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세계는 월드컵 열기로 들떠 있다. 이것은 오늘만의 얘기가 아니고 인간이 4년 만에 한 번씩 발작하는 ‘지랄발광’.
그 ‘지랄발광’의 증후군→
축구, 고구나 김춘추 얘기를 들먹이며 중국이나 한국의 애국주의자들이 자기 나라의 國粹로서 언녕 있었다하나 아무래도 ‘양놈’들 발명한 스포츠종목 같다. 밀치고 닥치고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기는 아무래도 서양 사람들 체격에 적합한 스포츠종목 같다. 키 작고 힘에 부치는 우리 동양종자들 헤딩 하나 하는데도 참 보기에 안쓰럽쟈? 강압적으로 남의 집 안방까지 밀고 들어가 꽝 터뜨리기는 19세기 서방의 제국주의열강들이 도처에서 식민지반식민지를 개척하는 꼬락서니와 너무 빼닮았다. 안 그래도 어떤 사회학자들이나 정신분석학자들은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총포가 보이지 않는 세계전쟁이라 한다. 인간은 워낙 서로 물어뜯고 죽이고 하는 악마적 본성이 있는데 현대는 대명천지라 차마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경기를 통하여 그런 본성을 대리발산한다는 것이다. 특히 월드컵 같은 집단 대항성 시합종목이 이런 발산을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 때 각 출전국 나라별로 응원팀이 쫙 나누어져 죽기내기로 응원하는 것은 일종 집단광기에 가까운 발산이라는 것이다. 이런 발산통로가 있을 때 인간은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세계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실로 월드컵은 큰 의미가 있는 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서양 사람의 특성과 룰에 맞도록 짜여진 월드컵에 우리 동양사람이 놀자고 하니 항상 지고 당하기만 하기. 그래서 대리발산이고 뭐고 쌓이기만 하는 동양의 콤플렉스. 꼭 마치 우리 동양미인이 서양미인을 기준으로 하여 뽑는 세계미인선발대회에 가서 못난 새끼오리 신세가 되는 형국. 그러다가 어쩌다가 월드컵에 진출하기만 해도 기적처럼 생각하는 동양의 못난 새끼오리들. 나는 우리 중국의 월드컵 콤플렉스에 자기도 모르게 허구픈 웃음이 나온다. 월드컵 콤플렉스에 기가 죽은 중국 남자들을 볼 때 더구나 허구픈 웃음이 나온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왜 꼭 차야만 하지? 서양에 코 꿰여 놀아나는 축구를 말이다. 안 차면 그만이지. 그래서 나는 참가는커녕 아예 월드컵이고 뭐고 모르고 지내는 동양의 많은 조용한 나라들을 멋지게 본다. 그들에게서 인간의 주체성을 보기도 한다. 그 잘 난 축구, 월드컵 무언데, 픽 웃으며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대범함, 여유로움을 보기도 한다. 축구, 월드컵, 기어이 해보자면 우리 동양식으로도 한번 해보자하는 그런 배짱이 멋지다.
그래서 나는 월드컵을 우습게 본다. 월드컵 중계라도 못 보면 허탈감을 느끼는 그런 축구팬들을 정말 별 볼 일 없는 사람으로 본다. 그리고 이기고 지기에 따라서 울며불며 야단법석을 피우는 그런 축구팬들을 더구나 별 볼 일 없는 존재로 본다. 거대한 한 개 나라를 축구 잘 차고 못 차고 월드컵에 진출하고 못하고, 그리고 또 16강이요, 8강이요, 4강이요 하는 따위로 강대국이요, 약소국이요 뭐요 하는 판단의 허상에 빠지기도 하는 월드컵 콤플렉스자들. 그래 미국이 축구가 엉망이라 하여 누가 미국을 약소국으로 볼 수 있으며 중국이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했다하여 누가 중국을 약소국으로 볼 수 있단 말인가?
월드컵, 나는 전반 세계적인 변태를 본다. 참,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할 일 없다고 생각한다. 할 일 없이 덩덩해 있다가 많은 사람들, 축구, 월드컵이 무언지도 잘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매스컴에서 월드컵, 월드컵 하니 덩달아 월드컵, 월드컵 하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많은 세상이 우리의 대중사회고 대중문화의 현 주소다. 내일 한국이 찬다. 프랑스하고 찬다. Korean피를 나눈 종자들이 많이들 들떠 있다. 언녕 한국이 꼭 이겨야 한다는 콤플렉스에 짙게 쌓여있다. 나도 Korean종자다. 그런데 나는 내일 축구경기를 안 본다. 워낙 나는 축구에 흥취 없다. 가령 흥취 있다하더라도 나에게는 보다 재미나고 중요한 할 일이 있다. 이 때문에 나는 욕을 먹을 것이다. 니 Korean종자 맞니? 민족심도 없는 놈. 아이구, 그 잘 난 축구 가지고 거창한 민족심이니 애국심이니 하는 거 좀 거론하지 말기를! 월드컵 경기장에 國歌가 울려 퍼지니 애국심 운운하기 제격이겠지만. 나는 세상에 ‘니 중국하고 한국 차는데 어느 쪽 응원하지’하는 물음만큼 유치한 물음이 없다고 생각한다. 민족심, 애국심은 이런 흑백논리의 배타적인 천박함으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 이런 것이 심하게 발작할 때는 파쇼에 다름 아니다. 민족심, 애국심은 다른 민족사이, 다른 나라사이 평등하고 우호적이며 보듬는 관계를 전제로 하여 발산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인간세상의 正道로서 ‘友誼第一, 比赛第二’의 모주석의 교시도 떠올려 본다. 물론 오늘 이 세상에서 1등으로 달리던 사람이 2등으로 달리던 사람이 넘어졌을 때 돌아서서 부축하여 같이 라스트선으로 들어설 때 관중으로부터 기립박수는커녕 머저리 취급을 당하겠지만. 그리고 나는 정신병자 같은 생각을 굴려본다. 월드컵에 쏟아 붇는 돈으로 누가 빨리 이 세상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가하는 경기를 벌려보기를. 그러면 인간의 천사적인 면이 살아나면서 이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믿으면서.
월드컵, 정말 별 볼일 아니다. 사람들 제 할 일 있을 때 그렇게 발광하지 않는다. 정말 할 일 없고 사는 게 재미없으니깐 월드컵, 월드컵 하는 게다. 그럼 좋다. 월드컵을 보라. 실큰 보라. 그런데 보기 싫어하는 나를 끌어들이지 말고. 월드컵, 누구 이기든 지든 관계없이 편견 없는 平常心으로 장난삼아 볼 수 있을 때 정녕 인간의 대동세계는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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