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아버지’ 라고 부르고 싶은 형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12월23일 10시35분    조회:60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설날이 다가오니 내가 살고 있는 대련시 종로거리에 장사군들이 한참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아빠엄마의 품에 안겨 이것저것 사달라고 조르는 조무래기들의 모습들이 또한 멋진 풍경을 이루고 있다. 

“아빠, 나 연을 띄우고 싶어요. 저 꼬리가 긴 연을 사주세요.”

“아빠, 나 로라스케트를 사고 싶어요. 빨리...”

“아빠, 저기 공원놀이 가자요.”

광장 벤치에 앉아 부모들의 손을 잡고 이것저것 사달라고 떼쓰는 어린이들을 물끄러미 보노라니 설 때마다 잊혀지지 않는 고향의 친인들, 특히는 아버지못지 않게 온 가족의 중임을 떠멨던 큰 형이 다시 한번 머리속에 떠올랐다. 

1952년 7월, 흑룡강성 목단강시 동녕현 삼차구에서 회계로 일하시던 아버지가 병마에 3년간 시달리다 약 한첩 써보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셨다. 때 이른 서리가 38세밖에 안되는 어머니의 머리를 하얗게 물들였고 차오르는 슬픔과 고생은 찰거마리처럼 어머니의 뒤를 따랐다. 

집안 식구를 먹여살리려고 홑치마바람으로 정미소에 가서 왕겨를 채에 쳐 싸래기를 얻어오는 어머니의 고생을 차마 눈뜨고 볼수 없었던 큰 형은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마을로 돌아왔다. “가난한 집 아이들이 빨리 철이 든다.”는 말이 있듯이 그때 형님의 나이가 17세밖에 되지 않았지만 온 가족의 중임을 떠메기 시작했다. 공수를 하나라도 더 벌려고 톱밥이 휘날리는 목재판 일과 남들이 꺼려하는 채석장 발파 일도 서슴없이 찾아갔다. 형은 집에 있을 때면 아버지마냥 빈틈없이 나를 보살폈다. 생산대의 고된 로동에 몸이 지쳤어도 집에 돌아오면 동네 아이들과 눈싸움을 하느라고 푹 젖은 솜신을 형은 또 부뚜막에 앉아 말려주었다. 공사(향)의 농기수리공장에서 종업원으로 있을 때 배급받은 새 작업복을 나에게 주고서 자신은 낡은 작업복을 수선해 입었다. 그것도 5년이나. 외출을 갔다오면 언제나 공책, 연필 등 학용품들을 사다주었고 동네 결혼, 환갑 잔치에 갔다오면 항상 사탕, 과자를 가져다 나의 베개밑에 놓아주었다. 

형은 아버지못지 않게 나의 생활 구석구석을 보살펴주었지만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내가 중학교 2학년을 다닐 때였다. 생산대의 모내기 일을 도와주는 활동에 참가하게 되였다. 공수를 더 벌려고 남이 보지 않을 때 포기 사이, 줄 사이 간격을 늘게 꽂았다. 때마침 써레질을 하다가 나의 모내기를 유심히 지켜보던 형이 나를 불러놓고 호되게 꾸짖었다. “셋째야, 사람은 항상 허위를 부려서는 안된다. 이렇게 늘게 모를 꽂으면 어떻게 높은 산량을 거두겠니? 당장 다시 꽂거라.”왁짝 떠드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박대장이 허허 웃으면서 “됐소. 어린 나이에 잘못을 할 수도 있지...”라고 말했으나 형은 무참을 당해 눈물이 글썽한 나의 손목을 잡고 다시 모내기를 해나갔다. 

세월이 흘러 형님이 우리 곁을 떠난지도 26년이 된다. 형은 갔어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한점 없이 살았던’ 형님과의 추억들은 언제나 나의 뒤받침이 되여주고 있다. 

“아버지!” 라고 부르고 싶은 형, 저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계셔요. 

