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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살리라,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2007년 01월 07일 00시 00분  조회:6171  추천:78  작성자: 정인갑
고향에 살리라,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정인갑


개혁개방이래 중국 조선족 사회는 도시와 해외 진출로 인해 일대 ‘위기’ 에 직면하고 있다. 자치마을•자치학교가 무너지고, 자치주(현, 향, 촌)의 조선족 인구비례가 줄어들고….

이런 위기에 응급 대책은 없고 하니 어떤 조선족 ‘지성인들’은 무가내의 挽歌(만가)를 불러보기도 한다: ’고향에 살리라,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이 ‘고향가’는 민족의 앞날을 근심하는 ‘愛族歌’일 듯도 하다.

그러나 필자는 견해를 좀 달리하고자 한다. 이런 변화는 우리민족의 危機와 悲이면서도 跳躍과 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눈앞에 들이닥친 것은 危機와 悲이지만 그 展望은 跳躍과 喜이다.

민족은 그것이 무엇이라는 확정성과 변화하는 운동성의 대립 통일체이다.
최신 생명공학과 유전자 연구성과에 따르면 인류의 최초 발원지는 아프리카이다. 약 14∼11만년전에 아시아, 유럽, 호주, 아메리카 등 대륙으로 이동하였다. 그 이동 과정에 사람들은 아마 ‘아프리카에 살리라, 아프리카로 돌아가리라’의 푸념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이런 이동을 막지 못하였다.

이보다 썩 늦은 시기 우리민족의 발원지는 아마 알타이산맥 주위였을 것이다. 그중 동부로 이동한 부족이 퉁구스족이고 東퉁구스족의 일부가 우리조선족으로 됐을 것이다. 그 이동 과정에 많은 조상들이 알타이산맥 지역에 대한 향수를 못 이겼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민족은 동아시아에 정착하고 말았다.

일제에 강점된 이후 우리는 중국으로 이민하였다. 약 반세기 이상 중국조선족은 ‘조선에 살리라 조선으로 돌아가리라’를 외우며 살아왔다. 적어도 移民 1세, 2세는 이러했다. 필자의 조부, 부친은 평생 조선에 돌아가지 못하는 것을 한스러워 하며 살았다. 그러나 이미 중국 귀신이 됐고 필자나 필자의 후손들도 앞으로 중국 귀신이 될 것이 아닌가!

개혁개방 이래 중국 조선족은 또 고향 중국 동북을 떠나 내지 대도시, 외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동안 일부 조선족 ‘지성인들’은 '어떻게 손수 개척한 토지를 버리고 세세 대대로 살아오던 요람을 떠날 수 있나?’며 이런 이동을 못마땅하게 여겨왔다. 그러나 조선족의 이런 이동은 지금 엄청나게 가중해지고 있다.

인류는 10여만년간 ‘고향에 살리라,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를 부르짖으며 계속 자기의 요람을 떠나 생소한 지역으로 확산되는 원인은 무엇인가? 생존투쟁이다. 인류의 가장 기초적 활동은 의식주의 개선을 위한 생존 투쟁이다. 의식주의 보장과 향상을 실현할 수 있다면 끊임없이 이동한다. 이는 어떤 주관 의지로도 개변시킬 수 없는 객관적인 철의 規律이다.

연변 시골에서 농사져 봤댔자 1년에 2∼3천 원 벌이밖에. 그러나 북경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면 100만원, 식당을 운영하면 15만원, 려행사 가이드를 해도 5만원, 짠지를 팔아도 3만원, 하다 못해 식당 심부름을 해도 1만 원 벌이는 된다. 그들에게 ‘연변에 살리라, 연변으로 돌아가리라’는 소 귀에 경 읽기다.

지금 해외에 진출하여 연변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년간 8억 달러, 연변 년 재정수입의 2배라고 한다(김종국‘리와 폐, 득과 실’ 참조, 본 사이트 포럼 글마당 591). 또한 연변 조선족이 국내 타지역에 진출하여 버는 수입도 해외 진출 수입의 절반은 될 것이라고 추측된다.

만약 이런 수입이 없다면 허다한 연변 동포들이 굶주림에 헤맬 것이고 병 치료도 못할 것이며 자식의 공부도 못 시킬 것이다. 그들의 공헌은 애족이 아닌가? 이래도 ‘연변에 살리라, 연변으로 돌아가리라’인가?

