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려행수기】황혼의 려행이 남긴 추억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9월23일 14시49분    조회:186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ㅡ항주 서호를 찾아서

태승호

(지난기 계속)

단교를 떠나 계속 앞으로 1키로메터쯤 걸어가니 눈앞에는 물속에 잠긴 듯한 단층집이 보였는데 가까이 가보니 처마밑에는 ‘평호추월(平湖秋月) ’이라는 편액이 한눈에 안겨왔다. ‘평호추월’이라는 이름은 호수면이 거울처럼 평온하고 휘영청 밝은 가을달이 하늘가에 떠있어 달빛과 호수가 서로 어우러 진다는 의미로 지은 것이란다.

정자 옆에는 키가 크고 우뚝 솟은 오동나무 몇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미풍이 불어오자 호수면은 해빛에 반사되여 하얀 고기비늘같은 물결이 반짝이였고 저 멀리 바라보니 작은 배 몇 척이 한가롭게 ‘산책’을 하고 있었다. 작은 물고기들은 물속에서 자유자재로 이리저리 헤염치고 다니는데 사람들이 먹이를 주니 우르르 몰려가 먹이를 다투어 먹는다. 몇마리의 강자들만이 배불리 먹은듯 느릿느릿 헤염치며 자리를 뜬다.

12시가 가까워오자 우리는 근처에 위치한 식당에서 간단한 식사를 끝내고 호수가에 있는 정자에 앉아서 잠간 휴식을 취한 다음 호수가를 따라 계속 앞으로 걸어서 유명한 소제(苏堤) 어구에 이르렀다.

소제는 북송시기(1089년) 시인인 소식(소동파)이 항주지주(知州—지금의 시위서기에 해당함)로 지낼 당시에 서호의 진흙을 리용하여 구축하고 후세 사람들의 변천을 거쳐 형성된 것으로서 항주인민들은 소동파가 서호를 다스린 공적을 기념하기 위하여 소식의 이름을 붙혀서 ‘소제(소식의 제방뚝)’라고 명명하였단다. 소제의 총 길이는 2.8킬로메터이고 너비는 약 30메터로서 남북을 련결하는 인공 제방이다.

소제를 따라 천천히 걷노라니 호수에는 관광객들을 실은 유람선 10여척이 흐르는 물결을 헤가르며 여유롭게 떠다니는 것이 보인다. 저 멀리 바라보니 우뚝 솟은 뢰봉탑과 보탑은 해빛이 비추자 황금색 빛갈이 뿜어져 나와 신비롭고 신성한 기운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마치도 두 수호신이 아름다운 호수를 지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길옆의 화단에는 붉은색, 노란색, 자주색 꽃들이 마치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알록달록하게 피여나서 더없이 생기를 띄워주었다. 우리는 화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아름다운 순간을 남겼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 뿐만아니라 유구한 력사 문화를 바탕으로 한 이 곳을 걸으면서 나는 마치 옛날의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면서 그 시대 문인들의 정서를 느끼는 것만 같아 저도 모르게 북받치는 흥분을 좀처럼 가라앉힐 수 없었다.

한가로운 발걸음으로 주위의 경치를 감상하면서 끝머리까지 도착하니 이미 오후 3시가 되였다. 서호의 주변에는 많은 구경 거리가 있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집으로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가는 길에 나는 호수가의 작은 가게에서 기념으로 남기려고 손으로 그린 서호 풍경엽서를 하나 샀다. 가게 주인이 열정적으로 서호의 력사와 문화 배경을 상세하게 소개하니 더 한층 이 아름다운 서호에 대한 리해를 깊이 가지게 되였다.

