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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과 조선사람 (우상렬)(111)
2007년 11월 19일 14시 43분  조회:5081  추천:97  작성자: 우상렬

중경과 조선사람


우상렬


나는 우리 조선사람이 씨앗 같은 기질이 있다고 생각된다. 바람에 이리저리 날려가다가도 여기다 싶으면 떡 물고 널어져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다.

중경은 중국 서남지구에 위치한 오지. 이제야 서부대개발이니 뭐니 하니 정말 개혁개방의 늦 차를 타도 한참 늦게 탄 듯한 감이 든다. 그런 만큼 여기는 그만큼 기회의 땅인지도 모르겠다. 이에 항상 역동적이고 기회의 땅을 찾는 한국사람이 들어온다. 제조업을 비롯한 제1산업, 기간건설을 비롯한 제2산업, 식당, 사우나 같은 제3산업-서비스업이 중국정부의 서부대개발정책의 프러포즈 하에 동시다발적으로 들어온다. 2005년 5월 29일에 중경시인민정부와 한국의 중국주재대사관에서 주최한 2005년 ‘中國重慶․ 韓國友好周’가 중경에서 성대히 개막되었다. 한국대표단은 정부관원, 기업계와 연예계인사들로 도합 170명에 60여 업체가 참가했다. 중경시장 王鸿举가 개막식에서 축사를 했다. 6월 2일까지 ‘中國重慶․ 韓國友好周’ 기간에 투자간담회, 참관고찰 등 경제무역활동을 진행하였으며 동시에 한국영화주, 한국도편문화전람, 한국연예계스타방문공연 등 문화활동을 진행하였다. 2005년 현재 중경에 투자한 한국 업체는 농업, 공업, 기간건설, IT, 서비스업 다양한 영역에 걸쳐 현대자동차, 포스코, 효성 등 굴직굴직한 한국업체들을 비롯하여 44개 업체가 진출해 있고 투자계약 누계액은 5865만불에 달한다. 중경의 외래자본투자액의 10위권에 든다.  중경에는 전문 한국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중경한국공업단지’까지 갖추고 있다. 근년래 중경과 한국의 수출입 총액은 15%좌우의 증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중경은 제7대 무역파트너가 되었다. 또 얼마 전에는 中国商务部의 대폭적인 지지 하에 2007년 10월 25일에 韩国官民联合考察团을 상대로 ‘重庆投资环境说明会’를 진행했다. 그리고 덕수궁, 高麗食府 등 한식요리점이 신성한 입맛으로 3천2백만 중경사람들의 입으로 다가온다. 한국 연속드라마 『대장금』이 중경사람들에게 한국음식을 각인시켰다. 그들은 한국음식하면 ‘대장금’할 정도다. 그래서 호기심에 적어도 한번은 먹어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하요리 중경요리 최고라는 의식이 강한 중경사람들의 입맛을 길들이기는 정말 쉽지 않은 줄로 안다. 덕수궁 책임자의 말을 들으니 처음에는 중경사람들도 잘 굽어먹고 하니 한국불고기가 먹혀들어가겠거니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홍보하고 맛들이고 한 결과 이제는 제법 먹혀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임시정부 옛청사 및 광복군연고지 내방, 그리고 현대적인 紅鼎을 비롯한 6개의 골프장레저 등 인연으로 중경에 관광레저차로 오는 한국 사람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아시아나’가 인천과 중경 사이를 날아예고 있다. 현재 중경에는 한국 사람이 적어만치 몇 백 명은 잘 된다. 중경한국인협회 및‘한국인교회’는 이들의 聯宜體 및 만나의 장소, 교류의 장소가 되고 있다.「중경저널」은 이들의 소식통이 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인과 ‘먹이사슬’의 운명공동체가 된 조선족이 또 모여든다. 이들은 민족동질성 및 중한이중 언어구사 덕택에 대개 한국인이 경영하는 업체에서 일한다. 식모에서 통역, 가이드, 관리인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역할은 다양하다. 조선족 수도 제법 되는 것 같다. 중경조선족교회까지 있으니 말이다. 중경에는 사천외국어대학, 서남민족대학, 중경대학 등 대학이 적지 않다. 조선족 학생들이 이런 대학에 많이 붙어온다. 중경에는 조선족 대학생만 해도 백여 명 정도가 된단다. 작년에 조선족 대학생 한명이 장강에 뛰어들어 물에 빠진 어린이를 구해내고 그 자신은 사품치는 강물에 실종된 감동적인 일이 있었다. 온 중경시내를 감동시켰다. 그래서 그해 중경시선전부의 주최 하에 시민들이 뽑은‘2006년 중경을 감동시킨 10대 인물(2006年感动重庆十大人物)’의 한명으로 뽑혔다. 중경시장이 그 어머니를 중경으로 모셔 위로했다고 한다. 중경사람들은 한국인이나 조선족에 대해 아직 호기심을 잃지 않고 있으며 아주 우호적이다. 이런 호기심이나 우호적임이 못난 한국인이나 조선족한테 상처받지 않고 계속 이어가기를 기원해본다.

