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계절의 변두리에서 (외5수)
림금산
노래는 계절의 변두리에서
흘러나온다
봄은 아직 재넘어에 숨어있고
아직도 겨울이 머무는 창가에
노래마저 얼어있다
흐드러진 봄을 길어올리려고
화사한 님의 모습 밝히니
겨울은 절반쯤 물러나고
언덕엔 꽃향기 춤사위 법석이다
사르르 갈마드는 님의 향
찰라에 화음이 터쳐나와
육신과 혼령이 꽃보라로 만발하고
수천의 나비떼가 겨울하늘 가르며
노래의 근본을 다시 정립한다
차집의 고요
차잎이 사르르 선률에 젖는다
마음이 차분히 호수에 갈앉는다
들뜬 기분 살며시 밀고
맑은 찻잔에 살풋이
노을이 감돈다
반공중에 서리는 향이
구름을 부른다
이때라 마음밭에 펼쳐지는
평화- 평화-
어디선가 달이 둥그는 소리
귀에 은은하고
별이 스쳐가는 소리
빛으로 조로록 곬을 친다
아지마다에 실실히 드리운
아늑한 서정
창가
밝은 달이 조용히 선다
님께서 조용히 다가온다
달덩이 그 얼굴 살풋이
어깨에 기대인다
마음에도 달이 뜬다
가벼이 흔들리는 아지아지
창살에 고웁게 비끼는 풍경
마당가 은빛 너울쓴 백장미
은은한 향을 심히 토한다…
님속에 젖어들어요
환한 그 얼굴속으로 걸어들어갑니다
평화가 깃든 미소속으로 걸어들어갑니다
맑진 그 마음속에 쪽배를 저어 찰박찰박 들어갑니다
젖은 그 눈동자속에 이 마음 헹궈봅니다
들어만 가고 헤여나지 못하는게
참으로 이상합니다
젖어만 들고 솟아나지 못하는게
참으로 신비합니다
아예 그대속에 푹- 빠져버릴게요
그대 품에 꿈의 푸른 동산 화아악 펼쳐볼게요
당신이 곁에 있어
보름달 피여나는 포근한 이 저녁
당신이 곁에 있어 이 마음
반공중에 둥그렇게 부풀리네요
밤은 깊어 달은 흐르고
당신이 곁에 있어 이 마음
별밭에 세차게 활랑거려요
파두(波涛)높은 물굽이에 당신이 있어
두려움들이 서서히 부서지고
꿈이 익어가는 고즈넉한 이 저녁
당신의 미소가 달빛에 반사되여
산과 들을 차분히 적셔줍니다
님의 목소리
사각사각 사과씹는 소리입니다
싹둑싹둑 깍두기 씹는
소리도 곁들었네요
봄바람에 헹궈낸 소리
호수에 씻어낸 맑진 울림
은은한 커피향에 우려낸
향 짙은 음성
그래서 이 저녁 달이
저렇게 고울가요
그래서 이 밤 도글도글
별이 저렇게 익을가요
2015년 1월 29일.
<연변문학>2015년 4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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