오후 5시 반이 지나자 저녁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였다. 석양에 비친 호수는 금빛을 띠고 있었고 산과 나무는 옅은 주황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이 순간, 나는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유화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번의 유람길은 60평생 간직하고 있었던 나의 소망을 이루어 주었으니 기쁨 심정은 어디에도 비할 수 없이 즐거웠다. 시간상의 원인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나로 하여금 서호의 아름다운 풍경과 풍부한 문화적 함의를 맛보게 한 좋은 계기로 되였으며 서호를 포함한 산과 나무 그리고 아름다운 꽃들은 모두 나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고 아름다운 추억이 내 인생에서 귀중한 재산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생명 중의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후회없는 황혼의 삶을 즐겁게 보낼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가?! 세월은 흐를수록 우리의 몸은 점점 로쇠해지고 행동도 불편해 지는 것은 막을수 없는 필연적인 추세이다. 그러므로 아직 건강하고 또 두 다리로 걸을수 있을 때 마음껏 세상 구경을 떠나보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끝)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920
  • 장춘시록원구조선족소학교는 일전 학교 체육관에서 제2회 ‘최강 석류씨 찾기’ 중화민족공동체 의식 확고히 다기지 주제 지식경연을 펼쳤다. 지식경연에는 전교 2학년-6학년 학생들이 참가했는데 첫 라운드의 경기를 거쳐 선발된 125명 선수가 결승경연에 도전했다. 경연은 저급학년조와 고급한년조로 나뉘여 진행되면...
  • 2024-12-13
  • [유기자의 법률도우미](13)중국류학생 노린 한국 보이스피싱 함정, 조심해야한국에서 ‘화장품 구매대행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방식으로 피해자의 자금을 세탁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수법이 올해초 한국 경찰에 적발됐다고 법무법인 재유측이 최근 전해왔다.이 보이스피싱 조직은 재한 중국류학생을 상대로 아르바이...
  • 2024-12-13
  • 가장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무승의 늪을 헤여나오다연변룡정팀 제3임 감독 이기형.이반 감독의 하학과 더불어 연변축구팬들에게 전해진 소식은 한국적 감독 이기형의 도래였다. 2011년부터 감독생애를 시작하여 인천, 서울, 부산, 성남 등 팀들에서 조리감독, 감독 등 직을 맡았던 이기형 감독은 비록 중국프로축구팀을 이...
  • 2024-12-13
  • 11일,훈춘역무통(易贸通)전자상거래유한회사가 다국간 전자상거래 ‘1210’보세수출모식으로 신고한 일련의 전자제품이 훈춘종합보세구에서 순조롭게 통관되였다. 이는 우리 성의 다국간 전자상거래 ‘1210’보세수출업무가 순조롭게 개통되였음을 표징한다.료해한 데 의하면‘1210’보세수출은 다국간 전자상거래에 관한 ...
  • 2024-12-13
  • 매하구첨단기술산업개발구 견과산업단지에 들어서면 운수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드나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가 하면 생산직장마다에서 기계소리들이 귀맛좋게 들려온다. 단지내 입주한 8개 견과 가공기업들에서 겨울철 주문서 맞추기에 생산에 만전을 가하고 있는 경상이다.  지난해 이 단지에 입주한 매...
  • 2024-12-13
  • 향촌진흥 전략을 실시함에 있어서 산업흥성이 중점이고 농특산품 발전이 관건이다. 최근년간 길림성 휘남현 루가조선족향은 산업의 흥성을 향촌진흥의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꽃사슴 양식산업을 적극 발전시키고 산업발전의 새로운 경로를 부단히 모색해 치부의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루가조선족향의 꽃사슴 양식산업은 주로...
  • 2024-12-13
  • 12월 10일, 도문시인민검찰원과 연변대학 법학원은 협력 공동 건설 체결 및 실천교수기지 현판식을 가졌다.이번 행사는 검찰대오 건설과 법치인재 양성의 융합발전의 새로운 경로를 한층 더 강화하고 검찰기관의 법률사무와 대학교의 법학교육자원을 교류하고 공유하는 플래트홈 구축을 취지로 하였다.현판식에서 도문시인민...
  • 2024-12-12
  • 연길시법원: 투자융자위험 조심해야친구 사이에 함께 사업에 투자하기로 하고 “돈을 벌면 리윤을 함께 나누고 밑지면 각자의 몫으로 하자”라고 약속했다가 경영부실로 회사가 해산되니 서로 법정소송까지 가게 되였다. 이는 동업인가 아니면 대차인가?최근 연길시인민법원에서는 법에 따라 '명목은 동업이지만 사실은...
  • 2024-12-12
  • ● 길림 15개 통상구, 신판 대외개방 통상구 출입경 변방검사 현장표지 사용사진은 중국이민관리 주표지이다.길림변방검사총역 변방검사처에 따르면 국가이민관리국의 통일적인 배치하에 지난 12월 1일부터 길림변방검사총역 15개 통상구에서 신판 대외개방 통상구 출입경 변방검사 현장 표지를 사용한다.출입경 관광객들이...
  • 2024-12-12
  • 최근, 연변과학기술협회는 연길시 건공가두 연홍사회구역에 10개의 편민걸상을 기증하여 주민들의 생활에 편리를 가져다주었다. 2023년에 건설된 연홍사회구역 민족단결광장은 관할구역 로인들이 오락과 신체 단련을 하는 중요한 장소이다. 하지만 활동 장소 내에 잠시 앉아 휴식할 수 있는 걸상이 부족했다. 이 ...
  • 2024-12-12
‹처음  이전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