주하고 느끼게 되는 그 전율과 감동을
어찌 몇마디 말로 충분히 표달해낼수 있으랴
그런 순간들이 산악회의 명맥을 영원에로 이끄는 정신이 되여가고 있다.
오늘도 아름다운 동행이 되여주신 파트너들에게 감사 드린다.
청풍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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