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최아바이의 소사랑 이야기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11월16일 09시30분    조회:362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동물 중에서  농사일을 돕는 동물을 말하라치면 누구나 다 소라고 할 것이다. 소는 확실히 농사일을 돕는 고마운 짐승이며 풍요를 가져다주는 동물이기도 하다. 소한테는 인내력과 성실성 그리고 근면한 정신이 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그처럼 소를 아끼고 사랑해 왔으며 소를 기둥처럼 믿어 왔을 것이다.

어릴 때 농촌에 살면서 소를 많이 보아 왔는데  그후 도시로 와서 살면서 소의 형상이 머리 속에서 많이 희미해짐을 느끼다가 며칠 전에 강변에서 산책할 때 강 건너 저쪽에서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가 눈에 띄여 문득 이전에 보아오던 소사랑이야기가 떠오르게 되였다.   

30대시절 내가 농촌마을에서 살 때의 일이다. 그때  옆집에서 소를 기르고 있었다. 아들며느리 그리고 손자까지 삼대가 한집에서 살고 있는 최아바이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먼저 발길이 가는 곳이 외양간이였다.

신새벽에 외양간을 말끔히 청소하고 비자루로 소등을 쓸어주고...그러고 나서야 아침을 드시는 것이였다. 아침식사 후에 해도 되는 일인데 소똥냄새로 밥맛이나 있었을가?

어느해 봄, 저녁녘에 밖에서 떠들어대는 소리가 요란해서 밖으로 나갔다. 그날 소에 발구를 메워서 나무하러 산에 간 아들이 절뚝대며 걷는 소만 몰고 금방 집에 돌아왔다. 내리막길에서 발구가 뒤집혀져 소가 발목을 상해서 소만 몰고 온 것이였다. 그런데 부자간에 대뜸 싸움이 생겼다.

“너 나무를 얼마나 많이 실었으면 소가 이 정도로 되였어? 말 못하는 소라고 그렇게 아낄 줄도 모르는 자식이구나”

아버지의 노발대발에 아들은 억울한지 눈물이 글썽한 채로 대꾸했다.

“아버지, 모르고 하는 소리꾸마. 나무 석대밖에 안 실었습꾸마.”

아들은 물론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아침에 누룽지 한웅큼 가지고 산에 가서 높은 산발을 오르 내리며 통나무를 찍어서 끌어 내리느라고 숱한 땀을 흘렸고 온 몸이 녹초가 된 상황인데 욕까지 얻어 먹다니?

“그럼 래일부터 아버지가 나무를 합소”

“너 소를 상하게 해놓고는 무슨 대꾸질이야? 저 소가 얼마나 아파하는지 아느냐?”

그들의 부자간의 다툼에 지나가던 사람들 몇몇이 모여들자 아들은 창피하다면서 욱 하고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이튿날 최아바이는 많은 시간을 소 곁에서 지냈다. 측은한 눈길로 소를 멍하니 쳐다보기도 했고 또 상한 다리를 주물러주기도 하면서 자꾸 이렇게 곱씹었다.

“에그, 아파도 말두 못하고... 참 불쌍하기도 하구나”

소는 주인의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한듯 다리를 주물러 줄 때면 커다란 두 눈을 끔뻑거렸다. 그리고 소에게 자주 찰떡도 쳐서 먹이였다. 찰떡을 한줌씩 떼서는 물에 찍은 후 소입에 넣어 주었는데 그럴 때면 소는 맛나게 새김질하고 있었다. 그 세월에 흔하게 먹지 못하는 찰떡을 말 못하는 동물에게 준다는 것은 웬간한 소사랑이 아니고서는 해내기 어려운 일이였다. 그때 배급을 타 먹다보니 입쌀도 흔치 않게 먹었던 나는 소가 아무리 중한들 찰떡까지 먹일 필요가 있을가 하고 생각해 본 적이 많았다.

