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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미로운‘보온병’ 위챗 축복
조글로미디어(ZOGLO) 2025년1월24일 16시45분    조회: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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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원철

세밑에 반가운 위챗 축복을 받게 되였다. 위챗 아이디는‘보온병’, 섬서 서안의 한 출판사 옛 동료이다. 손꼽아 세여보니 이 동료를 본 지도 어언 7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때 어둠 속에서나 회의장소에서 서너번 피끗피끗 일별하면서 예쁘장하던 인상이 륜곽적으로 어렴풋이 남아있을 뿐 지금 한낮에 거리에서 설령  마주친다 해도 알아 볼 자신이 없다. 날마다 세기도 힘들게 주고 받는 많고많은 위챗 속에서 이 메시지가 감미롭게 와닿는 까닭은 왜일가.

5년전에 나는 핸드폰에서 위챗을 죽 훑어보다가‘보온병(暖水瓶)’이라는 아이디를 보고 누구더라 하고 잠간 갸우뚱한 적 있다. 한참 생각을 굴려서야 비로소 2017년 가을 서안으로 출장갔을 때 알게 된 출판업종의 녀성 동료가 떠올랐다. 그날 예측불허의 기상악재로 연길에서 가뜩이나 늦게 리륙한 려객기가 수도공항에서 환승까지 거치다보니 종착지인 서안 함양공항에 내렸을때는 새 하루가 지척인 23시 35분무렵이였다. 그때까지 동료들과 함께 변강소도시에서 온 나 한사람을 꼬박 네시간이나 접대차 안에서 기다렸다는 접대원이였던 당씨라는 동료와 위챗 주소를 서로 입력하면서 알게 된 아이디가 바로 ‘보온병’이다. 거기에서 어둠을 헤치고 300여키로메터를 내처 달려 회의장소인 유서깊은 동천땅에 이르렀을 때는 새벽 3시도 지난 뒤였다.

돌아오면서 신세 진 고마움을 뭐로 갚을가 궁리하다가 '보온병'이 조선족짠지가 참 맛있더라고 차에서 들려주던 덕담이 떠올라서 부쳐주려고 생각은 했지만 깜빡 까먹는 우를 범하였으니 부끄러워나는 마음 감출길 없다.  아뿔사! 자신의 실수를 무릎치면서 서둘러 10가지 품종이 꼭 들어있는 짠지 포장박스를 부쳐보냈다. 두 박스에 고작 100원 돈이 드는 걸 깜박하고서 결국 2년 지나서 부쳤으니 행차뒤 나발같아 머쓱했으나  그나마 홀가분했다는 건 굳이 숨기고 싶지 않다.  

그 인연으로 거의 설에나 명절이면 서로 축복이 오가고 언제 서안 오게 되면 자기가 가이드 맡겠다고 따끈따끈한 온정까지 보내온다. 이 세상의 수십억으로 헤아리는 일망무제한 인파 속에서 두사람이 얼굴을 마주칠 확률은 얼마얼마뿐이라는 전문학자들의 연구 결론으로 보아도 인간의 만남은 이처럼 경이로운가 싶다. 나아가 그만큼 인간의 만남은 금싸락보다도 갑절 더 소중해진다.

오늘따라 애초에는 생면부지나 다름없는 개개인들을 알게 모르게, 깊게 얕게, 짧게 길게 이어주는 첨단 매개물이 혜성같이 떠올랐으니 단연 위챗을 짚을 수밖에 없다.

음력설을 앞두고 나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린지 한참이다. 이번 음력설에는 누구한테 축복의 메시지를 보낼가하고 조용히 정리하면서… 꼭 음력설 뿐이 아니라 그 앞의 양력설, 그 뒤의 보름, 나아가 추석 그리고 각가지   명절까지 두루 하여 우리는 핸드폰으로 이루어지는 위챗으로 각이하고도 다양하게 여러가지 의미가 깃들어있는 축복이거나 안부, 격려메시지를 보내고 받게 된다. 위챗의 제일 공능으로 이걸 꼽을 수 있을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더라도 가히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가졌음에는 틀림없다. 그만큼 누군가에게서 딱 받고싶은 메시지가 핸드폰에 뜰때, 누군가에게서 삶의 철리가 녹아있고 온정이 흐르는 메시지를 보내올 때면 련애편지 받은 듯이 설레여지기도 한다.