중경사람들은 한국은 미인이 많이 나는 곳, 탤런트가 많은 곳으로 알고 있는듯하다. 그래서 화장품이나 미용광고는 쩍하면 한국 식이니 한국미인이니 하고 갖다 붙인다.‘한류’의 영향이라 해야 되겠나,여하튼 한국어를 배우는 젊은 애들이 많다. 사천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와 한국학연구중심이 중경의 한국어교육의 메카가 되고 있다. 사실 이 한국어과에는 대학입시를 통해 입학한 대학생 수는 입시규정 상의 제한으로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전 학교 제2외국어 선택과나 이른바 사회인을 대상으로 한 사회반에는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한국어붐이라 해야 하겠나, 여하튼 학생은 많고 강사가 모자라 나까지 동원되어 한국어를 강의한다. 고 새별 같은 눈을 반짝이며 기대에 차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을 대할 때면 나는 절로 열심히가 된다. 그런데 왜서 한국어를 배우냐고 한번 물음을 던져보았더니 의외로 정말 간단명료한 해답들이다. 한국 노래가 좋아서, 한국 드라마가 좋아서, 한국 탤런트가 좋아서... 한마디로 한국이 좋아서인데 나는 그들의 순수함과 홀가분함에 감동을 받았다. 그들의 이 순수함과 홀가분함이 부러웠다. 일본어를 배워 일본에 가서 돈을 많이 벌겠다고 한동안 지랄발광을 하던 우리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는 아득바득 삶에 코 꿰어 다닌 각박함과 억지가 많았지 않은가. 세대차요, 격세지감이요 하는 것이 확실하게 몸에 와 닿았다. 사천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에서는 1년에 4월과 9월에 나누어 2번에 걸쳐 한국어토익시험을 조직한다. 현재 매년 수험생수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어시험에 합격된 전제하에서 추첨에 의해 한국에 노무로 나가는 무연고자들의 비즈니스한국어시험도 이때 치르게 된다. 이때면 조선족들이 많이 모여든다. 이번 시험에 감독을 하면서 조선족들이 시험을 잘 쳐 흐뭇해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흐뭇해났다. 한국 바람에 한국붐이 계속 일기를 기원한다.

사실 중경은 일찍 광복 전에 한국 사람과 인연이 닿은 곳이다. 항일전쟁시기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중국의 전면적인 항일전쟁이 폭발한 이듬해인 1938년에 중경이 중국의 陪都가 됨에 따라 장개석 국민정부를 따라 중경으로 옮겨와 자리를 잡게 된다. 여기서 한국광복군을 조직하고 훈련하기도 한다. 이로부터 중경은 한국독립운동의 한 메카가 된다. 1942년 11월 10일에 한국임시정부수립 제24주년기념강연회가 개최되었는데 周恩來가 ‘한국독립문제’로 주제발언을 했다. 그리고 1943년 12월 21일에는 한국독립운동 라디오좌담회가 개최되었다. 1944년 9월 22일에는 한국임시정부승인문제로 좌담회가 개최되었다. 일제가 패망한 후 모택동은  장개석의 요청에 응해 중경에 와서 평화담판을 하게 된다. 이때 즉 1945년 9월 3일에 모택동은 자기가 묵고 있는 桂園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인원들을 접견한다. 1942년 10월 11일에는 중경의 중국방송국대강당에서‘韓中文化協會’가 성립된다. 회장에 임시정부 외교부장으로 있은 조소앙이 취임했다. 상무이사는 한국 측에 김규식, 중국 측에 孫中山의 아들인 孫科 등이 맡고 명예이사는 한국 측에 이승만, 이청천, 서재필 등, 중국 측에 周恩來, 馮玉祥, 郭沫落, 白崇禧, 張治中 등이 맡았다. 이 단체는 실로 한중 및 당시 중국의 國共인사들의 연합체였다. 1945년 10월 29일에는 협회창립 제3주년 기념식 및 한국임시정부 요인 귀국환송회를 개최한다.‘韓中文化協會’는 1946년 11일까지 중경에서 활동하다가 한국으로 들어간다.

중경은 역사적으로나 현재로나 이래저래 조선사람들과 인연이 있는 곳이다.  이 인연이 계속 이어가고 보다 좋은 일이 많이 맺어졌으면 한다.

2007.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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