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 138] 하늘나라로 떠난 안해에게 보내는 편지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5월17일 13시09분    조회:317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당신이 74세로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흘렀구만. 보낼 곳도 없고 받지 못할 편지인 줄을 번연히 알면서도 절절한 그리움으로 이 편지를 쓰오. 당신이 가있는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정을 주고 몸만 떠나갔구려…

생전 유람길에서의 안해 라정신

당신은 평범한 나의 동반자로, 조강지처로 나와 함께 평생을 살아온 순박한 녀인이였소. 당신이 떠난 후 아늑하고 생기가 돌던 집안은 허무하도록 정적이 깃들었고 당신의 따스한 손길이 갔던 이곳저곳에는 먼지가 내려앉기 시작하는구만.

당신은 라씨 가문의 장녀로서 모든 것이 풍요롭지 못했던 년대에 태여나 아래로는 여러 명이나 되는 동생들을 돌봐야 했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는 부모들을 도와야 했소. 다사다난했던 그때 그 세월, 어려운 가정살림을 돌보느라 장녀로서 말없이 모든 가정의 중임을 떠메고 항상 자신보다는 늙으신 부모님과 손아래 동생들을 생각하고 돌보느라 힘들었지.

당신은 나와 백년가약을 맺고 리씨 가문에 시집온 후에는 현처량모로 되였고 한국 로무 바람이 불자 병원 출입이 잦은 병약한 남편의 병치료와 아들애의 공부 뒤바라지를 위해 출국 길에 오르기도 했소.

당신은 산 설고 물 선 이국 타향에서 여름이면 습하고 곰팡이가 끼고 겨울이면 이가 덜덜 떨리도록 춥고 람루한 지하방에서 살면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냈고 오직 남편의 건강과 자식의 출세만을 바라고 이를 악물고 버텨왔소.

당신은 나이트클럽 주방일이며 가정부며 남들이 하기 싫어하고 꺼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았지. 힘든 하루일이 끝나면 막차도 끊긴 늦은 밤거리를 지친 몸을 끌면서 천방지축 걸어서 돌아오군 하였다지. 불도 지피지 않은 차거운 구들에 그대로 쓰러져 눈을 붙이군 했다지. 그러다가도 아침이면 다시 벌떡 뛰쳐 일어나 아픈 몸을 끌고 또 일하러 뛰여가군 했다지.당신이 한국생활을 하면서 쓴 일기장을 펼쳐보면서 나는 눈물이 앞을 가리는 것을 참을 수 없소...

한국에서 돌아온 후에도 당신은 집에서 가만히 앉아 놀기만 해서는 안된다며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계속해서 이곳 저 곳 일자리를 찾아나섰소. 쉴 틈이 없이 계속 일만했지…

그 보람으로 아들애는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지금은 한국에서 훌륭한 직장을 얻어 일하게 되였소. 이는 당신이 우리 집의 든든한 기둥으로 묵묵히 뒤바침 해주었기 때문이란 것을 나는 잘 알고있소.

그런데 무엇이 부족해서인지 건강하던 당신의 몸은 점점 쇠약해지더니 몸 곳곳에서 이상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소. 당지 병원에서도 병의 근원을 찾지 못하여 상해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게 되였소. 그런데 청천벽력같이 당신이 불치병인 암 선고를 받게 될 줄이야 어찌 생각이나 했겠소…

당시 암세포가 확산되여 당신의 신체 상황을 봐서 절제수술을 할 형편이 못되여 일부분의 장 절제수술을 하게 되였지. 당신이 연길공항에서 배동할 사람도 없이 동통으로 아픈 배를 끌어안고 허리를 구부정한 채 눈물을 글썽이면서 탑승구를 향해 걸어가다가 다시 돌아서서 배웅하는 우리를 바라보던 그 모습이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소. 쓸쓸한 뒤모습을 남기고 떠나가는 당신의 뒤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허약한 신체 때문에 동행해주지 못해 마음은 더더욱 괴롭고 아팠소. 당신이 떠난 후 나는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안절부절 못했고 이제나,저제나 당신의 병이 차도가 보인다는 실날같은 한오리 희망만을 바라고 바랐소.

그런데 갈수록 심산이라고 당신의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여만 가고 온몸이 팅팅 부었으며 몇달동안 물 한방울, 미음 한숟가락도 넘기지 못하였소.

당신은 행여나 하는 마음에 상해에서 비행기를 타고 아들이 있는 한국에 가서 병치료를 받게 되였소. 한국에서 당신은 옆에서 병시중 드는 아들애가 걱정할가봐 림종전까지 신음소리 한마디 내지 않고 이를 악물었다지. 날이 갈수록 병세가 더해졌지만 당신은 항상 남편 생각과 집 생각 뿐이였소. 나는 당신의 남편이지만 병환에 있는 몸 때문에 당신의 병시중을 한번 못해주었고 심지어 당신의 림종도 옆에서 지켜주지 못했소. 그것이 내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고 미안하고 괴로와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만.

당신이 영상통화로 한 마지막 말이 가슴을 치오. “나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요.”라고 한 그말 말이요. 힘겹게 그 말을 하던 당신의 수척해진 모습과 가냘픈 그 한마디 말이 지금도 귀전에 들리는 것만 같소. 그 집이 도대체 무엇인지? 집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그런 절망같은 말로 체념하였던 것인지?! 결국 당신은 완쾌되여 돌아오리라고 생각하며 떠난 그 집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소. 못난 남편을 걱정하면서 두 눈을 감지 못한 채 저세상으로 갔소…

살아생전 당신에게 잘해주지 못한 내가 싫고 자책 만하고 후회스럽소. 돌이켜보면 당신과 함께 어린 아들애를 키우며 오손도손 살던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시절이였던 것 같소.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수는 없지만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때문에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이 사무치게 그립고 생각나는 것을 어쩔수 없소. ‘있을때 잘해'라는 말의 참뜻을 이제야 알것 같지만 너무 늦은 깨달음에 마음이 아프오. 

