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나는 거창하고 긴 글 쓸 능력이 없어; “미니스커트처럼 짧아서 시원한 글”
조글로미디어(ZOGLO) 2012년12월7일 15시47분    조회:470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김동진
아리랑주간이 만난 사람(36)
 
훈춘 김동진시인을 만나서

 
 


짧고도 맛있는 글
 
거짓을 꾀함이 없이 간소한 모습

 
       사진 글  한산

 
작게 만들 재간이 없어 크게 만든다는 말이 있다.

절대적은 아니지만 거창한 산등에 만리장성을 쌓는것보다 한오리 머리카락에 만리장성을 담는것이 더욱 어려운 작업일수 있다.

우리 세대는 미니소설을 기억하고 있을것이다.  80년대 초 일본 호시 신이치(新星一,1926-1997)를 대표로 하는 미니소설이 중국에 대거 소개되였다. 단편소설과 산문 사이의 변연성 신흥문학쟝르로 규정되였으며  일찍 똘스또이는 “작가를 훈련시키는 가장 좋은 학교”라고 미니수필의 존재적 가치를 평가했다. 미국 작가 헨리(亨利, 1862-1910)는 “매치의 선물” 등 약 300편의 미니소설을 창작하였고 그 공적의 대가로 미니소설의 원조로 추대받고있다. 

새로운 형식의 발굴은 성공의 지름길일것이다.

지난 달, 훈춘에서 시인 김동진씨를 만났다. 시가 아니라 수필이 이번 인터뷰의 포인트가 되였다.

지난 2004년 《장백산》 잡지사에서 펼진 미형작품응모를 계기로 김시인은 미니수필을 처음으로 창작, 이미 200여편에 달하는 미니수필을 창작, 발표했다.
본시 단순한 사람으로서 복잡한것을 싫어하는 성격, 재간이 없어 크고 긴 장편대작을 쓸만한 문학그릇이 갖추어지지 못했기에 작고 짧게 쓰는것이 자신의 적성에 맞다는 김시인, 당연 겸손의 말씀이였다.

미니수필은 500자 편폭의 수필로서 생각처럼 쉽게 씌여지지 않는다. 시처럼 함축되고 또 하려는 이야기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것은 시인의 감수성이다. 사물을 보는 지혜가 필요하고 미적감수를 전달해야 하며 민감해야 한다. 점과 화면, 한 순간, 하나의 대화를 정확하게 포착해야 하며 또 수필의 기본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미니수필은 짧은 노래만 부르는 한마리 새입니다. 짧아서 운치가 있고 작아서 매력있는것이 미니수필입니다. 요란하거나 장황하지 않으며 거짓을 꾀함이 없어 언제나 간소하고 진솔한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미니수필도 전래의 수필처럼 자유롭지만 절대로 산만하지 않으며 다른 점이라면 언어와 정감을 절약하기에 각별히 신경을 모아야 합니다.”

새로운 문학쟝르의 발굴은 쉬운것이 아니다. 내려진 정의도 없고, 고정된 틀도 없고 정해진 규칙도 없는 창조적인 작업으로서 김동진시인 역시 고민과 방황과 실험을 거듭하면서 독자들이 더욱 직접적으로 감수할수 있고 감상할수 있는 창작에 몰두하고있었다.

미니수필은 시처럼 함축하면서 모든 군더더기를 깎아버립니다. 현대시처럼 폭력조합이요, 문법파괴는 하지 않습니다. 짧다고 하여 소평론, 산문시, 토막이야기가 미니수필로 될수는 없습니다. 한편의 좋은 미니수필은 한오리 맑은 바람처럼, 한방울의 달콤한 꿀물처럼 읽는 사람의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는 감동의 향기로 남을것입니다.” 

자유로운 글이면서도 자유롭지 못한 미니수필, 때로는 자신의 미니수필도 칼럼이나 에세이쪽으로 기울어진다면서 스스로도 판단이 서지 않아서 아직은 미니수필 창작이 성숙되지 못함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내 성격과 글재간에 적합한것이 미니수필이라 생각합니다. 결과는 단언하기 어렵겠지만 끝까지 가렵니다.”

아름다운 과정, 그것에 시인의 재부가 첨가된 창작, 결과는 아름답지 않을수 없다.
 
 
잠자리 축제
   
김동진
 
천고마비 계절이 오면 티 한점 없이 맑은 하늘과 황금물결로 출렁이는 넓은 전야의 조화가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다가온다.

이때쯤이면 산에는 놀빛으로 물든 단풍축제가 막을 올리고 들에는 붉은 잠자리의 군무가 시작된다.

시골의 옥수수밭위로 끝없이 선회하는 수천수만의 잠자리떼, 그것은 불타는 노을속에 용해되고저 하는 가냘픈 생명의 몸부림처럼 비장하다. 미물에 지나지 않는 잠자리가 락엽처럼 스스로 떠나야 하는 계절을 알고있다는것이 참으로 놀라웁다. 한여름 날아다니던 하늘과 허리쉼을 하던 벌판에 감사하는 저 자그만한 생명체의 마음가짐은 또 얼마나 기특한것인가.

