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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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근친번식
2006년 03월 15일 00시 00분  조회:4204  추천:92  작성자: 우상렬
대학교 근친번식

현재 생물학적으로 근친번식은 인간의 발전에 치명타임은 누구나 다 잘 아는 상식이다. 그러나 대학교 근친번식에 대해서는 그리 잘 모르는 것 같다. 아니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묵인하는 것 같다.
대학교 근친번식? 외연과 의미는 넓다. 그만큼 醜態百出!

대학교 근친번식 1.
留校, 학생회 간부 남기기. 留校,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이 선망하는 직업자리. 그러니 학교당국에서는 학생들 가운데 덕, 지, 체 모든 면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들을 남긴단다. 그래서 학생들 누구나 다 덕, 지, 체 뛰어나게 놀려고 한다. 그런데 교수들 눈에 덕, 지, 체 모두 뛰어난 학생들은 어느새 학생회 간부들로 둔갑해 버린다. 사회상의 관본위 및 관료주의가 신성한 대학교까지 오염시킨 한 징표. 그래서 내가 대학교 다닐 때는 너도나도 반주임(단임선생)이나 단서기한테 알랑거리거나 별수(공산주의신앙이고 무어고 떠나 黨票를 얻는 것도 크게 한 몫)를 써서 학생회간부되기. 그래서 학생회간부 되는 “놈”들을 보면 전부 말깨나 하고 붙침성이 좋아 알랑거리기에 안성맞춤하거나 공부하기에는 머리통이 커 보이는 나이 지긋한 “놈”들(한 살이라도 더 먹은 사람을 존중하는 “노인문화”의 혜택을 톡톡히 받는 “놈”들)뿐. 그러니 공부는 뒤전. 아무리 공부 잘 하는 “놈”을 留校시킨다 해도 믿기지 않는 법. 결과적으로 留校시킨 “놈”들을 보면 천편일률적으로 학생회간부했던 “놈”들이니 말이다. 사실 학생회간부 하는 “놈”들을 보면 정말 별 볼일 없는 “놈”들이 많다. 소학생처럼 어떻게 해서나 선생님 말씀 잘 들어 “출세”한 “놈”들이다. 이런 “출세”에 맞장구 친 선생“놈”들 생각은 이렇다. “자, 대학 4년간(우리 다닐 때는 대개 장기집권. 더 올리 “출세”하거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슨 무슨 장하느라고 수고했(사실은 내 말 잘 들었)는데 학교에 남기지.” 이런 식. 그러니 학습성적 같은 것은 그리 안중에 없다. 참, 자비로운 생각들을 잘 하셨다. 그래서 이렇게 留校한 “놈”들은 선생“놈”에게 충성맹세서약하며 충실한 노복이 된다. 그러면 선생“놈”은 留校한 “놈”에게 학부, 학교를 위해 몇 년 봉사(수고? 실제는 제 월급 타먹기)하는 쇼를 보이게 한 후 석사니 박사를 만들어준다. 留校한 “놈”이 박사까지 도금을 할 때는 어느새 그럴듯한 교수로 둔갑한다. 빛 좋은 개살구? 그래서 또 하나의 대학교 근친번식이 이루어져 그놈이 그놈이 되는 것이다. 내가 학교에 留校할 10여 년 전만 해도 정말 그놈이 그놈이 득실득실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 어쩌면 민주선거(물밑에서는 선생“놈”을 동원한 시험성적조작까지 하면서)라는 허울 하에 더 기승을 부린다고 봐야겠다. 공부보다는 학생회간부요 뭐요 하는 덕택으로 추천을 받아 연구생에도 노시험으로 입학하는 학생회간부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눈물을 흘린다. 나는 한국 대학교에 이래저래 좀 오래 가 있어 봐서 알지만 적어도 학생회 간부“놈”들과 선생“놈”들 관계 면에서는 근친번식을 하지 않는다. 그들 학생회 간부“놈”들은 애초에 학교에 남고 싶어서가 아니라 대개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정계에 진출하기 위한 “놈”들이 선택한다. 그들이 학생회 간부가 되고 안 되고는 애초에 선생“놈”들하고는 관계가 없다. 공부 성적하고도 그리 관계가 없다. 선거전에서 어떻게 해서나 표를 많이 얻는 것이 장땅이다. 그래서 유세를 하고 선거전을 치르는 것을 앞으로 사회에 나가 대통령출마라도 한번 해볼듯한 정치적 자질을 높이기 위한 일종 연습이나 시험장으로 보는 듯하다. 그들 학생회간부라는 것은 직업적인 선택색채가 진하다. 그리고 그들 학생회 간부“놈”들은 말 잘 듣는 “順民”이라기 보다는 학교당국을 향하여 무엇을 요구하고 쟁취하기 위한 농성을 벌리거나 투쟁을 하며 소란을 피우기가 일쑤다. 그래서 이래저래 밉상을 보이기가 십상이다. 한국 대학교 근친번식은 선생“놈”이 기를 쓰고 자기 제자를 자기학과의 교수채용에 채용되도록 밀어주고 다른 학교 출신들을 극력 막는데서 나타난다. 한국식으로 학연의 연에서 나타난다. 중국 대학교에서는 교수채용을 할 때 다른 대학교 출신을 그리 막지는 않되 그래도 자기 제자를 우선시하는 것은 한국의 경우와 비길 때 50보에 100보의 관계다. 그래서 한국이나 중국 대학교의 학문적 근친번식-그 선생에 그 제자의 찧고빻고가 그대로 유지되며 맴돌아간다.