‘고향가’ 唱歌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같은 값이면 고향에 와서 사업하고 고향에 투자하며 고향의 건설과 번영에 이바지하여야 바람직하지 않는가!’ 맞는 말일 듯도 하다.

10여년전 필자는 자치주 모 州長과 대면한 적이 있다. 그때 그 州長은 많은 한국 사람들이 연변에 투자할 것처럼 돌아다녔지만 투자커녕 종무 소식이라고 욕바가지를 퍼부었다. “저는 달리 봅니다. 만약 연변의 투자 여건이 좋으면 철근콘크리트 댐으로 봉쇄하고 오지 말라고 해도 땅굴을 파고서라도 들어 올 것이고, 수익성이 보이지 않으면 쇠사슬로 매여놓아도 빠져나갈 것이 아닙니까?” 필자가 州長에게 진언한 말이다.

경제는 어디까지나 경제 規律에 의해 움직이지 민족감정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수익성이 없는 연변에 투자하여 거금을 탕진하느니, 차라리 수익성이 있는 타지방에 투자하여 번 돈의 얼마를 고향에 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공헌이요, 애족일 것이다.

‘고향가’ 唱歌자들은 또 이렇게 말한다: “누가 대도시진출, 해외진출이 나쁘다고 했나? 진출하고 싶은 사람은 하라. 나는 고향에 살리라,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완전히 맞는 말도 아니다. 지금 우리민족이 대도시로, 해외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은 발전과 진보의 표징이다. 이런 발전을 통해 우리는 농경 민족으로부터 산업민족으로, 村居민족으로부터 都居민족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벌써 이런 전환을 가져왔어야 할 것이 너무나 늦게 도래한 것이다. 우리민족의 지성인이라면 이런 변화에 찬가를 부르고 민족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야 할 것이 아닌가!
필자는 대도시나 해외로 진출한 우리민족들에게 ‘고향에 살리라,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主題의 노래를 불러보았다. “그것은 배부른 사람들의 흥타령이고 우리는 먹고살기 어려우니 No!”가 그들의 반응이다. 결국은 생존투쟁이 인류의 가장 기초적이고도 기본적인 활동임을 립증해 준다.

19세기 西學東漸할 때 일본은 이내 받아들였기 때문에 재빨리 아시아, 심지어 세계의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중국이나 조선은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 꼬락서니로 됐다.

유태인은 나라가 망한후 세계 각 국의 도시로 확산되어 상업에 종사 하였으므로 지구촌의 가장 탁월한 민족으로 탈바꿈하였다. 인디언은 인류의 문명과 대세를 거부하다가 지금의 꼬락서니가 됐다.

중국 조선족 이민의 지난 100년史는 농업국-계획경제라는 환경 속에서 농경민족으로 이럭저럭 살아왔다. 그러나 개혁개방-산업화-시장경제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이전의 방식을 답습해서 되겠는가!

지금 우리는 절호의 발전 기회에 놓여 있으며 또한 엄연한 시련에 놓여 있기도 하다. 만약 이 시련에서 뒤떨어지면 우리민족은 영원히 농경민족, 村居민족, 약소 민족, 가난한 민족, 가련한 민족의 비애를 면치 못한다.

경쟁의 승부는 경제실력, 즉 富와 貧데 달려있는 듯 하다. 연변 축구가 추락한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돈에 있다. 만약 우리민족이 산업화를 실현하지 못하고 빈곤에서 헤매면 우리의 우세는 축구뿐 아니라 모든 것이 하나하나 추락되고 말 것이다.

중국 56가지 민족 중 교육 제일, 위생 제일, 문화 제일, 가장 문명한 민족…? 천만에 말씀, 하나하나 넘어질 날이 멀지 않았다. 인구비례의 위축으로 생기는 위기나 가난으로 생기는 위기나 다 위기이다. 후자는 전자보다 더 비참한 위기다.

인디언 ‘지성인들’은 19세기까지도 모이면 어떻게 백인들을 내쫓고 옛 인디언 원시공동체 사회로 복귀할 것인가 하는 탁상공론을 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이를 본받아서는 안 된다. 적어도 수십 년 심지어 백년 이상의 앞날을 내다보며 민족의 대계를 세워야 한다.

고향에 살며 민족의 진지를 고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산업화의 遠景, 도시민으로서의 우리민족의 공동체 대책이 더욱 시급하다. ‘고향가’ 보다 ‘산업가’ ‘도시 진출가’ ‘글로벌가’를 더 힘차게 부르며 시대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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