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박영옥 미니소설] 오해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7월23일 14시22분    조회:159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앞산우에 둥근달이 두둥실 떠올라 대지는 어데라없이 대낮같이 환하다. 친구생일파티에 갔다가 늦게 집에 돌아온 분단이는 흠칫했다. 2층에 있는 그녀의 출입문앞에 웬 남자가 서성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여덟시전이지만 홀로 사는 그녀이기에 밤에 웬 남자의 출현은 놀라운 일이지 않을수 없었다.

“저---누구세요?”

분단이의 목소리는 저으기 떨리였다.

“오, 인제야 돌아 오셨군요. 박동수입니다. 그간 잘 지냈습니까?”

웅글진 남자의 목소리가 주위의 고요를 깨뜨렸다.

분단이는 그제야 생각이 났다. 바로 3년전에 그녀의 돈을 후무려간  그 남자다.

사흘전에 전화가 오더니 오늘은 직접 찾아까지 오고…

순간 분이 확 치밀어 올랐다.

“흥 남의 돈을 속여 먹고는 무슨 렴치로 왔어요? 더구나 이 밤중에…”

분단이는 밤늦게 불쑥 나타난 이 남자에 대해 마음의 탕개를 늦출수 없었다.

“저 오해하지 마십시요. 전 빚을 물러 왔을뿐입니다.”

(뭐? 빚을?  이게 정말일가?)

분단이의 눈길에는 의문이 가득찼다

“밤 시간이 꽤나 흘렀는데 홀로 사는 녀자집에 들어가긴 좀 그렇고 하니 우리 함께 밤시장에 가서 얘기합시다. 할 말이 좀 길어질것 같아서요”

빚을 갚으러 왔다는 소리에 그녀는 따라 나섰다.

그들은 부근의 야시장에 가서 자리를 정했다. 세월의 흔적인지 그 남자가 전에 비해 퍽 늙어 보였다. 얼굴색도 어두워 보였다.

“세월이 참 빠릅니다.  떠난 지 벌써 3년이군요. 그동안 마음이 많이 불안했습니다.”

동수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래요?남의 돈을 기편했으니 마음이 불편했겠지요”

분단이가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어떻게 대답을 올릴가요? 그때 대련에 간지 얼마 안되여 암진단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세상이 정말 귀찮아지면서 많이 실망하다보니 전화도 감히 못 드렸습니다. 전화로 이런 병에 걸려서 빚을 조금만 참아 달라고 사정할려다가 되려 구실이라고 할가봐 그럭저럭 지내면서 다행히 친척들 도움으로 치료를 견지해왔습니다. 일도 못했지요.몇달전부터 병이 좀 나아져서 억척스레 일했더니 돈이 좀 모아지더군요. 그래도 늘분단씨의 그 따스한 마음을 잊지 못했어요.. 그래서 오늘 인사하러 왔습니다. ”

말을 마친 동수는 가방쪼르레기를 열더니  제법 두툼해보이는 돈봉투를 꺼내서 분단에게 넘겨 주었다.

“이 돈을 받아 주십시오. .”

“어마나, 이건…웬일이세요? 빚진 돈은 이렇게 많지 않은데요.그리고 은행계좌로 보내도 되는데 이렇게 일부로 먼길을 찾 아왔는가요?”

분단이의 어조가 좀 누그러졌다.

“글쎄 그래도 되지만...인사는 찾아와서 직접 얼굴 보면서 하는 것이 도리인것 같았습니다.  내가 로비 때문에 애타할때 분단씨가 선뜻이 대주지 않았더라면 전 길가에서 헤매였을겁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 납니.”

“그까짓 일 잊은지도 오랜데요. 전 또 보답받자고 그런것도 아닌데요.”

늘 고깝게만 생각해온 일이였는데 이 시각 분단의 마음은 이상하리만치 되려 겸연쩍어졌다.

“그런줄 압니다만,사람이 어찌 어려울때 손을 내밀어 준 은인을 잊겠습니까?”

“그래도 전 이 돈을 몽땅 받을 수 없어요.”

“분단씨, 인간의 참된 마음과 바른 행실을 어찌 돈으로 계산할수 있겠습니까? 자,어서 받아야 제가 래일 거뿐한 마음으로 돌아가지요”

동수의 집요한 고집에 분단이는 막무가내로 돈을 받았다.

집에 돌아와서 돈을 꺼내든 분단이는 돈 속에 끼워넣은 쪽지가 눈에 띄워 펼쳐 보았다. 거기에는 “이 돈을 은공에 갚는다기보다 한 장애인을 돕고싶은 사랑의 마음으로 여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라는 글이 씌여져 있었다. 헤여보니 3천원이였다.

