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 138] 하늘나라로 떠난 안해에게 보내는 편지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5월17일 13시09분    조회:325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당신이 74세로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흘렀구만. 보낼 곳도 없고 받지 못할 편지인 줄을 번연히 알면서도 절절한 그리움으로 이 편지를 쓰오. 당신이 가있는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정을 주고 몸만 떠나갔구려…

생전 유람길에서의 안해 라정신

당신은 평범한 나의 동반자로, 조강지처로 나와 함께 평생을 살아온 순박한 녀인이였소. 당신이 떠난 후 아늑하고 생기가 돌던 집안은 허무하도록 정적이 깃들었고 당신의 따스한 손길이 갔던 이곳저곳에는 먼지가 내려앉기 시작하는구만.

당신은 라씨 가문의 장녀로서 모든 것이 풍요롭지 못했던 년대에 태여나 아래로는 여러 명이나 되는 동생들을 돌봐야 했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는 부모들을 도와야 했소. 다사다난했던 그때 그 세월, 어려운 가정살림을 돌보느라 장녀로서 말없이 모든 가정의 중임을 떠메고 항상 자신보다는 늙으신 부모님과 손아래 동생들을 생각하고 돌보느라 힘들었지.

당신은 나와 백년가약을 맺고 리씨 가문에 시집온 후에는 현처량모로 되였고 한국 로무 바람이 불자 병원 출입이 잦은 병약한 남편의 병치료와 아들애의 공부 뒤바라지를 위해 출국 길에 오르기도 했소.

당신은 산 설고 물 선 이국 타향에서 여름이면 습하고 곰팡이가 끼고 겨울이면 이가 덜덜 떨리도록 춥고 람루한 지하방에서 살면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냈고 오직 남편의 건강과 자식의 출세만을 바라고 이를 악물고 버텨왔소.

당신은 나이트클럽 주방일이며 가정부며 남들이 하기 싫어하고 꺼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았지. 힘든 하루일이 끝나면 막차도 끊긴 늦은 밤거리를 지친 몸을 끌면서 천방지축 걸어서 돌아오군 하였다지. 불도 지피지 않은 차거운 구들에 그대로 쓰러져 눈을 붙이군 했다지. 그러다가도 아침이면 다시 벌떡 뛰쳐 일어나 아픈 몸을 끌고 또 일하러 뛰여가군 했다지.당신이 한국생활을 하면서 쓴 일기장을 펼쳐보면서 나는 눈물이 앞을 가리는 것을 참을 수 없소...

한국에서 돌아온 후에도 당신은 집에서 가만히 앉아 놀기만 해서는 안된다며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계속해서 이곳 저 곳 일자리를 찾아나섰소. 쉴 틈이 없이 계속 일만했지…

그 보람으로 아들애는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지금은 한국에서 훌륭한 직장을 얻어 일하게 되였소. 이는 당신이 우리 집의 든든한 기둥으로 묵묵히 뒤바침 해주었기 때문이란 것을 나는 잘 알고있소.

그런데 무엇이 부족해서인지 건강하던 당신의 몸은 점점 쇠약해지더니 몸 곳곳에서 이상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소. 당지 병원에서도 병의 근원을 찾지 못하여 상해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게 되였소. 그런데 청천벽력같이 당신이 불치병인 암 선고를 받게 될 줄이야 어찌 생각이나 했겠소…

당시 암세포가 확산되여 당신의 신체 상황을 봐서 절제수술을 할 형편이 못되여 일부분의 장 절제수술을 하게 되였지. 당신이 연길공항에서 배동할 사람도 없이 동통으로 아픈 배를 끌어안고 허리를 구부정한 채 눈물을 글썽이면서 탑승구를 향해 걸어가다가 다시 돌아서서 배웅하는 우리를 바라보던 그 모습이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소. 쓸쓸한 뒤모습을 남기고 떠나가는 당신의 뒤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허약한 신체 때문에 동행해주지 못해 마음은 더더욱 괴롭고 아팠소. 당신이 떠난 후 나는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안절부절 못했고 이제나,저제나 당신의 병이 차도가 보인다는 실날같은 한오리 희망만을 바라고 바랐소.

