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http://www.zoglo.net/blog/yushanglie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거식(拒食)(우상렬110)
2007년 11월 06일 16시 09분  조회:4527  추천:84  작성자: 우상렬

거식(拒食)


우상렬


인간은 이 세상에 먹기위하여 온 듯 하늘에 것, 땅에 것, 바다 속에 것, 안 먹는 것이 없다. 어떤 것은 인간이 먹어 치워 멸종되었거나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인간은 그야말로 먹어 치우는 맘모스. 그런데 인간은 분명 먹기 싫어하는, 안 먹는 면도 있다.

인간은 기분을 잡쳤거나 어떤 것에 열을 받았을 때 식욕이 떨어지고 먹기 싫어진다. 일종 무의식적인 거식 자아징벌로 볼 수 있다. 이것이 심하게 나타날 때는 거식 자학광이 되겠다.

그러나 사실 인간은 어떤 목적을 위해 의지적으로 거식할 수 있다. 이것이 인간이 동물하고 다른 점이다.

거식증, 얼마나 먹기 싫어했으면 症적 정도까지 되었겠는가? 이 거식증은 요새 주로 다이어트하는 여자들 사이에 먹어 살이 찌는데 대한 반대급부로 취한 치열한 거식이다. 

인간은 이렇게 자기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거식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거식할 수도 있다. 이 점, 동물하고 질적으로 다른 인간의 고상한 면이다.

인간은 적은 밥이 남는다, 그러나 동물은 많은 먹이도 모자란다는 말은 이 점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영화 <山甘岭>의 한 장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동굴에 갇힌 지원군들이 오래 동안 물을 마시지 못하여 목이 마르고 입술이 다 부르텄다. 이때 지도원이 유일하게 남은 사과 한 알을 부상병에게 먹으라고 준다. 그러나 부상병은 먹지 않고 냄새만 맡고 옆의 전우에게 넘겨준다. 그러자 그 전우도 냄새만 맡고 또 자기 옆의 전우에게 넘겨준다. 그러자 그 전우도… 이렇게 사과는 돌고 돌아 다시 부상병에게 돌아왔다. 부상병은 다시… 이렇게 한 알의 사과는 그대로 남는다. 나는 한국에서 아프리카빈민들을 위한 굶기운동이나 종교단체에서 금식기도를 하는 것을 보고 바로 인간의 고상한 인도주의를 느꼈다. 정양완 교수, 내가 한국에 유학 가서 제일 처음 지도교수로 모셨던 분이다. 정양완 교수에게는 마음의 아픈 상처가 있다. 6.25때 아버지인 위당 정인보 선생이 북으로 납치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는  크리스찬으로서 수시로 북한동포들을 위한 금식기도를 한다. 원수도 포용하는 금식기도, 정말 인간만이 창출할 수 있는 멋진 미덕이다.

나는 쓸데없이 많이 먹어 살이 너무 졌다. 중증 비대증이다. 나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거식의 미를 배울란다. 그러면 일거양득이 아니겠는가?

2007-06-12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6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60 자률과 규제 2021-01-13 0 1478
159 우리 좀 우아하게 삽시다 2020-08-24 6 1783
158 불은 누가, 니가 조심해야지, 남자야!-재미나는 김정권의 <불조심> 2020-08-04 0 1023
157 공간거리 2020-06-24 0 1168
156 저자세(低調)와 고자세(高調) 2019-07-30 0 1806
155 [작품평]아픔과 치유 2019-07-19 0 1619
154 [작품평]이색적인 수필과 소설 읽기 2019-07-18 0 1568
153 《살구꽃 피는 계절》을 읊어보셨습니까? - 우상렬 2019-07-16 0 1473
152 [작품평]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손톱> 2019-07-15 0 1067
151 김정권의 시맛으로 좀 느끼해진 설명절 맛을 바꾸자 2019-07-11 0 1010
150 [작품평] 아,그 향긋함... 2019-07-09 0 1083
149 [평론]우리 문학의 새 지평 2019-07-08 0 939
148 [두만강칼럼] 무덤, 그 을씨년스러운 무덤 2018-09-18 0 2139
147 [평론] 성장소설《동물의 사나움》과 《마마꽃 응달에 피다》의 경우(우상렬) 2016-07-22 0 3655
146 문화강국-프랑스 2014-07-23 8 6395
145 아이는 아이답게 2012-11-28 3 7714
144 명예콤플렉스 2012-11-21 4 7862
143 봉살과 매살 2012-11-14 39 8923
142 내려다보기 2012-11-07 5 5736
141 인간의 부모사랑 2012-10-12 1 9015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