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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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카시대
2006년 11월 15일 00시 00분  조회:4056  추천:91  작성자: 우상렬
마이카시대

우상렬

요새 우리 대학가에도 심심찮게 자가용 승용차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내에 나가도 자가용들이 눈에 띄게 쌩쌩 내달린다. 분명 마이카(My Car)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자가용 승용차의 보편화, 자가용 승용차가 이제 다시는 권위의 상징이고 부의 상징으로 되지 못한다. ‘하야(승용차)’ 한번 타고 우쭐되던 시대는 지나갔다. 그래서 격세지감에 우리는 많이 행복해진 감이다.

그런데 행복해진 만큼 우리는 불행해졌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넓어보이던 길이 좁아진 감을 주고 쭉쭉 잘 뻗어나가던 길이 자꾸만 답답하게 막힌다. 10년을 내다보지 못한 행정당국의 한 치 보기 길 빼기에 마이카들이 기하급수로 불어나 앉은걸음을 할 수밖에 없는 답답함에 짜증만 난다. 교통지옥이라는 말이 실감날 때가 멀지 않은 것 같다. 여기에 주차할 곳도 마갑지 않아 짜증은 풀라서다.

그리고 우리는 분명 마이카시대에 걸맞지 않는 졸부, 촌놈행세도 한다. 쩍 하면 뛰뛰빵빵~ 조용히 길가는 우리를 놀래우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약과다. 주택구역에 들어와서도 뛰뛰빵빵~ 뛰뛰빵빵~을 마구 울려대면서 우리의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리고 만만디 중국촌놈들이 언제 그렇게 급해들졌는지 거저 뛰뛰빵빵~으로 앞으로 밀고 나갈 판이다. 택시도 그 꼬라지니 뒤에 느긋이 앉아 있지를 못하겠다. 선진국에서는 파업할 때나 뛰뛰빵빵~ 요란스럽게 울려댄다는데 우리는 왜 이리들 뛰뛰빵빵~하는 거지. 정말 선진국에서는 난잡한 뛰뛰빵빵~을 도시소음으로 치부해 법적으로 규제하기도 한다. 어떤 선진국에서는 아예 뛰뛰빵빵~ 장치가 없는 차를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한단다. 여하튼 뛰뛰빵빵~이 없이 조용조용히들 살자는 것이다.

사실 이 뛰뛰빵빵~보다 더 기가 찬 문제는 배기가스문제다. 니 배기량 얼마야, 나 1.8cc, 나 2.2cc… 졸부들 배기량 올리기에 급급하다. 그래서 차 잘 나가서 좋겠지. 그런데 그 배기량에 죽어나는 것은 배기량, 배기량 하는 니까지 포함한 우리 모두다. 기온이 올라가는 이상기온이 계속되다 못해 하늘의 오존층이 뻥 뚫렸단다. 그 주범의 하나는 차 배기. 가스연료가 보급화되면서 인제는 공기가 맑아지며 때벗이를 하는가 했더니 다시 침침해지고 烟集의 분지로 다시 남는 듯 하는 연길-그 주범은 바로 차들이 뒤꽁무니에서 시꺼멓게 내뿜는 배기가스. 연길의 4~50만 인구에 너도나도 차 할 때 연길 하늘의 오존층도 뻥 뚫릴 것이고 곳곳에 시커먼 매연이 감돌 것이다. 교통당국은 바로 이 배기가스를 잡아라. 배기량에 따른 과세, 대형배기량에 중과세, 절실히 필요하고 철저히 집행할지고.

사실 이 배기가스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음주운전단속. 음주운전단속의 중요성은 세 살 난 어린이도 아는 법. 그래서 당국에서도 단속에 나서는 것 같다. 그런데 어쩐지 흐지부지하고 유야뮤야한 것 같다. 선진국에서처럼 음주운전을 살인행위 맞잡이로 보거나 일단 걸리면 엄하게 처리하는 것 같지도 않다. 그리고 현대적인 음주량측정기기도 동원되는 것 같지 않다. 거저 어림짐작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운전하는 친구들보면 음주운전개념 별로 있는 것 같지 않다. 내 옆에 자가용 끌고 다니는 잘 나가는 친구들을 보면 술은 여전히 흔장만장. 언제 니 박고 내 박을지. 그래서 정말 길을 가기가 무섭다. 나는 내가 갈 인행도를 착실히 걸어가는 데 언제 차가 뒤에 와서 들이박을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현실은 불확실하고 불안하다. 정말로 가공할시고.

이젠 마이카시대니 일반승용차 정말 별 볼일 없는 존재. 그러니 졸부들 한사코 자기 주제 돌보지 않고 고급승용차 선호다. 여기에 외제 명브랜드가 날개 돋친다. 앞으로 이런 명브렌드도 별 볼일 없는 시대가 올지 모르겠다. 마이프레인(My Plane, 나의 비행기)시대가 올지 모르겠다. 마이프렌인시대는 막 날아다녀서 좋겠지만 적어도 떨어지면 박산나는 그 처절함을 감내해야 되니 역시 문제를 안고 있기는 마찬가지. 어쩌면 마이카시대보다 더 심한 문제를 안고 있는지도 모른다.


2006.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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