현재 당신은 비록 이국땅에 외롭게 묻혀있는 몸이지만 무주고혼은 아니오. 나는 지금까지 당신이 한국의 어느 곳에 묻혀 있는지도 잘 모르지만 나의 마음과 아들의 마음은 항상 함께 있소.

아무리 세월이 약이라고 하지만 당신이 고생하면서 살아왔던 과거를 생각하면 나는 항상 베개수건을 적시며 울다가 잠이 든 적이 얼마인지 모르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눈물이 앞을 가리워 편지를 더 써내려가기도 힘들구만.

그때의 그 리별이 영원한 리별이 될 줄을 알았다면 나는 당신을 보내지 않았을 것을… 무정한 병마에 생리별당한 느낌에 나는 항상 가슴을 치며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소. 그러나 아무리 후회하고 통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아픔과 고통이 없는 저세상에서나마 이젠 당신이 편히 잠들기를 바라오. 당신의 명복을 빌고 또 비오.

/리동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2
  • “‘우리 앞에는 약팀이 없다’라는 각오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곤명과 옥계에서 1, 2차 동계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김봉길감독이 하는 의미심장한 말이다. “어려서부터 축구인생을 시작하여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 선수시절을 거쳐 눈부신 활약으로 프로팀에 입단하고 국가대표팀에까지 발탁되는 화...
  • 2023-03-02
  • 105만원의 체불 로동 보수! 139명의 여러 지역 농민공! 800여일의 임금 독촉 과정! 7일만에 원만히 심리 종결! 법정에서 판결을 선고하고 즉시 집행함으로써 농민공들의 피땀으로 번 돈을 돌려주고 ‘로임’근심을 해소해주었다. 이상의 수자는 연변주중급인민법원이 농민공들의 권익수호를 위해 내놓은 만족스러운 답안지이...
  • 2023-03-01
  • 국무원 판공청은 일전에 〈중의약 진흥발전 중대공정 실시방안〉(이하 〈방안〉이라 략함)을 발표, ‘14.5’기간 중의약 발전에 대한 지원 강도를 한층 더 높이고 중의약의 진흥발전을 적극 추동하게 된다. 〈방안〉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중의약의 발전 조건을 적극 개선하며 중의약의 특색 우세를 발휘하고 중의약의 질...
  • 2023-03-01
  • 한국에서 역내 전면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이 발효된 지 1년이 됐다. 한국 관세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한국은 주로 대중국·일본을 대상으로 RCEP 활용 무역이 이뤄졌다. RCEP은 중·한·일 3국의 경제·무역 협력에 큰 힘이 됐다. 한국 관세청이 2월 1일 RCEP 발효 1주년을 맞아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의 실적...
  • 2023-03-01
  •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2차 북경에서 거행      중앙정치국이 회의 주재   중앙위원회 총서기 습근평이 중요한 연설 전원회의는 습근평이 중앙정치국의 위탁을 받고 한 사업보고를 청취,토론하였으며 중앙정치국이 당내외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하고 반복적으로 예비토의하고 협상한 기초에서 ...
  • 2023-03-01
  • ▣ 유람객들 많아 한때 택시 잡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나자 현지 시민‘애심차대’ 조직 무료로 유람객 맞이 ▣ 공청단 연변주위와 연길시위‘빨간조끼' 청년자원봉사자 조직, 연길서역서 유람객 도와주다 “연변은 아무때든 한번 쯤은 가봐야 하겠다!” 최근, 동북 변경에 위치해있는 연변조선족자치주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
  • 2023-03-01
  • 올 들어 벌써 우리 나라 중대 수리공사 건설이 이미 5개가 새로 착공중이다. 150개의 중대 수리 공사 가운데 이미 93개가 착공돼 순조로운 건설 흐름을 보였다. 2023년에 새로 착공한 5개 중대 수리 공사 건설은 호북성, 안휘성, 하남성, 복건성과 운남성 등지에서 진행됐다. 최근에 착공한 운남성 등충 관개 지역 공사의 총...
  • 2023-02-28
  • ◈ 법 집행 강화, 규칙과 규범 개선으로 시장질서 확보 우리 나라의 공유경제(共享经济)가 지난해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정보쎈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우리 나라 공유경제 거래액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약 3조 8천 3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월 13일 섬서성...
  • 2023-02-28
  • 하현 사촌유적 발굴현장. 얼마전에 결속된 산서 운성 하현 사촌유적 2022년 고고학 발굴 현장 평가 행사에서 고고학 발굴 프로젝트 책임자인 길림대학교 고고학원 부원장 방계가 전문가들에게 년도발굴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인 6,000여년전 양소문화 초기의 석제 누에고치 2개를 소개했는데 이는 이 유적에서 고고학 발굴...
  • 2023-02-28
  • 비야디 전기뻐스가 2월 24일 일본 혹가이도 기타히로시마시 닛폰햄 파이터스 홈구장 앞에 정차해있다. /신화사 비야디(BYD) 전기뻐스 인도식이 2월 24일 일본 혹가이도 기타히로시마시에서 진행됐다. 이는 중국 비야디의 일본법인 비야디재팬이 혹가이도에 인도한 첫 전기뻐스다. 이번에 인도된 비야디 전기뻐스 5대는 현지...
  • 2023-02-27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