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필] 나는 돌을 기른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11월26일 15시09분    조회:24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연길)김학송


요즘 주변을 살펴보면 뭔가 기르는 사람이 차츰 많아지고 있다. 

강아지, 고양이, 물고기를 기르는가 하면 딱정벌레나 뱀도 기른다. 거기에다 채소 기르는 사람, 화초 기르는 사람… 인간의 취미는 실로 가지각색여서 그만큼 인간의 삶이 풍요로운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별난 취미가 있다. 돌을 기르는 취미다. 혹자는 “저 사람 돈게 아니냐?”하고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돌에 대한 리해가 깊지 못한데서 생긴 기우(杞忧)가 아닐 수 없다. 내가 기르는 돌은 그냥 몽돌이 아닌 예술적으로 생긴 자연석으로 수석(寿石)이라는 예쁜 이름표가 붙어있다.

3천년전의 고서에도 기재된 수석은 ‘동방문화의 꽃’으로 불린다.

수석의 묘경을 모르고서는 동방사상의 진수를 파악할수 없다고 하니 수석이야말로 고아(高雅)의 정석이요, 아취(雅趣)중의 아취라 아니 할수 없는 것이다.

나는 돌을 기른다.

내게 있어서 수석은 정신의 기탁이다. 그래서 나는 아주 정혼을 쏟아가며 돌을 기른다. 행여 상할세라, 행여 목 말라할세라 애지중지 정성을 쏟아 붓는다.

나의 하루는 돌에 물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딱 바라지게 생긴 산형석(山形石)에 물을 촉촉 뿌려주면 잠자던 고놈이 슬금 깨여나 싱그레 웃으며 나를 반겨준다. 돌갗에서 피여 오르는 신령한 빛이 내 속에 흘러들면 나의 하루도 급기야 눈을 뜬다. 돌과 인간의 교감에서 생겨난 도파민이 온 몸의 세포를 흥분시키는 순간이다. 돌의 기운이 온 몸으로 퍼지면서 가붓한 전률마저 감도니 나의 하루가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돌을 기른다.

돌은 나에게 스승이 된다. 돌 상완(赏玩)의 아취는 예로부터 매죽(梅竹), 다향(茶香)과 함께 동방의 지식인들만의 풍류요, 멋이였다. 돌은 강인한 의지와 청빈의 상징이다. 한점 돌이 지닌 침묵의 무게에서 고고한 선비정신을 배우기도 한다. 고태(古态) 자욱한 돌을 흔상하며 한아(闲雅)의 아름다움, 동양적인 로경(老境)과 원숙지미(圆熟之美)에 눈 뜨게 되는데 그런 순간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세상 모든 것이 한결 아름다워진다.

돌은 무성의 잠언으로 나에게 겸손과 인내를 가르친다. 속세의 오탁을 벗어나 고매한 정서의 세계, 선(禅)의 경지로 데려다 주는게 돌이다. 

나는 돌을 기른다.

돌은 사색의 반려이다. 돌 속에는 시와 예술이 숨어있다. 정묘(精妙)한 돌은 시를 읊는다. 돌은 침묵의 언어로 나에게 시를 가르치고 인생을 가르친다. 시를 긁적이다가 시상이 막혀버리면 나는 돌한테 눈길을 돌린다. 돌과 텔레파시가 통하면서 사색의 촉수가 먼 곳으로 뻗치게 된다. 나는 돌의 묘경(妙景)에서 시를 건지고 돌의 철학에서 령감을 얻는다. 돌의 예시와 계시를 필묵에 담으면 시가 된다. 200여수의 <수석 련가>가 그렇게 씌여졌다.

나는 돌을 기른다.

돌은 마음을 닦아준다.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돌이 좋은 돌이다. 파도에 오래 씻기어 수마(水磨)가 잘된 돌이 좋은 돌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문화에 의해 마음결이 부드럽게 씻겨져야 참된 인간, 명품 인간이 된다. 성품이 거친 사람을 가르켜 ‘덜된 사람’이라고 한다. 마음 수마가 덜된 까닭이다. 알고보면 돌이나 사람이나 험난한 시련을 많이 겪을 수록 귀품이 되고 예술이 되는 법이다.

풍우상설(风雨霜雪)에 풍마세수(风磨洗水)된 돌의 보면 성인(圣人)을 만난듯 경외지심이 절로 인다. 돌갗에서 풍기는 고태미(古态美)를 만지면 마음이 절로 편해진다. 아무런 타발도 없이 늘 주어진 자리에 안주하는 돌, 그런 돌한테서 검박하게, 조촐하게 사는 삶의 자세를 배운다.

나는 돌을 기른다.

돌은 한권의 책이다. 예술미와 자연미가 어우러진 예술의 고전이다. 돌 속에는 영혼의 높이와 지혜의 깊이가 있고 인간의 온기가 있다. 돌속에는 무서운 강기(刚气)가 요동친다. 태초의 불아구리 속에서 태여난 바위는 겉은 비록 식었지만 그 속엔 아직도 최초의 마음이 시뻘겋게 살아있는 것이다. 락목한천(落木寒天)의 계절, 기석원의 벤치에 앉아 암석미를 감상하노라면 나는 고요속에서 들려오는 돌의 거세찬 함성을 듣게 된다. 그리고 돌의 미학과 바위의 고난사에 침잠하며 저도 몰래 눈굽이 젖게 된다.