어느날, 최아바이의 일곱살 난 손자가 동네 조무래기들을 데리고 소를 향해 돌멩이 뿌리기를 하고 있었다.

“명호야, 너 소 귀를 명중하고 광호는 꼬리를 명중해 봐.”

최아바이 손자가 이렇게 소리치자 애들이 돌멩이를 뿌리기 시작했다.

“이제 너 할아버지가 아시면 너 혼나니까 어서 다른데 가서 놀아라”

옆에서 지켜보던 내가 이렇게 타일렀다. 그 시각 나도 웬 일인지 소에 대한 동정심이 우뚝 살아났다. 개는 돌멩이에 얻어 맞으면 “깨갱”하고 소리치면서 피하고  돼지도  “꿀꿀 ㅡ”하고 소리치며 저만큼 피해갈 것이다. 그런데 소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있기만 했다. 돌멩이가 몸에 맞으면 눈만 껌뻑할 뿐이였다. 정말 우직하고 버티는 능력이 강하고 한없이 태평스러운 동물이였다.

나의 예측은 맞았다. 일을 보고 돌아오면 먼저 외양간부터 들리시는 최아바이의 시야에 애들의 장난이 안겨 들었다.

“너희들 왜서 이러는거야, 응?”

외양간 옆에 쌓여있는 나무가리에서 몽둥이를 찾아쥔 최아바이가 몽둥이를 막 휘두르면서 애들을 쫓았다. 애들이 다 달아나고 남은 건 손자뿐이였는데 몽둥이가 손자의 엉덩이에 떨어졌다.

“와 ㅡ”하고 우는 소리에 할머니가 나오더니 일의 자초지종을 알고는 야단쳤다.

“그까짓 소가 뭐 그리 대단해서 령감이 이 야단이요? 손자보다 소가 더 좋으면 오늘 저녁부터 외양간에서 자구려”

기고만장하는 할머니의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자를 노려보는 최아바이의 얼굴에는 노기가 가득했다.

“세상에 저런 령감은 처음 본단 말이요. 내 원, 기가 막혀서 말도 안나가네”

손자와 같이 한집에서 살면서 손자를  금이야 옥이야 하며 키우는 할머니는 손자가 맞는 것이 가슴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소고기장사군이 와서 인제는 소가 나이도 있고 또 상했는데 팔라고 했지만 최아바이는 안 팔겠다고 딱 잡아 뗐다. 물론 최아바이집 식구들이 모두 팔아버리는 것에 대찬성했다.

“너희들 모두 인간이냐? 어떨 때는 소를 실컷 부려먹고는 인제 와서 좀 상했다고 없애려 하는구나. 소는 농가의 밑천이라고 그래 밑천을 다 부려먹을 예산이냐? 그러면 망한다 망해.”

마을에서 평양고집으로 이름난 최아바이를 그 누가 이기랴?

그렇게 일년간 살다가 다른 데로 이사간 후로 다시는 소를 애지중지 여기는 최아바이의 모습을 더는 못보게 되였다.

세월이 흘러 인제는 최아바이도 저 세상으로 갔겠지만 그러나 소를 그처럼 사랑해 오던 일은 하나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남아있다.

