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훈춘편] [수필] ‘침’ 한대의 매력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10월31일 11시19분    조회:64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글 주덕진(훈춘) 

사람이 불시로 어디 아프거나 음식에 체했을 때 가느다란 침으로 경락을 작용해 아픔을 즉시 해소하는 것을 침 한대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사람의 허점이나 급소를 찔러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착오나 잘못을 느끼고 고치게 하는 것도 침 한대의 매력이라고 하겠다.

2017년 3월말의 어느날 아침, 나는 경작지 재조사 통지를 받고 10년만에 내가 살던 고향 마적달로 가는 뻐스에 올랐다. 100여리 길을 달려 마적달촌에 도착한 나는 꿈결에도 그려보던 고향의 식품상점과 음식점들이 얼마나 반가운지 몰랐다. 마을을 곧게 지른 새 포장도로는 눈길을 흐뭇하게 했다.

촌부에 들어서니 널다란 회의실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와 부산을 떨고 있었다. 

“아저씨 안녕하셨어요?” 내가 촌주임과 인사를 나누고 돌아 서는데 누군가 반갑게 손을 잡는다. 강대장의 딸 정금이였다. 50대의 정금이는 10여년 세월이 흘렀지만 어글어글한 눈은 여전하여 첫눈에 알아볼수 있었다. 

한국에 가서 7년간 일하다가 얼마전에 돌아왔다는 정금이와 문안인사를 주고 받는데 “조용들 합시다.”하는 촌주임의 말소리가 들렸다. 농민들의 명줄인 토지와 관계되는 문제였다. 촌주임이 경작지 재조사에 관한 상급의 몇가지 지시정신을 전달하였다. 그에 따르면 이번에 장기간 불변하는 토지확권 재계약을 하게 된단다.

설명 위주인 촌주임의 전달발언이 끝나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였다. 오래만에 만난 사람들이 오구작작 몰려간 마을식당은 화기가 감돌았다.

나는 정금이와 마주 앉았다. 정금이가 강대장 대신 나를 대접한단다. 상에는 이밥에 소탕, 시골의 명품인 버들개 튀김,짝태에 맥주가 올랐다.

“그런데 이번에 어째 강대장은 안 오고 정금이가 왔소?” 강대장의 안부에 대해 언녕부터 궁금했던 내가 이렇게 물었더니 정금이는 강대장이 간암으로 앓다가 7년전에 돌아간 사연을 간추려 들려주었다. 

나는 강대장과 10년을 조석으로 머리를 맞대고 일한 사이를 떠올리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렇지 않아도 아버지께서는 림종전 아저씨에 대한 말씀을 했었어요. 송목수네 소나무 가구문제를 가지고 주회계는 원칙성이 강하고 청렴한 분이니 너희들이 따라배울 본보기라고.” 

정금이가 하는 말에 나는 1982년의 일을 떠올렸다. 그해 제2생산대의 송목수네 집에 불이 났는데 자람새가 좋은 우리 제1생산대 소나무 100가지를 베여다 살림집과 창고를 짓는데 서까래로 사용했다. 그런데 며칠후 송목수가 갑자기 강대장보고 소나무값을 치르기 곤난하니 대신 대장과 회계한테 가구 한틀씩 짜주면 않되겠느냐며 사정했단다. 강대장은 나를 불러 “주회계, 송목수도 좋고 우리도 좋구, 그렇게 하면 좋지 않을가?”하며 어떨궁한 심리를 내비쳤다.

누구를 불문하고 집체경제의 돈 한푼이라도 허타히 새여나가지 못하게 철통관리하여 사원들로부터 융통성이 없는 “전주대”로 불렸던 나는 단연히 반대하였고 사원들에게 미안한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런데 얼마후 나를 찾아온 강대장이 “주회계 말이 맞았소. 가구를 안 가지길 잘 했지. 가졌더라면 ...” 하고 말하는 것이였다. 그에 따르면 생산대에서 소식통으로 불리는 청년이 강대장에게 송목수한테서 소나무 대신 가구를 가지기로 하였는가고 묻기에 곧장 송목수를 찾아가 다시는 그런 허튼소릴 치지 말라고 다짐을 두었단다.

집을 짓고보니 돈이 딸리여 싼 가구로 소나무 값을 대체하려던 송씨는 친척들한테서 돈 300원을 꾸어다 우리 생산대에 납부했다… 

그런데 강대장이 40년전의 일을, 누구한테도 이야기한 적 없는 이 일을 림종전에 딸한테 전해 줬다니 실로 ‘침’ 한대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은 가장 렬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생산대간부들이 고생은 많지만 대우는 적고 아래우로 몰우리는 시중군이라고 여겼지만 강대장은 10년을 하루와 같이 집체와 사원들을 위해 일했다. 

생산대 목축장에서 다섯살짜리 암소가 범한테 뜯기웠을 때 소를 잡아 사원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준 일, 계절에 따라 농사일을 앞당겨 끝내고 사원들에게 부업거리를 얻어주어 수입을 올린 일… 우리는 150여명 식구를 거느린 ‘큰 가정’을 이끌고 애환이 깃든 많은 이야기를 엮었다.

