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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사위에 우리 문화 감성과 삶에 대한 태도까지… 2024-11-08 09:02:38
조글로미디어(ZOGLO) 1970년1월1일 08시00분    조회: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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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춘매는 남다른 촉각으로 시대의 변화를 포착하고 늘 앞장서서 에어로빅으로부터 다이어트댄스, 케이팝댄스, 요가, 밸리댄스, 민족무용 등 류행을 선도했다."

무용을 삶의 중심에 두고 인생을 빚어온 연변댄스협회 회장 황춘매(48세), 그는 연변에서도 비교적 일찍 학원을 꾸려 에어로빅, 댄스, 민족무용을 보급한 사람 가운데 한명이다.

5일, 인터뷰차 만난 황춘매는 톡톡 튀는 개성과 넘치는 열정의 소유자라는 게 첫인사에서부터 느껴졌다. 전통의 뿌리를 다지면서도 현대의 흐름을 반영해 자신만의 무용세계를 구축해온 황춘매는 최근 또 틱톡과 같은 ‘열린 무대’를 통해 우리 무용을 홍보, 계승, 전파하고 있다. 장장 20여년의 학원 운영 및 교육에 종사해온 황춘매의 특별한 무용철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한 황춘매.

◆시대 변화 포착, 부단히 새로운 시도

황춘매는 학창시절부터 무용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지만 부모의 반대로 인해 금융전업을 선택했으며 졸업 후 은행에 취직했다. 직장인이 된 후에도 댄스를 향한 열망은 접을 수 없어 점심과 저녁 시간을 리용해 에어로빅학원을 다녔다. 그러다가 2006년 연변대학 예술학원 무용계에서 3년간 진수를 하면서 기본기 련습부터 리론학습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배웠다.

“한참이나 어린 대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면서도 나의 열정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어요. 배움에 있어서 나이는 그저 수자일 뿐, 배우고 싶을 때 배우니까 스펀지마냥 지식을 흡수했어요.”

춤을 향한 열정을 버릴 수 없었던 황춘매는 과감히 은행을 그만두고 춤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황춘매는 연길에서 비교적 일찍 에어로빅학원을 시작한 덕분에 ‘덕의루’에어로빅은 연길에서 대표적인 에어로빅학원으로 거듭났다. 한때는 수백명의 회원을 거느리며 대형 학원으로 몸집이 커졌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자가 많이 생긴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운영이 어려워졌다.

“우리 학원에서 성장해 독립한 강사들도 많습니다. 그들이 결국 경쟁상대가 되였지만 저는 경쟁이 있어야 진보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다른 출구를 찾으며 부단히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황춘매는 남다른 촉각으로 시대의 변화를 포착하고 늘 앞장서서 에어로빅으로부터 다이어트댄스, 케이팝댄스, 요가, 밸리댄스, 민족무용 등 류행을 선도했다.

춤을 향한 뜨거운 그녀의 열정은 주변인들에게도 많이 전해졌고 그들을 감화시켰다. 황춘매가 무용을 가르치는 로인대학의 부분적 수강생들은 퇴직 후 사회적 지위와 환경 변화로 인한 우울증세나 심리적 질병을 앓던 데로부터 무용을 통해 점차 활기를 되찾기도 했고, 그녀에게서 댄스를 배우는 소학생도 학교의 무대에 서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학교생활에서 자신감을 되찾아가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지켜보며 황춘매는 “무용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힘이 이렇게 클 수 있구나”를 또 한번 깨달았다고 한다.

황춘매는 “춤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이라며 수강생들에게 무용의 기교 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수업 방식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단순한 춤사위를 넘어 우리 민족 문화의 깊은 감성과 삶을 대하는 열정적인 태도도 함께 전해주었다.


◆‘열린 무대’서 알기 쉬운 민족무용 선보이다

코로나 시기, 학원이 반복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수강생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쭉 활동량이 많은 일상을 이어오다가 갑자기 집에서 근신하자니 기분마저 우울해지던 차 라이브방송을 접하고 두눈이 번쩍 띄였다.

