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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유산순방] 민요따라 한평생, 에 담긴 예술인생
조글로미디어(ZOGLO) 2026년1월13일 15시37분    조회: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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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자장가에서 시작된 운명의 노래

1943년 조선 강원도 양양에서 태여난 전화자의 잊혀지지 않는 기억은 어머니의 민요가락이다. 어머니 입가에서 흘러나오던 <강원도 아리랑>이며 <사발가> 등 민요들은 지역 정서에 깊이 젖어든 울림이 있는 민요가락이였다. 두 살이 되던 해, 가족을 따라 두만강을 건너 중국 연변으로 이주한후에도 어머니의 민요가락은 그 시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느껴왔듯이 고향을 기억하는 유일한 통로이자 낯선 땅에서의 위안이 되였다.

"어머니의 민요가락은 누구보다 떨림이 깊고 감정이 살아있었습니다. 기쁠 때, 슬플 때, 지칠 때도 노래로써 마음을 표현하셨죠. 그 소리가 제 령혼 깊이 각인되였던가 봐요..."

1959년, 열여섯 살 소녀였던 전화자는 노래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안고 연변예술학교 문을 두드렸다. 여기에서 그녀는 체계적인 음악 교육을 받게 된다. 방옥란 선생에게서는 신민요의 구조와 표현법을, 김문자 선생에게서는 서도민요의 호흡과 가곡가사의 정수를 전수받았다.  

"김문자 선생님은 늘 말씀하셨습니다. '한 소절에도 우리 조상의 한(恨)과 희망이 서려 있다'고. 그때부터 저는 아리랑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는' 사람이 되고자 했습니다."

무대우에서 발견한 아리랑의 진정한 의미

1963년, 연변예술학교 제1차 졸업공연은 전화자의 인생을 바꾼 분기점이 되였다. 연길시로동자문화궁 무대에서 그녀는 무려 11차례나 되는 앵콜을 받았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끊이지 않는 박수 소리 속에서 전화자는 비로소 깨달았다. <아리랑>을 비롯한 우리 민요가 가지는 힘은 완벽한 창법이나 화려한 기교가 아니라, 청중의 마음속에 잠든 기억과 감정을 깨우는 데 있음을 말이다. 이 공연의 성공은 곧바로 연변 전역의 순회 공연으로 이어졌고 그녀는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안는 예술인으로 되였다. 

1965년 서장자치구창립 경축행사에 전화자는 조선족민족예술일군 대표로 중앙민족가무단과 함께 라싸에 가서 공연하는 영광을 지녔는데 조선족 민요 <아리랑>을 불러 큰 환영을 받았다. 60년대말과 70년대초 한때 농촌에 내려가 있을때에도 농민들은 밭머리에서 전화자가 부르는 민요를 청해 듣기 좋아했으며 항상 따뜻한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때 관객들의 박수는 제게 큰 사명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평생 열심히 민요를 잘 배우고 또 불러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죠.” 

아리랑에 담은 예술인생의 추구

전화자에게 <아리랑>은 단순한 민요가 아니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삶 그 자체입니다. ‘아’는 자아, 즉 ‘나’를 의미하고, ‘리’는 리치와 진리를 향한 추구입니다. 아리랑 고개를 넘는다는 것은 삶의 고난과 시련을 헤쳐나가며 민족의 리상과 행복을 찾아가는 려정이죠.”

1978년, 전화자는 상해음악학원에 가서 진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상해음악학원 민족성악계에서 그녀는 호정방(胡靖舫)은사님을 모시고 민족성악리론 발성체계를 체계적으로 배웠는데 그녀의 예술세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상해에서 다양한 민족의 노래를 접하면서 생각했어요. 우리 조선족 노래만의 고유한 색채는 지키되 더 넓은 음악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창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지요."

2007년 9월 연변조선족자치주창립55돐 경축기간에 거행된 대형가요전시공연에서  전화자는 55명의 제자들과 함께 <새아리랑>을 표현했다

2년간의 연구 끝에 그녀는 '혼성창법(混聲唱法)'이라는 개념을 정립했다. 진성의 힘과 가성(假聲)의 유연함을 혼합하여 전 음역에 걸쳐 풍부하면서도 통일된 음색을 구현하는 방법이였다.