/대련 리삼민

编辑:유경봉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901
  • 길림일보 론평원 장백산 아래 열매가 주렁지고 해란강반에 벼꽃향기 그윽하다. 이 풍작의 계절에 연변조선족자치주는 자치주 성립 70주년을 맞이하게 되였다. 연변인민에 대한 습근평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의 깊은 사랑과 아름다운 축복을 담아 중앙 관련 부서 축하단은 연변에 와서 전 주 각 민족 인민들과 함께 축...
  • 2022-09-04
  •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돐을 맞는 9월 3일, 연변작가협회 시가창작위원회 부분적 시인들은 ‘장백문화 시의 려행’의 첫 코스로 룡정시 개산툰진 애민촌의 연변아산송이락원을 찾아 뜻깊은 생활체험을 하였다. 김룡국 서기가 애민촌을 소개하고 있다.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시가창작위원회 주임 김영건...
  • 2022-09-04
  • -70년간 분투분발하여 파란만장하고 기세가 웅장한 력사의 화폭 그려내 -새로운 려정에서 용감하게 전진, 뛰여넘고 추월하는 진흥발전의 정채로운 장 열어가 -전국인대 상무위원회 국무원 축전 보내와 축하, 조용 축사, 경준해 연설, 한준 강택림 참석, 호가복 환영사 70년간의 분발노력으로 연변대지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
  • 2022-09-03
  • 9월1일, 연변대학 연길전환의학연구쎈터( 延吉转化医学研究中心)와 아시아경제발전협회 조선족기업발전위원회 소속인 만나생물과학기술유한회사(曼纳生物科技有限公司)는 공동 발전을 위한 업무협정을 체결하였는데 향후 대학과 기업이 상호합작을 본격 도모하게 된다. 연변대학 연길전환의학연구쎈터 김욱 주임과 만나생...
  • 2022-09-03
  • 9월 3일, 전국 축구발전 중점도시 수여식이 연길에서 있었다. 수여식에서 중국축구협회 하새 부비서장이 국가체육총국과 중국축구협회를 대표하여 연변주의 전국축구발전중점도시 신청평가결과를 통보하고 연변주에 전국축구발전중점도시 현판을 수여했다.   그는 “연변은 중국에서 유명한 ‘축구의 고장&...
  • 2022-09-03
  • 사진은 9월 3일, 연변도서관에서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주년을 경축하여 개최된 ‘연변축구운동촬영작품전’을 관람하고 있는 시민. 9월 2일에 개최된 이번 전시회에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시대별 연변축구 력사적 순간을 담은 70여폭의 촬영작품들이 전시되였는바 귀중한 력사와 아름다운 순간들을 기록하...
  • 2022-09-03
  • 올해따라 유난히 가을바람이 일찍 불어와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8월 31일, 청도 농일식품유한회사 김철웅 리사장이 고향 음마하를 찾아 고향어르신들께 따뜻한 효도밥상을 차려드렸다. 업무출장차 길림으로 오게 되였는데 특별히 하루시간을 더 내여 고향행을 기획했다는 김철웅 리사장은 이맘 때면 황금파도 넘실거리는, ...
  • 2022-09-03
  •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서 2일 중국소비자협회에서는 월병을 과도하게 포장하는 것에 대해 대규모 사회감독 사업을 전개, 광범한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사회 감독에 참여하여 현지의 시장감독부문, 소비자협회 조직에 관련 단서를 제공하는 것을 고무격려한다고 밝혔다. 중국소비자협회 관계자는 과도할 정도로 호화롭게 월...
  • 2022-09-03
  • 9월 3일,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주년을 경축하여 연길아리랑축구공원에서 원 연변오동팀 선수 대 연변부덕팀 선수들간의 스타 축구경기가 진행되였다. 현역시절 연변축구를 빛낸 고종훈, 천학봉, 방근섭, 최광일, 백승호, 배육문, 윤광, 등 선수들과 그 뒤를 이어 연변축구를 빛내고 있는 연변팀 선수들인 강홍권, 지문...
  • 2022-09-03
  • 9월 3일,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주년을 경축하여 지난세기 50년도부터 현재까지의 부동한 시기 연변축구의 풍채를 담은 '연변축구사진전'이 연길 아리랑축구공원 문화복도에서 있었다. 사진전에서는 1952년부터 1965년, 1966년부터 1989년, 1990년부터 2000년, 2001년부터 2022년 4개 단계로 나뉘여 부동한...
  • 2022-09-0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