싱거운 소리같아도 굳이 돌아본다 할 때 오늘에 와서 썩 몇해전 친구나 지인의 전화번호를 한아름되게 가지고 있으면 대단한듯이 으쓱하던 그 세월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옛날의 뒤산 언덕으로 넘어가버린지 오래다. 지금도 누가 전화번호를 한타스 갖고 있다고 세상을 다 가진듯이 희떠운 소리를 치면 분명 동네를 웃긴다. 오늘 우리는 스마트폰이라는 이 첨단 전자물이 위챗까지 업고 어느때부터인가 친구교제를 망라하여 우리 일상을 조용히, 그러면서도 다양하게 바꿔가는 일상에서 길들여지고 있다. 물론 그들중 얼굴도 어떤지 모르고, 또 남자인지 녀자인지, 늙었는지 젊었는지도 모른 채 어정쩡하게 사귀는 친구거나 지인이거나 거래호거나 아무튼 기수부지이다. 괜히 설왕설래 할 때도 물론이다. 

나의 위챗련락호는 300명가량 된다. 대장 앞에서 무명소졸꼴이나 될는지 나도 짐작이 안간다. 근년에도 해마다 20여명쯤은 추가하네 하면서도 솔직히 다루기 힘들어 되도록 자제하고 있다. 아직 그런 기억쯤이 무딘 나이라 하기는 이를텐데 솔직히 아이디만 보아서는 누군지 언뜻 떠오르지 않을 때가 가끔 있어 혼란이 오거나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그럴 때면 무슨 메시지가 오갔던지, 전화번호는 뭐던지를 일일이 뒤적여 다시 확인해두군 한다. 적어도 나는 나의 위챗련락번호에 입력된 모든 이들이라면 친인, 동료, 옛동료, 동창생, 출장시 만난 지인  등으로 하나같이 소중하게 모시느라고 나름대로 왼심을 쓰느라 하고 있는 편이다. 이들에게서 메시지가 오면 글자 입력에 서툴어 남들보다 조금은 시끄럽다하더라도 일일이 답복보내는 걸 어딘가 의무삼아 지켜온 지도 오래된 기억된다. 어쩌면 위챗주소에 설이나 명절에 맞춰 축복메시지 같은 걸 보내는 것을 상대적으로 남보다 완벽하지 못한 자기의 허물을 얼마라도 덮고 의리노라고 보여주려는 동아줄로 매달리는 같아 시무룩이 혼자 웃을 때도 있다.

동업도 아니고 동료도 아닌 존경스러운 선배가 있다. 평소에 자주 만자지 못하고 전화로 대화같은 건 별로 나누지 않더라도 위챗으로 선배만이 갖고 있는 화제거리를 보내오고 가끔 문안같은 걸 전하는 게 전부인데도 인연의 끈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위챗스포츠로 말없이 서로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해주면서 맞는 매일 아침은 충실하고 풍요로왔다. 그런데 어느날 위챗스포츠에서 선배의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다. 솔직히 그 어떤 의외가 나타날 수 있는 년령대이다. 걱정스러워 위챗을 보내려니 웬걸... 련락인 속에도 선배는 없었다. 결국 전화번호로 위챗을 련결하여 메시지를 보냈다. “선배, 요즈음에도 건강하시겠죠?”  짤막한 한마디였다. 인차 답신이 왔다. 내가 보낸 글보다 10여배도 더 긴 글이였다. 나에게 글보다 더 반가운 건 선배가 무사하다는 기별이였다. “그래서 선배만 건강하시다면 후배는 더 걱정할 게 없습니다.”라는 역시 짧은 메시지를 답복으로 보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피차 무사히 살고있다는 기별을 전해준 위챗이 고마웠다. 그럴수록 이 세상에서 서로 안부를 묻고 전할 수 있는 동반자가 있다는 삶이 감격스러웠다. 