"우리는 조선족이지만 동시에 중국인입니다. 우리의 노래가 조선반도의 전통과만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다민족 음악 문화 속에서도 빛날 수 있어야 합니다. 혼성창법은 바로 그 다리를 놓는 작업이였습니다."

이 혁신적인 ‘혼성창법’은 그녀의 수많은 제자들에게 전수되였다. 신광호, 박춘희, 최성룡, 임향숙, 김순희, 렴수원 등 그녀가 양성해낸 허다한 제자들은 조선족 전통민요와 함께 다양한 중국 민족 음악을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국내외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학생들이 어떤 노래도 주저함과 두려움 없이 부르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그것이 제가 이루고자 했던 최종 교육목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민요의 뿌리를 찾아서

1990년, 전화자는 한국 서울의 국립국악원에서 2년간의 연수 기회를 얻었다. 당시만 해도 중국 조선족 예술가의 한국 류학은 매우 특별한 사례였다.

국립국악원에서 그녀는 <아리랑>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다양한 버전들을 접할 수 있었다. <경기 아리랑>의 경쾌함, <정선 아리랑>의 서정성, <진도 아리랑>의 힘찬 맛은 각기 다른 지역의 생활사와 정서를 반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 1년간은 경기민요를 배웠고 후에는 또 서도민요도 배웠다. 92년 4월에는 한국의 국립극장에서 자신의 한국류학생활을 보여주는 개인독창회보공연도 가지기도했다. 

연수 기간 중 그녀는 한국 음악학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아리랑>의 음악학적 분석 방법을 배웠고, 이를 자신의 교육 체계에 접목시켰다. 귀국 후 그녀는 "전통은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재창조하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교육 현장에 림하게 된다.

한국 국립국악원에서의 연수는 그녀에게 전통의 뿌리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였다. 귀국 후 그녀는 연변대학예술학원에서 근무하면서 2명의 박사, 7명의 석사를 포함해 500여 명이 넘는 민족 성악 인재를 양성하며 교육자로서의 길을 견고히 했다. 

한 평생을 바친 교육과 전승보급

연변예술학교를 졸압하고 스무살 꽃나이에 교학무대에 올라서 75살에 교단에서 물러나기까지 전화자는 장장 55년을 교육사업에 바쳤다. 

그녀는 민간에 들어가 연변 지역의 다양한 <아리랑> 가곡들을 발굴하였는데 20여가지의 부동한 판본의 <아리랑> 창법들을 장악했으며 부단한 연구와 혁신을 통해 조선족민족성악창법 체계를 건립하고 <아리랑> 가요의 전승발전에 탁월한 기여를 하였다.

2016년 7월 전화자가 연길시북산가두 단홍사회구역 음악교실에서 <아리랑> 등 민요들을 전수하고 있는 장면.

그녀의 활동은 교실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녀는 <아리랑>이 박물관에 갇힌 유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일상의 소리가 되기를 원했다. 12년째 매주 2회 연길시 시조협회를 지도하며 연길시의 중국조선족민속원에서 <아리랑>을 전파했는데 협회는 해마다 3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맞이하는 연변의 문화명소가 되였다. 또한 그녀는 정기적으로 ‘<아리랑> 노래가 교정과 사회구역, 예술단체에 들어가기' 활동을 정기적으로 견지하여 해마다 2,000여인차의 강습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해마다 연변대학예술학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아리랑>을 배워주고 노래에 담긴 문화적 함의를 설명하면서 모든 세대가 <아리랑>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전화자는 해마다 무료로 대학에 입학한 한족학생들에게 <아리랑>의 문화적인 함의와 창법을 전수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그녀는 전통의 새로운 전파 방법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2019년부터2021년까지 연변라지오텔레비죤방송국과 협력해 '함께 배우는 <아리랑>' 온라인 강좌를 진행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중앙인민방송을 통해 전 세계로 중계되였다.

2020년 '문화와 자연유산일'기간에 연변무형문화유산보호중심과 연변텔레비죤방송국에서 렵합으로 조직한 <아리랑> 전승인 온라인 방문취재활동에서 전화자가 <아리랑> 주급 전승인 및 연변대학 예술학원 학생들과 함께 있는 장면.

