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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음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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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와 력사에 대한 기록 시급히 추진해야
2016년 12월 13일 10시 26분  조회:892  추천:6  작성자: 정음문화칼럼
일전에 모교인 북경대학조선족동문회가 주최하는 북경대학 사생 및 학우 교류좌담회에 참가한적이 있다. 그 자리에는 80세 이상 고령의 교수님들이 세분이나 참석하시여 후학들을 격려하고 모임의 자리를 빛내여주셨을뿐만아니라 또한 그분들을 통하여 이미 아홉분이나 되는 조선족 교수님이 작고하셨다는 소식도 전해들었다. 그분들은 대개 1949년 새중국 창건 이후 50년대에 북경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에 남아서 줄곧 교편을 잡으셨던 분들로서, 북경대학 조선족력사를 개척해온 증인들이였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이분들의 이야기를 기록해놓지 못했다는것은 참으로 유감스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일개 후학으로서 그러한 기록을 보다 일찍 만들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자책감을 깊이 느끼게 된다. 나아가 우리 민족사회를 보더라도 많은 활동과 행사들이 단순한 친목모임으로 끝나고 우리들의 후대들에게 전해주어야 하는 가치있는 력사기록으로 남지 못한다는것도 오늘날의 현실임을 부인할수도 없다. 력사를 모르는 민족은 뿌리가 없고 희망이 없다고 하지만, 후대들에게 력사기록을 남기지 못하는 민족의 미래는 더욱 참담하다고 할수 있다.
 
개혁개방 35년이 넘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조선족들의 생활거주지도 과거 전통근거지였던 동북3성 뿐만아니라 또한 중국의 연해, 대도시 등 관내지역, 나아가 한국을 대표로 하는 해외 거주지 등 이른바 “3각 구도”를 형성하고있다. 따라서 우리의 력사, 문화 기록도 동북 3성뿐만아니라 북경, 상해, 광동, 청도 등 대도시와 한국, 일본, 미국, 유럽 등 나라와 지역의 조선족들의 생활과 문화도 포함시켜야 할것이다. 비록 거주지와 활동범위는 확산되였지만, 이들 또한 모두 우리 조선족들이고 우리들의 생활이고 문화이며, 나아가 력사이기때문이다. 
 
내가 대학에 다닐 때, 북경조선족청년학회를 중심으로 북경의 조선족 젊은 학자와 대학생들이 1989년 겨울 방학을 리용하여 흑룡강, 길림, 료녕 등 지역의 이민 1세대들을 직접 방문하고 그 취재 구술을 기록하여 만든 《중국조선족이민실록》(연변인민출판사, 1992년 출판)을 접하게 되였는데, 그 충격이 매우 컸었다. 우리 선조들이 무엇때문에 조선반도에서 중국 땅으로 이주하게 되였고 어떻게 되여 중화인민공화국 공민으로 되였는가에 대해서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였다. 그 책은 지금 구하기가 어렵게 되였지만, 당시 연변대학 부총장으로 계셨던 정판룡교수님이 머리말을 쓰시고, 국가민족사무위원회 문정일 부주임이 1면에 “우리 민족의 수난의 력사를 잊지 말고 자랑찬 우리 문화를 꽃피워가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라는 친필의 격려사를 직접 써주시였다. 물론 그 당시 취재를 받았던 이민 1세대들이나 격려사를 써주셨던 문정일 부주임, 정판룡교수님 등 원로분들도 모두 우리 곁을 떠나셨다. 이제 가령 동원할수 있는 인원과 넉넉한 경비가 있다고 해도 다시는 이러한 작업과 력사적인 기록을 남길수가 없게 되였다. 
 