그런데 갈수록 심산이라고 당신의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여만 가고 온몸이 팅팅 부었으며 몇달동안 물 한방울, 미음 한숟가락도 넘기지 못하였소.

당신은 행여나 하는 마음에 상해에서 비행기를 타고 아들이 있는 한국에 가서 병치료를 받게 되였소. 한국에서 당신은 옆에서 병시중 드는 아들애가 걱정할가봐 림종전까지 신음소리 한마디 내지 않고 이를 악물었다지. 날이 갈수록 병세가 더해졌지만 당신은 항상 남편 생각과 집 생각 뿐이였소. 나는 당신의 남편이지만 병환에 있는 몸 때문에 당신의 병시중을 한번 못해주었고 심지어 당신의 림종도 옆에서 지켜주지 못했소. 그것이 내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고 미안하고 괴로와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만.

당신이 영상통화로 한 마지막 말이 가슴을 치오. “나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요.”라고 한 그말 말이요. 힘겹게 그 말을 하던 당신의 수척해진 모습과 가냘픈 그 한마디 말이 지금도 귀전에 들리는 것만 같소. 그 집이 도대체 무엇인지? 집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그런 절망같은 말로 체념하였던 것인지?! 결국 당신은 완쾌되여 돌아오리라고 생각하며 떠난 그 집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소. 못난 남편을 걱정하면서 두 눈을 감지 못한 채 저세상으로 갔소…

살아생전 당신에게 잘해주지 못한 내가 싫고 자책 만하고 후회스럽소. 돌이켜보면 당신과 함께 어린 아들애를 키우며 오손도손 살던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시절이였던 것 같소.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수는 없지만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때문에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이 사무치게 그립고 생각나는 것을 어쩔수 없소. ‘있을때 잘해'라는 말의 참뜻을 이제야 알것 같지만 너무 늦은 깨달음에 마음이 아프오. 

현재 당신은 비록 이국땅에 외롭게 묻혀있는 몸이지만 무주고혼은 아니오. 나는 지금까지 당신이 한국의 어느 곳에 묻혀 있는지도 잘 모르지만 나의 마음과 아들의 마음은 항상 함께 있소.

아무리 세월이 약이라고 하지만 당신이 고생하면서 살아왔던 과거를 생각하면 나는 항상 베개수건을 적시며 울다가 잠이 든 적이 얼마인지 모르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눈물이 앞을 가리워 편지를 더 써내려가기도 힘들구만.

그때의 그 리별이 영원한 리별이 될 줄을 알았다면 나는 당신을 보내지 않았을 것을… 무정한 병마에 생리별당한 느낌에 나는 항상 가슴을 치며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소. 그러나 아무리 후회하고 통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아픔과 고통이 없는 저세상에서나마 이젠 당신이 편히 잠들기를 바라오. 당신의 명복을 빌고 또 비오.