자리에 누운 분단이는 바싹 말라버린 기억의 쪼각을 더듬어 보게 되였다.

5년전 시교에 위치한 농촌에서 살던 사촌동생 내외가 외국으로 가면서 집을 봐달라면서 분단이한테 열쇠를 맡겼다.

어느날 김치움을 지나던 그녀는 깜짝 놀랐다. 김치움에 물이 마구 불어오른 것이였다. 상수도관이 터진게 분명하였다. 지체할세라 인차 일군을 내여 땅을 파헤치며 물이 새는 곳을 찾았다. 그런데 해가 서산으로 나불나불 넘어 가도록 원인을 찾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빌려온 물뽐프도 고장났다. 그렇다고 일을 마무리하지 못한채 중지하면 래일 다시 또 일삯을 팔아야 할 형편이였다.  분단이가 장애로 다리를 절룩대며 선자리에서 맴돌아치면서 안절부절하고 있을때 지나가던 웬 남자가 멈춰섰다. 보통키에 다부지게 생긴 체구,정기도는 눈과 한일자로 꾹 담긴 입은 남자의 듬직함을 보여주었다.

“제가 수리해봅시다. 이런 일에는 남자가 나서야 하는데 남편은 집에 계시지 않나 보군요?”

“남편은 남방에 일하러 갔어요.  그리고 이 집은 제가 봐주는 친척집이구요.”

침울해진 분단이의 목소리에 남자는 머리를 저으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불편한 다리시군요. 너무 근심마십시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리고는 인차 수리에 달라붙었다.잠간후 물뽐프가 다시 돌아갔다. 이쯤 해도 고맙겠는데 그는 또 삽을 쥐더니 밑에서 파올린 흙을 저쪽으로 옮겨갔다. 인차 그의 바지가랭이에 흙이  범벅되였다.

저녁 7시까지 애를 써서야 터진 수도관을 찾아서 수리했다. 일이 끝나후 분단이는 그를 ‘양고기 구이점’으로 안내했다. 조바심하고 있을때 도와준 일이 너무 고마웠던 것이다. 남자는 박동수라고 부르며 A시에서 살고있는데 몇년전에 일본에 간 안해의 배신을 당했다는 것도 알았다. 둘은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고충까지도 털게 되였다. 그 남자는 친구의 알선으로 돈벌러 래일 꼭 대련에 가야하는데 이 마을로 친구가 진 빚을 받으러 왔더니 어디론가 줄행랑을 놓았다는 것이였다. 로비조차 없단다.

“지금 대련으로 가야 하는데 돈이 모자라서 기차표를 살수 없네요.  이곳에 아는 사람은 없고…”

그 남자 말에 분단이는 저도 몰래 얼굴이 찡그러졌다. 방금전의 고마움이 구중천에 날아났다.

(나더러 돈을 내놓으라는게 뻔하지 않는가! 오늘 수고한 보답이라도 받겠다는 건가?)

이렇게 생각하니 불쾌해났다.

“래일은 꼭 떠나야겠는데 ... 분단씨 2백원만 선대해줄수 없을가요?인제 대련에 가면 인차 부쳐보낼게요.” 남자가 사정하는 표정이 딱해보였다.

그녀는 머뭇거리다가 마침내 백원짜리 두장을 꺼냈다.

“이거 너무 죄송합니다. 보아하니 분단씨도 넉넉치는 않으실텐데...”

그렇게 작별인사를 나누고 떠나간 동수는 도착해서 고맙다는 전화가 한번 온후로는 아예 종무소식이였다. 몇번이나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는데 빈 번호라고 나왔다.  처음에 그녀는 동수를 많이 욕했다. 몇년전에 남편이 돈벌이한다고 친구와 합작해 공장을 꾸렸지만 밑지고 나앉는 바람에 지금은 빚을 갚느라고 일전 한푼 보내주지 않아 저소득으로 살고 있는 그녀에게 2백원은 적은 돈이 아니였다. 그보다 장애인이라고 자신을 업수이 여기고 또 얼렁뚱땅 속여넘긴것 같은 동수의 몰상식한 처사가 더욱 저주스러웠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 미움과 저주는 조금씩 사라졌다. 그런데 바로 사흘전에 동수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직도 원래의 아빠트에 살고있고 옛날 전화번호를 쓰는가를 확인하는 전화였다...

이튿날 아침일찍 그녀는 5 천원을 가지고 려관으로 향했다. 어제 동수가 그녀에게 갚아준 돈과 형제들이 살림에 보태라고 준 돈까지 합쳤다. 병치료에 조금이라도 보태주고 싶었다. 그까짓 2백원때문에 먼길을 달려온 동수의 인정도 고맙지만 자신이 좋은 사람을 오해하고 원망했던 속좁은 처사가 더욱 마음에 걸렸다. 그런데 한발 늦었다.둥수는 아침일찍 떠나갔다. 정적이 깃든 텅빈 려관방만이 분단이를 맞아주고 있었다.