산과 산은 못 만나도 사람과 사람은 다시 만날수 있다고 오늘 강대장의 딸 정금이를 통해 지난날의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반향을 마주할 수 있게 되였다. 이 또한 이번 고향행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 아닐수 없다.

编辑:김태국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745
  • - FIFA, 2030년과 2034년 월드컵 개최지 확정국제축구련맹(FIFA)은 11일(북경시간) 211개 회원국이 화상회의로 참가한 림시 총회에서 2030년과 2034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안건을 의결했다.이에 따르면 2030년 대회는 유럽의 에스빠냐•뽀르뚜갈, 아프리카의 모로꼬 3개국이 공동으로 개최하고 2034년 대회는 사우디아라비아...
  • 2024-12-16
  • 최근, 룡정시동산실험소학교가 롱구교양 분야에서의 두드러진 성과로 ‘연변조선족자치주 체육전통 특색학교’로 선정되였다.알아본 데 따르면 2009년부터 룡정시동산실험소학교에서는 롱구운동을 특색 건설의 돌파구로 삼아 롱구 교과서 교육과정을 적극 개발하여 롱구를 체육 교육과정에 편입시켰으며 매주마다 최소 한시...
  • 2024-12-16
  • 연변팀이 15일 오전에 운남성 옥계로 동계훈련을 떠났다고 구락부측에서 전했다. 당일 기지에서 출발한 연변팀은 고속철도와 항공편을 리용하여 운남옥계훈련기지로 향하게 되며 첫단계 동계훈련을 진행하게 된다. 연변축구팬들이 축구팀을 응원하며 배웅했다. 구락부에 따르면 첫단계 동계훈련은 체력 비축 위주로 진행하게...
  • 2024-12-16
  • 일전 화룡양수에너지축적발전소대상이 성발전및개혁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이는 대상이 법정절차에서 확인을 받고 정식으로 착공건설전 준비단계에 진입했음을 표징한다. 화룡양수에너지축적발전소는 화룡시경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발전기 설계용량은 180만킬로와트(6×30만킬로와트)이고 공사 총투자는 116억1,100만...
  • 2024-12-16
  • 일전 광동성 혜주에서 ‘길림 상품 입만 출해(吉货八湾出海)’ 농산물 생산 판매 접목 및 ‘길자호’ 농산물 광동─향항─오문 대만구 전시판매쎈터 현판식이 개최되였다.연변주공급판매사의 조직으로 활동에 참가한 연변의 기업들은 각 기업의 특색을 자랑하는 특색 농산물을 전시했다. 화룡시홍윤공급판매관리유한회사, 화...
  • 2024-12-16
  • 광동성 심수시에 위치한 심수중심공원, 공원 반경 키로메터내 주문시 빠르면 10분 만에 드론이 식음료를 배송해준다."드론 배송은 즉시배송의 새로운 모델입니다. 업체의 배송 비용을 줄이고 식음료의 신선도를 보장함으로써 소비자의 써비스 체험을 향상시킬 수 있죠."메이퇀 드론 공공사무 책임자는 올해 5.1절...
  • 2024-12-16
  • 남방항공회사에서는 일전 울라지보스또크—연길—서울 환승 항공편을 내와 중국, 로씨야, 한국 려객 국제 환승 출행에 편리를 제공했다.  목전 연길과 로씨야 울라지보스또크 사이를 오가는 남방항공 국제항공편은 매주 두차례 수요일과 토요일에 운행되고 연길과 한국 서울 사이를 오가는 남방항공 국제항공편은...
  • 2024-12-16
  • 일전 돈화시농업농촌국에서 알아본 데 따르면 돈화시현대농업산업원이 농업농촌부의 2024년 실적평가를 통과했다.국가현대농업산업원은 규모화 재배, 양식의 토대상에서 ‘생산+가공+과학기술’을 통해 현대 생산요소를 모으고 체제기제를 혁신하여 명확한 지리적 계한과 일정한 지역범위, 건설 수준이 비교적 앞선 현대농업...
  • 2024-12-16
  • 12월에 들어서면서 빙설관광소비가 성수기를 맞이했다. 일전 현지 특색을 체험하는 ‘동북 온돌’이 인기 화제로 되였고 네티즌들은 SNS에서 관광체험을 공유했다. 메이퇀의 수치에 따르면 11월 이래, ‘동북 온돌’의 검색 열기는 전월 대비 154% 성장했고 할빈, 심양, 장춘, 연변, 장백산이 인기 검색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 2024-12-16
  • 훈춘종합보세구 보세물류분배쎈터가 최근 사용에 투입되면서 훈춘다국전자상거래 운영능력이 대폭 향상됐다.기자가 이 쎈터 창고를 찾아가보니 줄지어 늘어선 선반이 구역별로 가지런히 진렬되고 선반 꼭대기에는 위치 표식이 달려있었으며 로동자들이 절차 작업에 따라 화물 분리, 포장, 표기부착 등 일을 하고 있었고 물류...
  • 2024-12-16
‹처음  이전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