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에 키우는 식물도 유행을 탄다. 80년대 개혁개방과 함께 전국을 휩쓸었던 군자란, 소염과 미용의 기능이 있다 하여 90년대 집집마다 창턱에서 키워졌던 알로에, 산소발생량이 많다고 알려졌던 고무나무, 설을 좌우하여 피는 두견화(杜鹃花)가 그랬다.
그러나 요즘은 기존의 화분식물 보다는 아담한 체구에 줄기나 잎에 다량의 수분을 저장하면서 건조한 곳에서 생장하는 다육식물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다육식물을 200평방메터 되는 하우스에 어림잡아 수천 포기를 모아놓고 있는 젊은이가 있다. 모아산자락의 리화동에서 Sei’s Garden 이라는 이름으로 매일 열심히 키우고 또 번식시키고 있는 한정강(25살)씨가 그 젊은이다.
“만화가가 되기 위하여 일본으로 유학갔을 때 처음으로 작고 아담하지만 일조량과 온도에 따라 색과 형태를 변해가는 식물을 보았습니다. 세상에 이런 식물도 있음을 처음 알게 되면서 그 매력에 푹 빠졌죠”수많은 다육식물 중에서도 옥과 같은 투명한 색을 내는 하월시아가 특히 마음에 든다는 한정강씨는 다육식물을 모으게 된 시작을 그렇게 말한다.
보통 선인장만을 다육식물로 생각하기 쉬우나 우리지역 청정산골에서 지금도 가끔 볼 수 있는 와송을 포함하여 전세계에 1만종이 넘는 다육식물이 있고 일반인이 키울 수 있는 종은 3천종이나 된다고 한다.
“다육식물은 키우기가 약간은 까다로운 식물입니다. 조금만 물을 많이 주면 웃자라기 때문에 물을 많이 주면 안됩니다. 특히 여름철 같은 경우 물을 많이 주면 바로 무르고 심하면 뿌리가 썩으면서 죽어버릴 수가 있습니다”때문에 이탄토, 마사토, 화산석, 펄라이트 등 배수성이 뛰어나면서도 지속적으로 수분을 공급할 수 있는 재질이 필요하다고 한다.
대신 병과 해충도 적어 햇빛이 잘 드는 실내에서 키우기 적합할 뿐만 아니라 버리는 신발에 마사토를 채워 넣고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정도로 주변환경과 잘 어울리는 것이 다육식물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 거기에 떨어진 잎을 그냥 놔두면 새로운 개체가 자랄 정도로 번식력도 뛰어나다고 한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나 워낙 종이 많고 우리지역에 늦게 들어오다 보니 주변에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거기에 가격도 기존의 화훼보다는 조금은 비싼 편입니다. 특히 유전자변이를 일으킨 다육철화의 경우 그 가격은 거의 천문학적입니다”다육식물은 싼 것이 20원으로부터 거래되고 희귀 품종이나 돌연변이 종의 경우 수백원~수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보다는 매니아 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그동안 다육식물의 품종확보에 주력하였다는 한정강씨는 3년여의 번식과 품종도입으로 상당수의 종과 객체를 확보한 만큼 올해 여름쯤 기회가 되면 다육식물축제를 주최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커피전문점이나 도자기 공방, 또는 실내인테리어회사, 조경회사 등과 제휴하여 분위기표현을 중심으로 공간적 아름다움을 특화 시켜 우리의 문화생활을 풍요롭게 하면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한다.
정성스럽게 물도 주고 햇빛도 쬐어주고, 비료도 챙겨주었으나 왠지 꽃 들이 잘 자라지 않는 사람이라면 봄과 여름에는 푸르고 통통하게 자랐다가 가을이면 잎을 붉게 물들였다가 일조량이 적은 겨울이면 빛을 찾아 목대를 길게 빼는 앙증맞고 예쁜 다육식물을 한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연변일보 글·사진 정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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