나는 돌을 기른다.

매 하나의 돌마다 작은 령혼이다. 돌은 가장 자연스런 방식으로 세계에 대한 사고와 정감을 전달한다. 돌은 무형의 입으로 생명과 자유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처럼 수석 상완(赏玩)이 인간에게 주는 내심의 평화과 희열은 실로 거대한 것이다.

내가 돌을 기른지도 어언 30여년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돌의 현묘지경(玄妙之境)에 취해 신선이 된듯이 무아경을 헤맨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석 찾아 헤매며 돈 10만리 길, 진작 수석광(寿石狂)이 되여버렸기에 가끔 스스로도 암석의 생리를 닮아가는 나 자신에 놀란다. 

나는 돌을 기른다. 원예사가 화초를 기르듯이 돌을 기른다.

나는 오늘도 가밋가밋한 돌을 만지며 생명가치관의 승화와 부흥을 만긱한다. 돌은 령혼의 보약이다. 그래서 돌이 좋고 수석이 좋다. 다시 태어나도 나는 애석인의 삶을 살고싶다.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09
  • 최근, 길림석유화학정유화학공업의 형태전환과 고도화 프로젝트의 핵심장치로서 유기화학공업의 원천장치인 년산 120만톤의 에틸렌(乙烯)장치 559대의 동정설비가 전부 설치되여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교부되도록 토대를 닦아놓았다.새로 건설한 장치는 새로운 저에너지소모 에틸렌분리기술을 채용하여 생산운행 에너지소모가...
  • 2024-12-11
  • 한국 대통령 윤석열(자료사진) /신화넷10일, 한국 국회는 대통령 윤석열의 신속 체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한국 국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찬성 191명, 반대 94명, 기권 3명의 투표 결과로 윤석열 등 8명의 신속 체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윤석열, 전 국방부 장관 김용현, 전 행정안전부...
  • 2024-12-11
  • 일전 중앙TV방송 〈천하재경〉에 따르면 뱀해 음력설을 2개월 안되게 앞두고 절강성 녕파의 제야음식 주문이 불티나게 진행되고 있으며 주문량도 대폭 증가세이다.  또한 왕년에 반해 이번 제야음식 가격은 보편적으로 하향 조정됐다.여러 식당을 통하여 료해한데 의하면 이미 10월부터 제야음식 주문 전화가 줄을 이어...
  • 2024-12-11
  • 인삼산업 고품질발전 과학기술혁신대회서  역내외 전문가들 지혜 모아12월 7일, 제3회 세계중의약과학기술대회, 2024 장춘국제의약건강산업박람회의 한 활동으로 인삼산업 고품질발전 과학기술혁신대회가 동북아국제박람센터에서 개최되였다. 중국공정원 원사 장백례, 중국과학원 원사 진학사 및 성내외 여러 중의약 전...
  • 2024-12-11
  • 12월 4일, 우리 나라에서 신청한 ‘춘절-중국인들이 전통 새해를 경축하는 사회실천’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되였다. 이는 지난해 12월에 춘절이 유엔 공휴일로 지정된 데 이은 또 다른 국제적인 인정이다.한국: 한국 정부는 정월 초하루를 ‘구정’(춘절)으로 정하고 섣달그믐날, 정월 초하루...
  • 2024-12-11
  • 이 성공이 주는 계시와 심원한 의의는12월 4일, 우리 나라의 전통 명절인 춘절(음력설)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대표 명록에 이름을 올렸다. 춘절은 어떻게 무형문화유산 등재에 성공했을가? 이 성공은 어떤 의의가 있을가? 화서도시보와 표지뉴스 기자는 사천대학 교수이며 사천성 민속학회 부회장이며 사천성 ...
  • 2024-12-11
  • 중공중앙 당사문헌연구원이 편집한 습근평동지의 《인민대표대회제도 견지와 완비화 론함》이 일전에 중앙문헌출판사에서 출판되여 전국에서 발행되였다.해당 전문문집은 인민대표대회제도를 견지하고 완비화할 데 대한 습근평동지의 중요한 글 37편을 수록했으며 ...
  • 2024-12-10
  • 11월 30일, 연길시소년아동도서관과 남경애불석서디지털기술유한회사가 협력하여 ‘지혜의 돛 열독려행 활동’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장의 분위기는 아주 뜨거웠으며 많은 가정들의 참여를 이끌었다.이번 활동은 미성년자들에게 량호한 독서습관을 양성해줌과 더불어 그들의 전면적인 발전을 촉진하는 데 그 목적...
  • 2024-12-10
  • 11월 21일, 영국 런던 대영도서관 수록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11월 21일, 영국 런던 대영도서관에서 한 관람객이 중국 인터넷문학 작품 《신비의 제왕》(诡秘之主)의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 영국 런던 대영도서관에서 찍은 일부 중국 인터넷문학 작품들. (11월 21일 촬영)영국 런던 대영도서관은 일전에 《경여년...
  • 2024-12-10
  • - 연변작가협회 계획출판 항목 도서 소개◎ 《꽃, 잎에 머물다》 연변작가협회 계획출판 항목의 지원으로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된 수필집이다.수필집에는 작자가 2016년부터 여러 문학지에 발표했던 40여편의 작품이 수록되였다.작품집에는 한 평범한 녀자로 살아가면서 경험한 자잘한 일상생활과 자신의 삶...
  • 2024-12-10
‹처음  이전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