물론 많은 조선족 학자들과 젊은이들이 해외로 류학함에 따라 적지 않은 연구성과들이 중국, 한국, 일본에서 출판되였다. 또한 조선족사회 자체뿐만아니라, 한국, 일본에 대한 인식도 많이 넓어지고 깊어지게 되였다. 연변대학 김성호교수님이 편집한 《서울에서 못다한 이야기》(도서출판 말과 창조사, 1997년 출판)는 중한 수교 직후 조선족들의 한국사회에 인식을 그대로 반영한것으로 그때를 돌이켜보고, 오늘날과 비교해본다면 참으로 가치가 있는 기록이라고 할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박우, 김용선 등이 편저로 된 《우리가 만난 한국–재한 조선족의 구술생애사》(북코리아, 2012년 출판)는 사회학연구방법을 바탕으로 친척초청, 산업연수와 기술연수, 위명려권, 방문취업, 단기상무와 단기종합, 결혼 등 나누어 취재한 생생한 기록으로서 하나의 력사적 문화가치가 있는 획기적인 작업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한국을 제외한다면, 학술적인 연구성과가 많이 나오고 사회적인 교류는 진행되지만 타지역에서의 력사기록작업은 대부분이 아직 출발하지 못한 상태이다. 중국의 대도시와 연해지역의 조선족사회의 새로운 집거지역에는 이러한 작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있다.
 
수년전에 《광동성 조선족사회》(민족출판사)라는 도서가 출판되였지만, 하나의 단순한 활동기록에만 불과하고 주로 기업가나 학자들의 업적을 중심으로 했으며, 1949년 이전, 특히 1927년 광주봉기에 참가한 조선족들의 혁명업적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어 하나의 완정한 력사기록이라고 할수 없다. 이제 시간이 10년만 흘러가면, 중국의 새로운 집거지의 1세대들도 취재하기가 거의 어렵게 될것이다. 따라서 시급한 시간적요인을 고려할 때, 각 지역의 체육, 문화, 친목활동도 매우 중요하지만, 보다 가치가 있고, 우리들의 력사와 문화를 기록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이제 2019년이면 중화인민화공화국 성립 70주년, 2021년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된다. 과거 중국의 조선족들은 이민이였지만, 지금은 떳떳한 공민이고 이 사회의 주요한 성원이다. 이제는 이민이라는 사유를 벗어나 중국내에서의 우리들의 당당한 력사와 문화를 기록하고 그것을 출판물로 만들어 사회와 후대들에게 떳떳하게 보여주어야 할것이다. 
 
시간은 항상 우리들을 기다리지 않는다. 아직도 아무런 력사기록도 남기지 않고 화려한 활동이나 형식적인 친목이벤트에만 집착할것이 아니라, 정말 무게가 있고 력사가 있는 문화민족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기업가나 학자나 관료, 대학생들을 포함하여, 전민족 차원에서 우리 자체의 력사, 문화 기록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할 시기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금 북경대학조선족동문회가 2018년 모교 120주년을 계기로 《북경대학 조선족들의 이야기》(가제) 출판을 기획하는것은 하나의 거창한 시도이며, 나아가 우리 민족사회의 력사기록의 새로운 시점으로도 되기를 기대해보게 된다. 
 
2016년 12월 12일
 
리성일 략력

소속: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글로벌전략연구원
전공: 동북아국제관계
 
학력: 일본 게이오대학 법학박사
북경대학 국제관계학원 법학석사
북경대학 정치학&행정관리학부(현 정부관리학원) 법학학사
 
경력: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글로벌전략연구원 조리연구원(2013.1 – 현재)
한국 동서대학교 국제학부 조교수(2008.9-2012.9)
일본 게이오대학 법학부 방문연구원(2008.3-2008.9)
 
주요 론저: 
저서로는 《중국의 조선반도정책》(2010, 일본, 게이오대학출판사), 공저로는 《조선반도의 질서 변혁》(2013, 일본, 게이오대학출판사), 《조선반도와 국제정치》(2005, 일본, 게이오대학출판사), 《조선족 3세들의 서울이야기》(2011, 서울, 백산서당), 역서로는 《일본의 미들파워외교》(2015, 사회과학문헌출판사) 등.
 
“中日关系:转型中的博弈与磨合”(2015), "中韩建交与中国—朝鲜半岛关系的结构变革”(2014), "日本解禁集体自卫权的举措与影响”(2014), "朝鲜族研究的现状及课题-中日韩三国为中心”(2014), “东亚地区合作:中国的视角”(2014), “中国朝鲜族在中韩关系发展过程中的作用”(2013) 등 20 여편 론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

출처 인민넷 위챗 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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