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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이즘(machoism)
우상렬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 이것이 우리 남자들이 이 세상에 와서 알게 모르게 주입된 남자됨의 깡다구다-마초이즘. 남자라는 게 울기는, 아버지의 한 마디에 우리는 대뜸 눈물을 닦았다.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그거 떨어진다, 할머니의 한 마디에 우리는 부엌에 들여놓았던 발을 대뜸 거둬들인다.
그럼 남자다움은 누구를 위한 것이지? 여자. 우리는 여자 앞에서남자다워진다. 아니, 남자다워지려고 노력한다. 우리의 무의식이 먼저 알아 그렇게 행한다. 우리는 색시를 얻어도 꼭 자기보다 한 둬서너 살 어리고 키도 자기보다 좀 작으며 학식이나 학벌, 나아가서는 집안도 자기도다 좀 못한 여자를 선호한다. 바로 이런 여자 앞에서 우리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래도 남자인 내가 더 낫지, 그래서 남자인 내가 보호하고 아껴줘야지, 하는 남자다움의 깡다구가 살아난다-마초이즘.
나는 미국 할리우드의 근육질이 불끈불끈 살아나고 불사조가 되어 일당백의 기세로 뚜르룩 해제끼는 영웅이 미녀를 구하는 영화나 이것을 이어받아 역시 영웅+미녀 패턴의 周潤發이나 劉德華 영화의 매력도 그들 남자다움의 깡다구-마초이즘에 있는 줄로 안다. 이런 남자다운 깡다구가 넘치는 주인공들을 통해 우리는 잃어버린 남자다움에의 향수를 느끼고 여자들은 든든한 핵우산의 포근함을 맛본다.
그러나 현실의 마초이즘,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것은 일종 강박관념으로 되어 우리를 죄어온다. 우리는 이 강박관념에서 홀가분해져야 한다. 마초이즘은 워낙 물리적인, 육체적인 힘의 논리가 통하는 전 근대적인 유물의 냄새가 많이 풍기거늘.
현대는 소프트시대. 마초이즘이 와그르 무너지기도 한다. 연상의 여인을 찾아 포근한 젖가슴에 안기는 마마보이 같은 애숭이들이 속출함에라! 힘든 현실에서 우리의 다른 한 무의식이 살아난다. 여기에 남자들 뺨칠 정도의 女强人도 속출함에라! 우리에게는 이제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현대는 포스트모던적인 섹슈얼크로스시대. 그러니 識時務者俊傑라 굳이 외곬으로 흐르는 원색적인 마초이즘이 아니고 유연하고 원만한 마초이즘이 필요하다.
2007.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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