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최아바이의 소사랑 이야기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11월16일 09시30분    조회:340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동물 중에서  농사일을 돕는 동물을 말하라치면 누구나 다 소라고 할 것이다. 소는 확실히 농사일을 돕는 고마운 짐승이며 풍요를 가져다주는 동물이기도 하다. 소한테는 인내력과 성실성 그리고 근면한 정신이 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그처럼 소를 아끼고 사랑해 왔으며 소를 기둥처럼 믿어 왔을 것이다.

어릴 때 농촌에 살면서 소를 많이 보아 왔는데  그후 도시로 와서 살면서 소의 형상이 머리 속에서 많이 희미해짐을 느끼다가 며칠 전에 강변에서 산책할 때 강 건너 저쪽에서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가 눈에 띄여 문득 이전에 보아오던 소사랑이야기가 떠오르게 되였다.   

30대시절 내가 농촌마을에서 살 때의 일이다. 그때  옆집에서 소를 기르고 있었다. 아들며느리 그리고 손자까지 삼대가 한집에서 살고 있는 최아바이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먼저 발길이 가는 곳이 외양간이였다.

신새벽에 외양간을 말끔히 청소하고 비자루로 소등을 쓸어주고...그러고 나서야 아침을 드시는 것이였다. 아침식사 후에 해도 되는 일인데 소똥냄새로 밥맛이나 있었을가?

어느해 봄, 저녁녘에 밖에서 떠들어대는 소리가 요란해서 밖으로 나갔다. 그날 소에 발구를 메워서 나무하러 산에 간 아들이 절뚝대며 걷는 소만 몰고 금방 집에 돌아왔다. 내리막길에서 발구가 뒤집혀져 소가 발목을 상해서 소만 몰고 온 것이였다. 그런데 부자간에 대뜸 싸움이 생겼다.

“너 나무를 얼마나 많이 실었으면 소가 이 정도로 되였어? 말 못하는 소라고 그렇게 아낄 줄도 모르는 자식이구나”

아버지의 노발대발에 아들은 억울한지 눈물이 글썽한 채로 대꾸했다.

“아버지, 모르고 하는 소리꾸마. 나무 석대밖에 안 실었습꾸마.”

아들은 물론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아침에 누룽지 한웅큼 가지고 산에 가서 높은 산발을 오르 내리며 통나무를 찍어서 끌어 내리느라고 숱한 땀을 흘렸고 온 몸이 녹초가 된 상황인데 욕까지 얻어 먹다니?

“그럼 래일부터 아버지가 나무를 합소”

“너 소를 상하게 해놓고는 무슨 대꾸질이야? 저 소가 얼마나 아파하는지 아느냐?”

그들의 부자간의 다툼에 지나가던 사람들 몇몇이 모여들자 아들은 창피하다면서 욱 하고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이튿날 최아바이는 많은 시간을 소 곁에서 지냈다. 측은한 눈길로 소를 멍하니 쳐다보기도 했고 또 상한 다리를 주물러주기도 하면서 자꾸 이렇게 곱씹었다.

“에그, 아파도 말두 못하고... 참 불쌍하기도 하구나”

소는 주인의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한듯 다리를 주물러 줄 때면 커다란 두 눈을 끔뻑거렸다. 그리고 소에게 자주 찰떡도 쳐서 먹이였다. 찰떡을 한줌씩 떼서는 물에 찍은 후 소입에 넣어 주었는데 그럴 때면 소는 맛나게 새김질하고 있었다. 그 세월에 흔하게 먹지 못하는 찰떡을 말 못하는 동물에게 준다는 것은 웬간한 소사랑이 아니고서는 해내기 어려운 일이였다. 그때 배급을 타 먹다보니 입쌀도 흔치 않게 먹었던 나는 소가 아무리 중한들 찰떡까지 먹일 필요가 있을가 하고 생각해 본 적이 많았다.

어느날, 최아바이의 일곱살 난 손자가 동네 조무래기들을 데리고 소를 향해 돌멩이 뿌리기를 하고 있었다.

“명호야, 너 소 귀를 명중하고 광호는 꼬리를 명중해 봐.”

최아바이 손자가 이렇게 소리치자 애들이 돌멩이를 뿌리기 시작했다.

“이제 너 할아버지가 아시면 너 혼나니까 어서 다른데 가서 놀아라”

옆에서 지켜보던 내가 이렇게 타일렀다. 그 시각 나도 웬 일인지 소에 대한 동정심이 우뚝 살아났다. 개는 돌멩이에 얻어 맞으면 “깨갱”하고 소리치면서 피하고  돼지도  “꿀꿀 ㅡ”하고 소리치며 저만큼 피해갈 것이다. 그런데 소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있기만 했다. 돌멩이가 몸에 맞으면 눈만 껌뻑할 뿐이였다. 정말 우직하고 버티는 능력이 강하고 한없이 태평스러운 동물이였다.

나의 예측은 맞았다. 일을 보고 돌아오면 먼저 외양간부터 들리시는 최아바이의 시야에 애들의 장난이 안겨 들었다.