동녘하늘에 걸려있는 구름쪼각사이로 갓 떠오른 아침해살이 내리 꼰지고 있었다.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756
  • 길림일보의 소식에 의하면 일전 길림성 내의 첫 최초대출서비스센터-연변조선족자치주 최초대출서비스쎈터가 연길시에서 제막식을 치르고 운행을 시작하였다. 현재 15개 금융기관이 입주하였다. 연변의 최초대출서비스센터는 인민은행 연변중심지행에서 주금융 판공실, 연변은행 보험 감독 기구와 정무데이터국(政数局), 공...
  • 2022-10-28
  • 연변룡정팀은 후반 교체해 들어간 류박, 오청송의 꼴에 힘입어 동완완련팀을 전승, 첫 승리로 갑급리그를 향해 성큼 한걸음 내디뎠다. 27일 오후 2시 연변룡정팀은 염성경기구에서 펼쳐진 2022 중국 프로축구 을급리그 제2단계 제11라운드 총 결승경기(승격조) 첫 경기에서 류박, 오청송의 꼴로 2대0으로 동완완련팀을 전승...
  • 2022-10-27
  •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심의,통과된《중국공산당규약》단행본이 이미 인민출판사에서 출판되였고 26일부터 전국 신화서점에서 발행되였다./신화사
  • 2022-10-27
  • 10월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예술고시 훈련기구의 규범화 관리를 강화하고 기구 및 그 인원의 불법 범죄 행위를 예방하고 억제하며 인민군중의 리익을 확실히 보장하기 위해 최근 교육부, 공안부, 시장감독총국이 공동으로 중학생 또는 미성년자를 대상한 예술고시 훈련기구에 대해 전문 다스리기 행동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 2022-10-27
  • 시장감독총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 재정부는 최근 기업 관련 불법 수금 전문 다스리기 련합 검사 행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번 검사는 문제 지향성을 견지하여 ‘사업조사, 정책조사, 문제조사, 시정조사'의 요구에 따라 기업이 반영한 돌출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주력한다. 소개에 따르면 이번에 4개 부...
  • 2022-10-27
  • 제2편 중공 각급 지도간부 4. 현·구급 중공 지도간부 김동철(金东哲, ?—?): 중공경성특별지부 목란(현)분지부 조직위원 1931년, 중공경성특별지부 목란(현)분지부가 설립되자 조직위원이 되였다. (자료출처: ≪흑룡강항일투쟁인물록≫) 김두익(金斗益, 1909—?): 중공로투구위원회 조직부 책임자 조선 함경북도 경성 출신으...
  • 2022-10-26
  • 백승호 감독 2022 중국프로축구 을급리그 제2단계 총결승경기 제11라운드 동관관련팀 대 연변룡정팀대 경기에 앞서 25일 오후 연변룡정팀 백승호 감독과 김성준 팀주장이 경기전 소식공개회의에 참가하였다. 백승호감독은“처음으로 결승전 단계에 참가하게 되는 팀의 년령구조는 매우 젊다. 경험상 부족하지만 우리는...
  • 2022-10-26
  • ◇신기덕 서리 ‘상’(霜)자에 내릴 ‘강’(降)자이니 ‘상강’은 ‘서리가 내린다’는 뜻이다. 서리를 맞으면 여름곡식들이 타격을 입어 맛이 덜하고 씨앗의 힘도 약해진다. 상강 이전에 모든 여름곡식들의 수확을 끝내야 한다. 상강은 보통 양력으로 10월 23일 경에 든다. 상강 절기는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첫서리가 내린...
  • 2022-10-25
  • 10월 30일, 장춘공항은 2023년 3월 26일까지의 2022년 겨울시즌 항공편 계획을 전면적으로 개시한다. 신규 항공시즌에 장춘공항은 수송력 배치를 한층 더 조정하고 최적화하여 고봉 시간대 용량을 26편에서 27편으로 향상시키고 일평균 계획 항공편수는 425편로 지난달 대비 14.4% 증가하며 련속 8번째로 항공 시즌 계획 증...
  • 2022-10-25
  • 최근 농안현 8만묘의 땅콩이 풍작을 거두었다. 사진은 하라해진 정가와보촌(程家窝堡村)에서 재배호들이 맑게 개인 유리한 조건을 다잡아 땅콩을 수확하고 있는 장면이다. /길림일보 장야 찍음
  • 2022-10-2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