/박영옥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920
  • 지난 10월 22일 연변룡정팀 대 광주팀과의 경기에서 양경범선수가 결승꼴을 넣은후 동료들이 축하해주고 있다.(김룡기자 찍음) 지난 7월 16일 저녁 7시 30분에 상해시 가정체육장에서 시작된 2023중국축구갑급리그 제14라운드경기에서 연변룡정팀(이하 연변팀)은 천여명의 쟝저후축구팬클럽 회원들이 지켜보는 홈장같은 분...
  • 2023-10-26
  • 중양절을 맞으며 10월 23일 오전, 장백조선족자치현 조선족로인협회에서는 새로 건설된 혜민종합활동중심 2층 활동실에서 ‘로인님들 중양절을 즐겁게 보내세요’라는 주제의 즐거운 경축모임을 베풀었다. 민주분회에서 진행한 윷놀이 총협회지도부의 통일적인 배치에 따라 4개 분회들에서는 모두가 명절복장을 곱게 차려입...
  • 2023-10-25
  • —북경정음우리말학교 2023년 가을학기 문화체험 개최 22일, 북경정음우리말학교 2023년 가을학기 문화체험이 주중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되였다. 북경정음우리말학교 정신철 교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행사는 학부모 운영진의 노력과 주중한국문화원의 지지를 떠날 수 없다”면서 주말도 쉬지 못하고 성심성의껏 도움을 준 모...
  • 2023-10-25
  • 습근평 국가주석이 10월 24일 친성혜용 주변외교리념 제기 1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에 서면축사를 발표했다. 습근평은 다음과 같이 표했다. 중국의 주변외교의 기본 방침은 주변국과의 선린관계, 동반자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이웃나라와 사이좋게 지내고 이웃나라의 안정을 수호하며 이웃나라를 부유하게 하면서 친성혜용 리...
  • 2023-10-25
  • 광범한 민영경제 인사들은 당의 두리에 굳게 뭉쳐 공상업련합회 사업발전의 새 국면 끊임없이 개척해야 중화전국공상업련합회 창립 70주년에 즈음해 중공중앙 총서기이며 국가주석이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인 습근평이 축하편지를 보내 당중앙을 대표해 공상업련합회 계통의 전체 간부와 직원 그리고 전국 광범한 민영경제 ...
  • 2023-10-25
  • 2024년 부분적 명절휴가 배치에 관한 국무원 판공청의 통지 각 성, 자치구, 직할시 인민정부, 국무원 여러 부, 위원회, 여러 직속 기구: 국무원의 비준을 거쳐 2024년 양력설, 음력설, 청명절, 로동절, 단오절, 추석절과 국경절 휴가와 휴가조절 날짜의 구체적 배치에 대해 아래와 같이 통지한다. 1, 양력설: 1월 1일 휴식,...
  • 2023-10-25
  • 23일, 길림성신장비장인학원 현판식 및 길림성 제2회 직원직업기능경기대회 신장비류 지능제조경기 참가신청 통로가 정식으로 열렸다. 길림성신장비장인학원은 성총공회와 성공신청, 중국제일자동차, 장춘자동차공업고등전문학교, 성자동차공업협회가 공동으로 건설하며 길림의 ‘6신 산업’ 발전과 ‘4신 시설’건설을 조력...
  • 2023-10-25
  • 습근평, 리강, 조락제, 왕호녕, 채기, 리희 회의에 참석하고 축하했다, 정설상이 당중앙을 대표하여 축사했다. 10월 23일, 중국부녀 제13차 전국대표대회가 북경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되였다. 이는 중공중앙 총서기이며 국가주석이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인 습근평이 주석대에서 회의에 참석한 대표들에게 인사하는 장면이다....
  • 2023-10-25
  • 21일 연변대학경영자과정 총동문회 12기,15기 회장단은 연길시삼구일품회사와 연변도맥웅식품유한회사를 방문, 기업의 현황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해결책을 찾았다. 연변대학경영자과정 총동문회는 해마다 기업탐방투어 활동을 조직하고 있는데 이는 올들어 두번째로 되는 기업탐방이다. 연변대학경영자과정 총동문회는...
  • 2023-10-25
  • 10월 24일, 성당위 부서기이며 성장인 호옥정은 연변(沿边)개방관광대통로사업전문회의를 소집,사회하고 총체적 건설방안을 심사결정했으며 통과했다.그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습근평 총서기가 새시대 동북전면진흥추진 좌담회에서 한 중요연설 정신을 깊이있게 관철하고 성당위의 포치에 따라 연변개방관광대통로건설을...
  • 2023-10-2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