/리동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33
  • 3련속 홈경기의 포문을 승리로 열었다. 그야말로 쾌승이다. 연변룡정팀(이하 연변팀)은 6월 3일 오후 3시, 연길시전민건강체육중심에서 열린 중국축구 갑급리그 제8라운드 경기에서 지난해 을급리그 동반 승격팀인 동관관련에 2대0 쾌승을 거뒀다. 이날 연변팀은 3-5-2 포메이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수비라인에 왕붕...
  • 2023-06-03
  • 6월 3일 기준으로 올해 대학입시가 나흘 남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3년 전국 대학입시에 등록한 수험생은 지난해보다 98만명이 증가한 1,291만명이다. 그럼 올해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길림성의 조선어 수험생 규모는 얼마나 될가? 3일, 기자가 알아본 데 따르면 올해 길림성의 대학입시 조선어 수험생은 도합 1,863명...
  • 2023-06-03
  •  길림시단오민속제에 나갈 우의촌 로년협회 무용수들 교하시 오림조선족향은 길림지구의 유일한 조선족향진이다. 교하오림조선족향에는 팔가자, 태평, 우의, 남강자, 신안 등 5개의 조선족마을이 포괄되였는데 현재 유일하게 우의촌에만 조선족로년협회가 실존하고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6월1일 기자 일행은 교하시조선족실...
  • 2023-06-03
  • 5월말, 길림성통계국이 2022년 길림성 도시 비사영단위와 사영단위의 취업일군 년평균 급여를 공개, 각각 8만 7,222원과 4만 7,921원으로 전해 동기 대비 각각 5.1%와 0.1% 성장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길림성 도시 비사영단위 취업일군의 년평균 급여는 8만 7,222원으로 전해 동기 대비 4,194원이 늘었으며 이는 5.1% ...
  • 2023-06-02
  • 연길시 부르하통하의 취약고리 정비공사가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번 부르하통하의 정비공사범위는 부르하통하 연길시 도시구간으로서 주로 부르하통하 도시구간의 홍수방지가 취약한 부분을 대상으로 한다. 공사상류의 시작점은 연천교이고 하류의 종점은 연동교인데 하도정비 총길이는 8.772킬로메터에 달한다. 공...
  • 2023-06-02
  • 연길시 2023년 봄철주택교역회가 막을 내린 가운데 교역회 10일간 루계로 2,156채의 주택과 차고(주차자리)가 거래되였으며 판매총액은 8억 3,942만원에 달한것으로 집계되였다. 이번 주택교역회는 5월 20일부터 시작하여 5월 31일까지 진행되였는데 주택교역회에 참가한 기업은 도합 18개이고 전시회에 참가한 주택은 도합...
  • 2023-06-02
  • 6월 3일 오후 3시에 연변룡정팀은 연길시인민경기장에서 2023중국축구 갑급리그 제8라운드 홈경기에서 현재 갑급리그 1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관관련팀과 승부를 겨룬다. 2일 오전에 있은 기자회견에 연변룡정팀 김봉길감독과 공한괴선수가 참가하였다. 한편, 이날 날씨 원인으로 경기전 잔디적응훈련은 취소하였다. 연변룡...
  • 2023-06-02
  • [편집자의 말] 본지 기획 〈새농촌 기별〉 오늘부터 시작 향촌진흥은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의 중요한 임무중 하나입니다. 중국이 강하려면 농업이 강해야 하고 중국이 아름다우려면 농촌이 아름다워야 하며 중국이 부유하려면 농민이 부유해져야 합니다. 올해초 길림성당위에서는 농업강성 건설 목표를 내세우고 1호 문건을...
  • 2023-06-02
  • 5월 30일 중국 유인우주선 신주 16호가 우주정거장의 핵심 선실 천화와 도킹하는 장면이 북경우주통제쎈터에서 포착됐다. /신화사 5월 30일, 중국 유인우주선 신주 16호 우주인팀이 우주정거장 ‘천궁’에 탑승하며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러한 관심은 중국이 항공우주산업 발전 기회를 지속적으로 세계와 공유했기 ...
  • 2023-06-02
  • 시민들이 따슈껜뜨의 중앙공원에서 중국서예를 체험하고 있다. 5월 27일 우즈베끼스딴 수도 따슈껜뜨에서 열린 ‘차와 천하’·아집(雅集) 행사에서 현지 시민들이 은은한 차향 속에서 다채로운 중국 문화를 즐기고 있다. 전시 구역에는 전통 중국 음식외에도 서예, 종이공예, 공예품 전시 및 ‘차와 천하’·아집 행사 부스...
  • 2023-06-02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