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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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官场现形记(우상렬102)
2007년 10월 23일 15시 08분  조회:4703  추천:66  작성자: 우상렬

21세기 官场现形记


우상렬


우리 아버지는 지금도 내가 한 자리 하지 못했다고 아니꼬운 눈길로 보신다. 아무런 长자라도 하나 하라는 눈치다. 내일 모레 아홉을 바라보시는 아버지의 소박한 염원을 만족시켜 드리지 못해 참 죄송스럽기만 하다. 내 주제에 한 자리 하기는 다 글렀으니 그래 우리 아버지 위안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21세기 官场现形记를 횡설수설 주어대기~

첫째, 한 자리 하기 참 힘들다. 줄을 잘 서야 한단다. 줄을 어떻게 서야 되냐 하면 일단 위 사람 눈치 잘 보기. 여하튼 위 사람의 구미에 맞추어 기분 좋게 해주며 충실한 후계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니 林彪처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알랑방귀를 뀌도 무방하지. 한 자리 하기란 피라미트식 사닥다리 오르기다. 위에 놈 밑구멍을 보며 구린 줄도 모르고 열심히 바라 오르기다. 그런데 그 위에 놈이 나를 차버리거나 깔아뭉개지 않도록 헤헤 웃으며 기분 좋게 해줘야 한다. 官大一级压死人이 아니냐. 위에 놈 앞에서는 미워나 고워나 차렷자세하기. 그리고 허리 굽실굽실하기. 차렷자세와 굽실굽실은 기본. 그러되 약삭발라야 한다. 눈치코치 있어야 한다는 말이 되겠다. 가려운 데를 금방금방 알아서 슬슬 긁어주는 거야. 그것이 엉치든 어디든 관계 없이. 그리고 자네 君子들 사귐처럼 淡如水가 아니라 명절 때마다 코밑치성 잘 하여 浓酒 관계가 되어야 한다. 코밑치성은 아니아니, 그만그만의 말쌈을 잘 이해하고 神不知鬼不知, 天知地知你知我知식으로 해야 한다. 참, 그리고 위 사람이 문을 나설 때는 재빨리 문을 열어주고 승용차라도 탈 때는 그 존귀한 머리 문 위 가장자리에 부딪치지 않도록 재빨리 손을 갖다 댈 줄 알아야 한다. 출세가도 三字经을 한 마디로 개괄하면 줄 잘 서서 感情投资하기. 요새 우리 연변애들 보니까 핸드폰 착신 노래까지 전부 제 위 사람 좋아하는 걸로 했더라. 그래도 우리 연변애들이 기발한 착상이 많고 또렷또렷한 거야. 그런데 이 줄서기의 가장 중요한 키 포인트는 내가 모실 위 사람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 겨우 제 자리를 유지하거나 제 코도 닦기 힘들어 하는 주제는 안 된다. 이때는 똥오줌 버리듯이 가차없이 버려야 한다. 그리고 나를 확실하게 밀어줄 파워풀한 다른 위 사람 뒤에 재빨리 서야 한다. 그리고 신주단지 모시듯 새로운 모시기를 시작하고 언제 물에 빠진 애 끌어올리듯이 머리카락 잡고 끌어올려 주기를 내심이 기다려야 한다. 소학교 때부터 줄을 잘 못 선 나, 항상 삐어져 나오기만 했으니 외목에 나기만 했으라.   

둘째, 그래 하루 아침에 출세를 했다 하여 안하무인 격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항상 겸손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우리 식으로 얘기하면 무슨 인민의 노복이요, 머슴이요, 청지기요 하는 말들을 입에서 떨어져서는 안 된다. 옷도 버젓한 양복보다는 김정일동지처럼 항상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소박한 작업복이 좋다. 그러되  新官上任三把火, 반드시 위엄은 보여야 한다. 시찰, 이른바 아래에 사업 지도하려 내려가기. 물렀거라, 어른신 나가신다~ 敲锣鸣道는 기본. 아래 것들 서슬푸른 내 위풍을 알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굳이 三把火는 놓지 않더라도 杀一警百 쯤은 해야 한다. 유비가 눈물을 뿌리며 마초를 죽이는 일도 눈물이 아니라 서슴지 않고 해야 한다. 그래야 아래 것들 벌벌 떤다. 그리고 君子一言驷马难追이라고 말이 적어야 한다. 할 말만 소리 부러지게 딱딱 해야 한다. 나처럼 말이 많아서는 안 된다. 이거 해. 음, 그래. 그렇겠지… 기껏해서 할말만 하기. 농담 같은 것은 절대적인 금물. 농담을 하기 시작하면 근엄한 이미지가 흐트러지기 쉽다. 그래서 우리의 지도자동지들은 항상 근엄하시다. 얼굴이 딱딱하고 어깨에 힘을 주고 유머하고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어쩌다 농담 한 마디라도 하면 그 자애로움과 친절에 아래 것들은 감격에 목이 매여 운다. 그리고 싸인 위풍 살리기. 싸인은 중요하다. 니 권력행사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다. 이 싸인 하나 아래 것들 죽였다 살렸다 한다. 그래 한 자리 하는 사람들 대가리에 들은 거는 별로 없어도 싸인 잘 못 하는 거 누가 보았더냐. 다 명필 싸인이다. 말그대로 일필휘지에 명필이다. 서예시합에 나가면 다 당당히 1등할 명필들이다. 어느 크게 한 자리 하는 친구 싸인 재미에 희대의 에피소드를 만들고 말았다. 그 친구 공술 너무 많이 먹다 보니 왼쪽 뇌혈관이 터지며 오른팔을 못 쓰게 되었단다. 그래서 병원에 입원해서도 열심히 연습하여 왼손으로 명필 싸인을 할 수 있게 되었단다. 그런데 어떻게 된 문서인지 이번에는 왼손이 마비되어 못 쓰게 되었단다. 그래서 그 친구 이번에는 발가락 사이에 필을 넣고 싸인하기를 연습했단다. 그런데 기가 막히게도 발가락으로 하는 그 싸인도 명필이 아니고 무엇이겠어. 그래서 모두들 이 친구 退休해도 밥은 먹겠구나 하고 안심을 했단다.