“기술이 발전해도 노래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사람의 마음에 닿는 소리를 전하는 거죠.”

그녀가 가장 중요시한 것은 제자들 각자가 <아리랑>을 비롯한 우리의 민요를 자신만의 언어로 해석하는 능력이였다. 신광호는 전통 민요의 음악 리론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연구자로, 박춘희는 무대 우에서 <아리랑>을 극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공연자로, 임향숙은 대중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아리랑>을 전파하는 가수로 성장했다.

"저는 제자들에게 늘 말합니다. '나의 <아리랑>을 그대로 따라하지 말고, 너만의 <아리랑>을 찾아라'고. 진정한 전승은 복제가 아닌 재창조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2003년 정식으로 은퇴한 후에도 그녀의 교육 열정은 식지 않았다. 연변대학예술학원의 강의실에서는 여전히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수많은 제자들이 그녀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중국 전역, 나아가 세계 무대에서 <아리랑>을 알리고 있다.

<아리랑>의 문화적 의미: 고개 넘기의 철학

전화자가 수십 년간 연구해 온 <아리랑>의 핵심은 '고개 넘기'의 상징성에 있다. 그녀는 이 개념을 개인의 인생사, 민족의 력사, 문화 전승의 어려움 등 다층적으로 해석한다.

"'아리랑 고개'는 단순한 지리적 고개가 아닙니다. 그것은 리별의 아픔, 삶의 고난, 문화적 정체성의 위기 등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어려움의 상징이예요. 노래에서 '님'은 개인의 사랑하는 이를 넘어 조국, 전통, 또는 우리 자신의 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녀는 특히 중국 조선족으로서의 정체성과 <아리랑>의 관계를 깊이있게 탐구해 왔다. 1992년 미국 공연 당시, 조선어는 한마디도 못하지만 <아리랑>만은 완벽하게 부르는 재미동포를 만난 경험은 그녀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그때 저는 깨달았어요. <아리랑>은 언어를 초월하는 우리 민족의 정신적 DNA라는 것을... 우리 말을 잊어버린 디아스포라에게도 <아리랑>은 민족적 정체성을 지켜주는 련결고리였습니다."

이러한 통찰은 그녀의 교육 철학에도 반영되였다. 그녀는 제자들에게 아리랑을 가르칠 때 단순한 곡조 전수가 아닌, 그 안에 담긴 력사적 경험과 철학적 사유를 함께 전달하려 노력했다.

전화자는 오늘날 아리랑을 비롯한 전통 민요가 점점 사라져 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우리 것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유전자입니다. 이 맥이 끊기면 우리는 정체성을 잃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는 비관하지 않는다. 현재 그녀가 가르친 최성룡, 김순희, 리홍관 등 많은 우수한 제자들이 예술학원에서 예술 인재 양성에 힘쓰고 사회 무대에서 민족예술의 맥을 이어가며 <아리랑>의 불씨를 지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리랑의 미래는‘함께’에 있습니다.” 그녀는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한 사람의 목소리로 시작해 수백 명의 합창으로 발전했듯, 이제는 지역과 세대를 넘어 전 세계인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되여야 합니다. <아리랑>이 담고 있는 고난 극복과 희망에 대한 메시지는 보편적이니까요. 앞으로도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 소리를 가르치고, 전파하겠습니다.”

령혼의 멜로디 다음 세대에 잘 이어지길...

이날 취재를 마치면서 전화자는 <아리랑>을 목청 가다듬어 불렀다. 80여년 전, 어머니의 <아리랑> 노래곡조를 들으면서 시작된 전화자의 아리랑 려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화자의 손에서 다음 세대의 손으로, 연변의 작은 무대에서 세계의 넓은 무대로, <아리랑>은 계속해서 흘러간다.

"<아리랑>은 결코 끝나지 않는 노래입니다. 각 시대, 각 세대가 자신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이어갈 때, <아리랑>은 영원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저 그 긴 사슬의 한 고리일 뿐이예요. 이 고리가 튼튼해서 다음 고리와 잘 이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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