“너희들 왜서 이러는거야, 응?”

외양간 옆에 쌓여있는 나무가리에서 몽둥이를 찾아쥔 최아바이가 몽둥이를 막 휘두르면서 애들을 쫓았다. 애들이 다 달아나고 남은 건 손자뿐이였는데 몽둥이가 손자의 엉덩이에 떨어졌다.

“와 ㅡ”하고 우는 소리에 할머니가 나오더니 일의 자초지종을 알고는 야단쳤다.

“그까짓 소가 뭐 그리 대단해서 령감이 이 야단이요? 손자보다 소가 더 좋으면 오늘 저녁부터 외양간에서 자구려”

기고만장하는 할머니의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자를 노려보는 최아바이의 얼굴에는 노기가 가득했다.

“세상에 저런 령감은 처음 본단 말이요. 내 원, 기가 막혀서 말도 안나가네”

손자와 같이 한집에서 살면서 손자를  금이야 옥이야 하며 키우는 할머니는 손자가 맞는 것이 가슴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소고기장사군이 와서 인제는 소가 나이도 있고 또 상했는데 팔라고 했지만 최아바이는 안 팔겠다고 딱 잡아 뗐다. 물론 최아바이집 식구들이 모두 팔아버리는 것에 대찬성했다.

“너희들 모두 인간이냐? 어떨 때는 소를 실컷 부려먹고는 인제 와서 좀 상했다고 없애려 하는구나. 소는 농가의 밑천이라고 그래 밑천을 다 부려먹을 예산이냐? 그러면 망한다 망해.”

마을에서 평양고집으로 이름난 최아바이를 그 누가 이기랴?

그렇게 일년간 살다가 다른 데로 이사간 후로 다시는 소를 애지중지 여기는 최아바이의 모습을 더는 못보게 되였다.

세월이 흘러 인제는 최아바이도 저 세상으로 갔겠지만 그러나 소를 그처럼 사랑해 오던 일은 하나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남아있다.

/박영옥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734
  • 북경정음우리말학교(북경정음이라 략함) 제10회 이야기대회가 11월 25일 묘묘음악교실에서 개최되였다. 올해로 10회째인 이야기대회는 학생들의 우리말 습득능력 제고와 지도교사들의 수업성과를 검증하는 북경정음의 대표적인 행사이다. 사회를 보고있는 기초2반 담임교사 지월선 이번 이야기대회는 동시조, 초급조, 중급...
  • 2023-11-28
  •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유엔 기후변화 두바이대회가 아랍련합추장국 두바이에서 개막한다. 생태환경부는 일전에 〈기후변화에 대응할 데 관한 중국의 정책과 행동 2023년도 보고서〉를 발표하고 아랍련합추장국의 대회 주최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표했다. 그리고 각 체약국이 공동 협력해 〈유엔 기후변화 기...
  • 2023-11-28
  • [북경 11월 24일발 신화통신] 24일, 국가주석 습근평은 세계중국학대회·상해포럼에 축하편지를 보냈다. 습근평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중국학은 력사적 중국학문일 뿐만 아니라 당대의 중국학문이다. 중화문명은 유구한 력사를 자랑하고 있고 세계의 기타 문명과의 교류참조 과정에 더욱 풍부히 발전했으며 중국식 현대화...
  • 2023-11-28
  • 로씨야 고객이 흑하시의 한 택배보관소에서 택배를 찾고 있다. 흑룡강성 흑하시의 택배보관소에서는 택배를 찾으러 온 ‘외국인'을 종종 만날 수 있다. 그들 중 몇몇은 흑하 거주민이 아닌 국경을 넘어 택배를 찾으러 온 사람들이다. 겨울에 들어선 흑룡강에는 얼음덩어리가 강을 따라 움직이고 중국과 로씨야를 오가는 려...
  • 2023-11-28
  •       11월 27일까지 장춘공항 려객수는 연인원수로 1,397만 4,200명에 달해 34일 앞당겨 2019년 수치를 초과했는데 년려객량은 룡가공항이 사용에 투입된 이래 처음으로 사상 최고로 국내 첫 려객량이 2019년 전년 수준을 초과한 천만급 공항으로 되였다. 목전 장춘공항은 2019년 동기 대비 운행량과 려객량 각각 5.9%와 ...
  • 2023-11-28
  • 국가철도그룹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전 10개월간 전국 철도는 루계로 려객을 연인원 근 33억명을 수송하여 력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10개월에 전국 철도가 수송한 려객은 연인수로 32억 8,000만명으로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그중 9월의 전국 철도 단일 매표량과 단일 려객 수송량이 모두 력사상 최고치를 기...
  • 2023-11-28
  • 연변의 겨울철 빙설관광시즌에 조력하고 연변의 광범한 려객들의 나들이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남방항공회사에서는 12월 4일부터 연길-북경 대흥 직항 정기 항공편을 1년만에 다시 회복하기로 했다. 려객들은 이 항공편을 통해 북경에서 국내외 각 대도시로 가는 항공편을 갈아탈 수도 있게 되였다.이 직항 정기 항공편은...
  • 2023-11-28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