셋째, 一个中心,俩个基本点 틀어쥐기. 한 자리 하는 사람들의 사업방향이라 할까, 전략이라 할까. 여하튼 한 자리 하는 사람치고 이거 모르는 사람이 없다. 一个中心,俩个基本点을 단단히 틀어쥐자면 안계가 넓어야 한다. 집안만 바라 볼 것이 아니고 전반 사회를 내다 보아야 한다. 그리고 문제를 꿰뚫어보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俩个基本点은 그래도 돌출하여 틀어쥐기 좋은데 一个中心은 잘 안 보여 파악하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이고 핵심인 만큼 一个中心에 모를 박아야 한다. 요새 한 자리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잘 하고 있단다. 그래서 마음이 놓인단다.

넷째, 업그레이드. 이전에는 무식쟁이들이 막 한 자리도 했지만 이제는 안 된다. 적어도 컴퓨터가 무언지는 알아야 하겠지. 그리고 자꾸 무슨 졸업증이요, 학위요, 자격증 같은 것을 요구하니 이런 것들은 기본적으로 따놓아야 한다. 그래야 출세가도를 빨리 달릴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졸업증, 학위, 자격증 같은 것들이 업그레이드 되어야 하는 데 골치가 아프다. 지난 세기 80년대까지만해도 대학졸업증 하나만 있으면 떵떵 큰소리 치며 잘 해 먹었는데 90년대가 되니 석사쯤 되어야 하고 현재는 박사쯤 되어야 한다. 사실 이것은 별 문제 될 것이 없다. 한 자리 하는 우리 친구들은 적어도 대학을 졸업하고 그 어려운 공무원시험을 거쳐 출세했으니 다 수재들이고 천재들이다. 그들더러 박사를 하라 해도 느끈이  해 치울 수 있다. 문제는 一个中心,俩个基本点을 틀어쥐느라고 그들이 언제 시간이 있어 공부를 하며 학문(발음주의. 항문이 아니라 반드시 학문)을 닦겠나 말이다. 그래서 이해가 가기도 하고 동정도 간다. 그래서 우르륵 우리한테 몰려와서 학문 닦는 흉내를 내며 삭삭 굽실거리는 모양새를 볼 때는 아니꼽다가도 불쌍해 나기도 한다. 그들은  우리처럼 지긋이 앉아 열심히 깔끔하게 학문을 닦지는 못 하되 公과 私의 열성을 보이며 열심히 도금을 한다. 그러니 이것은  진짜 업그레이드하고는 거리가 멀고 거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것이 박사요, 뭐요 하면서 官场에서는 버젓이 통한단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도금한다고 투자한 비용도 뽑고 관록도 오른단다. 한심하여라!

다섯째, 줄을 잘 못 서 짤리우거나 별 볼일 존재로 전락되거나 退休라도 하는 날의 비극. 한 자리 하는 사람들, 이런 거 제일 무서워한단다. 가장 정상적인 退休라는 거도 그렇단다. 退休하는 날에는 한 자리 할 때 문전성세를 이루던 것이 곧 바로 도토리 개밥 신세가 된단다. 세상 인심의 冷暖을 가장 잘 맛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官场이란다. 그래서 인생 무상과 허무를 그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끼는 한 자리 하는 사람들. 그렇다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자고 무슨 일이나 좀 찾아서 하자고 하면 한 평생 해온 짓이 이래라 저래라 사람들 부려먹기가 전부였으니 官场밖에서는 무용지물이 될수 밖에. 우리네 교수처럼 늙으면 늙을수록 빛이 나는 실무적 직업이 아니니 말이다. 서글프기도 하여라!
… 
아, 한 자리 하기란 이렇게 힘이 들고 기형화되어야 하고 허무한 것인가? 아버지, 그래도 한 자리 하랍니까? 아니 그만둬! 싹 때리 치우고 니 좋아하는 공부나 해!

200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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