가볍고 투명한 모시날개를 저으며 해가 지도록 끝낼줄 모르는 잠자리떼의 대형군무는 말 그대로 리별을 앞두고 펼치는 련민의 축제요 사람의 축제이다. 잠자리들이 만든 또 하나의 불타는 풍경으로 하여 이 가을날의 사색이 더욱 깊어가는게 아닌지?

주어진 생명이 다하는 고개마루에서 최선을 다하는 잠자리떼의 춤사위를 바라보면 이 가슴에도 잠자리날개같이 투명한 한갈래 향수의 강물이 흘러내린다.
 
 
 
          김동진 략력        
 
중국 녕안시 출생(1944)
훈춘시문체국창작실 창작원
시집 《두만강 새벽안개》(2007) 등 17권 출간.
연변작가협회문학상, 한국해외동포문학상 등 다수 수상.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허상림선생의 연변사랑 연변자랑 연변대학 공학원 제1임원장 허상림선생을 만나 지난 5월 1일, 기자는 연변대학공학원 제 1임원장을 지냈던 허상림선생을(78세)을 인터뷰하였다. 허상림선생은 말초신경염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다보니 바깥세상과 담을 쌓고 집에서 컴퓨터와 마주하고 사이버공간에서 세계를 주유한단다. ...
  • 2012-05-13
  • 연변체육관 관장 연변체육복권관리센터 박성웅주임 인터뷰 연변체육복권관리센터 박성웅주임. 사람들은 체육복권에 대해 익숙하지만 연변의 체육복권 관리사업을 책임진 박성웅씨에 대해서는 그다지 잘 알지 못하고있을것이다. 연변에 첫 체육복권이 나타나고 이어 체육복권관리센터가 세워져 지금에 이르기까지 10여년간 ...
  • 2012-05-11
  •     연변제2인민병원 베테랑 간호장 한길숙씨 이야기 해맑은 미소, 상냥한 문안, 열정적인 봉사…사랑이 듬뿍 담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환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21년간 그녀는 고상한 의덕과 숙련된 업무, 앞선 사유로 매 한명의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왔다. 그녀의 간호를 받은 환자들치...
  • 2012-05-10
  • 야외 극한 도전자 “대지의 타향인”- 리근호   -   “중국오토바이려행 1인자” 를 적다     아리랑주간  취재사진 박군걸   글 륙삼   출중한 사람은 늘 평범하게 보인다. 그들은 항상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극도로 평범하게 살면서 출중하다는 성분...
  • 2012-05-09
  • 사 교육이 비교적 체계화되여 교육의 한부분으로 간주되는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 나라는 아직 사교육을 향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 다. 이런 현황에서 학부모, 학생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주위의 삐딱한 시선을 돌려세운 한 경영인이 있다. 바로 연길시지능양성학 교 교장 최향란씨(36세)이다.   최향란 ...
  • 2012-05-08
  • 중앙민족대학 민족리론 및 민족정책 연구학자 지난 2월, 북경출장길에 우연히 대학시절의 스승이였던 김병호교수를 만나게 되여 옛 스승을 잠간 인터뷰할 기회가 생겼다.           흑룡강성 연수현태생인 김병호교수는 1974년 중앙민족대학을 졸업한 뒤 모교에 남아 오늘까지...
  • 2012-05-08
  •   최근 중국공산당탄생 90돐 맞이 기념선집《새시기 중국공산당인 우수격언선집》에 연변의 원로작곡가 동희철옹(85세)의 4수의 격언이 등재되였고 편집부로부터 우수격언증서와 메달이 전달되였다. 《명곡앞에서는 총을 든 적들도 무력해진다.》 《총탄은 사람의 육체는 해칠수 있어도 인간의 령혼은 정복할수 없다....
  • 2012-05-08
  •   조선족이 낳은 당대의 저명한 시인 김철선생이 문단에 발을 들여놓던 20세기 50년대 초반, 그가 조선전선에서 돌아와 신문기자로 일할 때였다.서정시 《앵두 네알》을 써서 문단과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단시 《지경돌》과 노래 《귀환병과 처녀》(동희철 작곡)가 신춘문예에 입선되여 한창 주목을 받고있을 때였...
  • 2012-05-08
  • 칭다오야베스상무회사 김대수 사장 이야기 신라원 아파트단지 정문에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는 김대수 사장.         (흑룡강신문=칭다오) 박영만기자= 칭다오시에서 6년동안 한국의 아파트문화보급을 위해 꾸준히 한 우물을 판 한국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인 칭다오야베스상...
  • 2012-05-07
  • 성공 가도 달리는 조선족 3세 이야기   (흑룡강신문=하얼빈) 리수봉기자 = "재한조선족들의 생활실태를 비교적 전면적이고도 현실적으로 기록해 중국과 한국에 알리려는 목적에서 대림동,가리봉,안산 등 중국인(주로 조선족)집거지역을 답사하게 되였습니다.코리안드림이 시작되여서부터 오늘까지의 전반 과정 역시 우리 ...
  • 2012-05-0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