직업상 그제나 지금이나 친구나 지기를 보다 사귀고 둘 수 있음에도 나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데 린색하다. 친구가 많으면 솔직히 행사마다 어울리기도 힘들고 그러자면 자연히 등한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서이다. 실리를 챙길 수 있을 새 친구를 사귀겠다고 옛 친구를 멀리하면 적어도 설익은 처신으로 주변의 따끔한  손가락질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휴대폰에서 메시지를 제한적으로 날릴 수 있을 때에도 나는 별로 흥미를 가지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있다. 어쩌면 시대의 거창한 흐름에 박자를 맞추지 못하는 ‘폰맹’이라고 밀릴 수도  있었다. 조작할 줄 몰라서 또는 희한하여 써보느라고 한 게 어떤 대상에게는 메시지가 장난같이 메시지가 정중하지 못하게 전달되여 대방이 불쾌했는지 모른다. 또 위챗이 터뜨려지면서 이모티콘이요, 엽서요, 노래요며 등 깜직스런 이미지가 넘쳐나올 때에 나도 희한해서 가볍게 몇번 날린 것 같다. 이제라도 사과하고 싶다.

우리는 누구든지 남과 다른 자기의 개성과 가치관, 나아가 거기에 뿌리 둔 이미지를 가지고 싶어하고 또 남과 다른 자기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한다. 이는 타의 희롱이거나 장난을 불허하는 아성이다. 하늘의 별무리같은 내 위챗그룹 속에서 너네쯤 한둘이 빠져나간들 내가 무너질손가 하고 배포를 부린다면 이는 대단한 착각이자 판단실수이다. 적어도 자기가 그만큼 립지가 줄어들었다는 심각성을 감지하면 이런 섣부른 행태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친구 하나 더 있으면 길이 한갈래 더 열린다는 말을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맹상군도 쌀이 넘쳐 3,000명 식객을 길렀을 게 아닐테니 말이다.

여기에서 위챗의 전달 스타일을 어떻게 잡아야 하느냐를 당연히 단골메뉴에서 빠뜨릴수 없게 된다. 각이한 인간들을 대상한 무차별 위챗메시지는 설령 그 속에 축복의 의미가 담겨있다 하더라도 자칫 플라스 아닌 마이너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솔직히 성의없이 누군가에게나 똑같이 복제한 메시지거나 누구에게 보냈는지 알 수도 없는 주어(수신자 ) 미상의 애매한 이미지를 받을 때 고마움보다 상당히 불쾌해난다. 이른바 이같이 위챗친구를 모시는 방식으로 잔머리를 쓴다면 대단히 실망스럽다. 자기는 그래도 누구에게나 잊지 않고 메시지를 보냈노라고 싸구려 위안을 즐길 수 있더라도, 보낸 것만이라도 떡인 줄 알라고 여유부린다면 상대는 등허리가 시려나면서 저도 모르게 ‘헤여질 결심’을 하게 된다. 나는 너를 소중히 심어두고 있는데 너는 나를 그깟 들에서 제멋대로 자라는 한낟 잡풀인가 가볍게 본다면 상대는 오히려 내가 너에게는 고깟 이것밖에 안되는 존재였는가 하고 발끈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동료, 지인들과 얘기해보아도 이런 일괄복제식, 융단투하식 메시지에는 태반이 시큰둥하거나 불쾌해하고 있었다. 그런 메시지에는 아예 답복하기도 짜증난다고 흥분하는 동료, 친구들도 있었다.

일단 음력설, 보름부터가 당금이다. 각가지 축복메시지가 란무할 계절이 지척이다. 올해는 복제식 메시지거나 람발식 이미지를 제발 그만 두고 다문 몇사람에게라도 따뜻한 인정미 흐르는 메시지를 대상에 맞추어 보내는 게 어떨가?! 사실 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세절은 자기의 품위를 지키는 작업이다. 자기가 대방을 가볍게 보면 대방도 기필고 자기를 하찮게 본다. 대방이 정성쏟아 글 보냈는데 누군가에서 받은지도 모르는 이모티콘을 뽑아내서 건성으로 답례를 날려보낸 적은 없는지, 혹 축복메시지라고  보냈는데 답복이 없으면 웬 까닭인지 까근히 체크해보라. 우리가 필경 결코 모든 사람들에게 받들려 살수 없을 진대 몇사람에게라도 진정 신뢰받는 지혜를 갖추는 게 절실한 요즘 풍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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