“처음에는 저의 방송을 보는 사람이 2명, 3명 뿐이였고 지어 한명도 없을 때가 있었어요.”

사기 진작을 위해 아예 화면에서 회원수가 표시되는 부분을 스티커로 막고 열심히 가르쳤다.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7시마다 정기적으로 라이브방송을 꾸준히 진행한 덕분에 요즘은 방송마다 200~300명 회원수를 꾸준히 유지한다.

“틱톡에서는 조선무용이라면 배우기 엄청 어려운 무용이라고 오해를 하던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황춘매는 일찍 대학 교수나 전업 무용수들이 틱톡을 통해 전수하는 조선무용을 접한 네티즌들이 전업성이 너무 강한 강의를 맨 먼저 접한 데서 이런 오해가 생긴 것이라 분석했다.

“저는 현대인들이 조선족 무용을 친숙하게 느끼고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하는 데 착안점을 두고 일상적이고 알기 쉬운 무용을 가르쳤어요.”

무료로 민족무용을 배워주면서 그녀는 전국 각지, 나아가 전세계의 회원들에게 민족무용의 아름다움을 널리 전파했다.

◆견지는 늘 뜻밖의 기회를 준다

황춘매는 평소 어른들을 대상으로 무용을 가르치고 주말에는 소년궁에서 어린이들 댄스를 지도하는외에 틈틈이 조선무용 련습복과 개량복을 설계해 제작하는 일에도 몰두하고 있다.

일찍 10년간 미술을 꾸준히 배운 것이 바탕이 되여 이런 시도를 하게 되였는데 생각 밖에 그녀의 또 하나의 사업으로 되였다.

“내가 머리속에 구상한 무용작품, 그것에 어울리는 복장을 구하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았어요. 차라리 내가 디자이너가 되여 제작하는 것이 편할 것 같았어요.”

자신이 무용수이다 보니 불편한 점을 하나씩 보완하면서 편하고도 예쁜 무용복을 제작할 수 있었다. 편하고 예쁜 무용복은 대뜸 회원들 가운데서 인기를 모으게 되였고 점차 디자이너로서도 자리를 굳히게 되였다.

황춘매는 배우고 싶은 걸 꼭 배워두면 언젠간 그것이 빛을 발할 때가 있는 것 같다며 “한가지 일을 꾸준히 견지하다 보니 그 과정에 기회의 문이 하나둘씩 열렸다.”고 회고했다.


◆전통에 현대를 가미한 독특한 매력으로

거의 30년간 모든 년령대를 아우르며 무용을 지도해온 황춘매는 어린이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그들에게 맞는 동작을 고안해 쉽게 가르치는 것이 장점이다.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것을 깨우치고 선곡과 무용 면에서 이제는 나만의 특색이 뚜렷한 작품을 창작할 수 있습니다. 민족특색이 다분하면서도 각자의 나이에 맞는 무용을 창작해 모두가 민족무용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이런 경험과 경력이 바탕이 되여 황춘매는 일찍 2017년 CCTV의 <개문대길>프로그램에서 무용 <도라지>의 안무와 무대표현을 맡아보기도 했고 연변TV의 아침댄스 프로그램을 맡아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의 요청으로 오는 2025 세계조선족설맞이문예공연 무대를 준비중이다. 이번 일본 초청은 황춘매의 틱톡 영상을 본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 회장과의 인연이 계기가 되였다고 한다.

황춘매는 무용작품의 선곡을 할 때 연변의 노래를 선호한다. 안무 또한 전통적인 춤사위에 현대적인 연출을 결부해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우아함과 강렬함이 어우러진 민족무용의 독특한 매력을 작품에 녹여내 우리 민족 무용의 신선함을 널리 전할 예정이다.

“민족무용은 과거와 현재를 련결하고 지역과 지역을 련결하는 다리라고 생각됩니다. 저의 무용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민족무용의 아름다움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리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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