대학교 근친번식 2
애비애미 친인척 인맥 타기. 대학교수 자제들 대학붙기 쉽다. 부모들이 재직하고 있는 대학에 그 자녀들이 지원하면 가산점이 붙는 것은 물론, 여간하면 붙여주기. 이 정도는 그런대로 곱게 보아주자. 힘 없고 가련한 샌님들이니깐. 그런데 문제는 대학을 졸업시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留校시키기는 것이 문제다. 공부고 품성은 둘째 치고 단지 그 부모의 후광으로 留校한다. 학교당국에서는 이것을 일종 복지 비슷하게 생각하여 묵인하고 있는 듯하다. 요새는 갖은 방법을 다 해 석사에 박사까지 만들기. 그 다음 留校지 뭔지 한다. 이것은 정말 한국 대학교에서 볼 수 없는 중국 대학교의 독특한 혈연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어떤 과에 보면 부모자식에 형제자매에다 삼촌조카까지 한테 뒤엉켜 돌아가는 판인지라 사람관계는 실타래처럼 얽히고 섥혀 강의고 학문보다는 사람관계에 조심하게 되고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대학교 근친번식 3
줄 잘 서기. 차롓, 대학교에서 출세하자면 자기가 설 줄을 알아 잘 서야 한다는 것이다. 자고로 文人相輕이라 대학교도 끼리끼리 돌아감. 그러니 자기가 끼일 끼리를 잘 찾고 모실 상전을 잘 알고 모셔야 보직에도 쉽게 추천을 받고 교수도 쉽게 되고 무엇도 쉽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때는 왕따에 꼬이기만 하는 인생이 되고 만다. 이것은 사회가 훨씬 심하다고 하니 이만 하기로 한다.

대학교 근친번식 4
에라, 됬다. 너무 더럽고 치사해서 말이 안 나온다.
...

이제 우리 대학교도 스스로 자성할 때가 되었다. 나는 내 가슴에 손을 언고 떳떳하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내가 위에서처럼 留校한 “놈”도 아니요, 애비애미 친인척 인맥을 타서도 아니라 멋모르고 공부만 하다 보니 어떻게 개빵으로 남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줄서기도 모르기 때문이다. 요 몇 년 전 우리 중국의 최고 명문 북경대학교가 박사학위논문심사를 외부 교수나 전문가들에게 위임하되 심사받는 박사생에게 심사위원들은 익명으로 처리되도록 했다. 그리고 북경대학교 출신 박사생들을 留校시키지 않는 원칙을 정했다고 한다. 학문적인 근친번식을 막기 위해서란다. 안티테제로 遠親번식을 추구한단다. 그래서 국내 타대학이나 외국 대학의 명교수나 박사들도 최고노임수준으로 초빙해 들어오고 모셔 들어온다고 한다. 최고의 명문다울시고!

2006.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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