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장알진 두손으로 전통문화의 년륜 새겨간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4월10일 08시59분    조회:368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황호림

点击浏览下一页

높은 나무가지우에 앉았던 까치들도 집을 찾아들고 집집마다 저녁연기 피여오르는 마을, 연길시 의란진 춘흥촌 어딘가에서 뚝딱거리는 장인의 경쾌한 망치소리가 반갑게 들려온다.

모든 이가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 작은 마을이 유난히 정감있고 고풍스럽게 느껴지는 리유는 해묵은 돌담너머로 엿볼수 있는 전통가옥 한채가 있기때문이다. 전통가옥이 사라져가는 요즘 우리 조상들의 정서와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호림석고헌”의 주인은 민간장인 황호림(47살)씨이다.

오랜 목수였던 선친의 기예를 물려받아서인지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뛰여나 동네에서 고칠수 없는것은 무엇이든 고쳐 “천재목공”으로 통했다. 정식으로 목수일을 배우지는 않았으나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일터에서 뛰놀며 자연스레 어깨너머로 익힌 그의 솜씨는 천부적인 재질탓인지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고 한번 본것은 바로 할수 있을 정도로 그의 기술은 웬만한 숙련공을 릉가할 정도였다. 그의 조선족 전통가옥 건축기술은 이미 성급무형문화재에 등재됐다.이제 그는 단순히 집만 짓는 목수가 아닌 선조의 유산을 보존하는 민족장인이 된것이다.

우리가 만난 그의 집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코흘리개 시절로 돌아가 고향집 마당을 어슬렁거리던 흑백사진속의 풍경과 다를게 없었다. 바야흐로 짚과 흙과 나무의 문화가 콩크리트와 철근과 페인트의 문화로 교체된 지금 그곳은 옛날 추억이 고스란히 재현된 곳이였다. 집안 곳곳에 지금은 사라져버린 함지, 국수틀, 떡메, 꽃가마 등 우리 선조들의 생활상을 보여줄수 있는 “고물”들이 많다. 쓰레기더미를 뒤져서 신주단지 모시듯 모셔온 그의 보물들이다.

“망치와 끌을 량손에 들고 수십년동안의 외길 동안 아마 한가마니쯤의 나무톱밥을 먹었을겁니다. 옛날 고향에 우리 부모님이 사시던 고향집이 그리워 시작한 일입니다. 집 짓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조상의 위업을 제대로 살려낼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소박한 차림만큼이나 편안한 웃음을 짓는 황씨였다.

그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져있는 전통가옥은 잘 다져진 터우에 주추돌을 놓고 주추돌우에 기둥을 세우고 기둥과 기둥 사이는 상중하에 보를 걸치는데 요철모양의 홈을 파 끼우는 방식으로 지어진다고 설명해준다.우리 전통건축은 문짝 하나에도 절대 못을 박지 않는다면서 나무결과 나무결이 만나서 나무의 무늬가 되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목공예술품이라면서 전통가옥에 대한 애착을 고스란히 내비치였다.

그는 “마을마다 집을 짓고 가구를 짜던 솜씨 좋은 목수들이 지금은 모두들 어디로 갔는지…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점차 사라져간다고 생각하니 허전합니다. 게다가 현재 우리 건축에 대해 공부할수 있는 곳이 아예 없는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가 죽고나면 또 누가 우리의 문화를 계승해갈가요 ?”라며 아쉬움도 토로한다.

“옛이야기가 깃들어있던 초가가 허물어지고 새로 벽돌집이 세워지면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시원한 시골집 마루에서 누룽지를 맛나게 먹던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그래서 황호림씨는 아릿한 추억과 슬픔이 가슴을 파고들 때가 많다고 말한다.

“민속마을이나 박물관에 놓여진 몇채 안되는 전통가옥을 보고 우리 문화유산이 보호되고있다고 할수도 있지요.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전통가옥은 점점 퇴색해가고있는 실정입니다.” 넉넉치 않는 삶을 살면서도 장알진 두손으로 꾸준히 전통문화의 년륜을 새겨가는 그였다.

오늘도 래일도 뚝딱거리는 장인의 망치소리에 빛바래진 옛추억이 달래진다.

연변일보 글/사진 정영철 신연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곤명시정협위원, 곤명동방금홍부동산개발회사 이사장, 북경세박투자그룹 박철 회장            북경수도국제공항에서 공항고속도로를 따라 시구역방향으로 10여킬로메터 달려 5환로부근에 이르면 고층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 서있는 번화한 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안겨온다. 역동하는 도시...
  • 2021-04-08
  • 김려화 교수, 조혈줄기세포 분화조절 분자 메커니즘 밝혀     얼마전 국제학술지 《eLife》에 게재된 동북림업대학 생명과학학원 유전학과 김려화(조선족.50) 교수의 조혈줄기세포 분화조절 관련 연구 결과가 세계적 관심을 끌고있다. 김교수가 이번 론문( “Rab5와Rab11, 여러 개의 신호전달경로 억제 통해...
  • 2021-04-06
  • 한 중국 류학생이 영국 런던에서 음악의 꿈을 좇아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 영화 《합법 동반자(合法伴侣)》가 지난 12일 전국적으로 개봉했다. 이 영화는 2019년 제22회 상해국제영화제 및 아시아 신인상 최우수 감독상과 최우수 각본상에 노미네이트(提名)된 작품인 데다 인기스타 리치정(李治廷)과 백가(白客)가 주...
  • 2021-03-24
  • 최영덕 로인의 즐거운 예술생활 강가의 돌쪼각, 산기슭에 나딩굴고 있는 나무뿌리… 다른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지만 무순시 최영덕 로인의 손질을 거치게 되면 ‘보배’로 탈바꿈된다.   3월 14일, 필자는 지난 2000년 무순시조선족제1중에서 정년 퇴직한 최영덕(79세) 로...
  • 2021-03-18
  •         리민은 1924년 흑룡강성 라북현 오동하촌의 한 애국자 가정에서 태여났다.        부친 리석원은 일제에게 빼앗긴 땅에서 살기싫어 20세기 20년대에 중국 동북에 망명해왔으며 애국계몽운동과 의병운동을 겪으면서 민족독립과 항일의 뜻을 굳혔다. 그...
  • 2021-03-12
  •   항일전쟁시기 가장 처절하고 간고했던 동북전장에서 싸운 동북항일련군에는 녀전사들도 적지 않았다. 그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고 경력이 가장 풍부하며 영향력이 가장 크고 기여가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전우들사이 평판도 가장 좋은 사람은 녀전사 리재덕이라 할 수 있다. 리재덕((1917-2019) 리재덕은 1917년 1...
  • 2021-03-09
  •  구성지고 신명나는 우리 민족의 소리 - 판소리에 현대음악을 접목시켜 틱톡이라는 새로운 매개체를 통하여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가 있다. 바로 현재 연변가무단에서 판소리 전승자, 민요가수로 활약중인 최              구성지고 신명나는 우리 민족의 소리 - ...
  • 2021-03-08
  • 국제미술전시행사의 총괄 기획인 허문길 화백   ▲사진설명: 허문길 화백    2월 22일 주칭다오 한국총영사관 김경한 총영사는 조선족 출신 허문길 화백을 면담하면서 중한 양국간의 문화교류행사에 대해 진지한 자문을 구했다.      그렇다면 허문길 화백은 누구인가.    허문길...
  • 2021-02-26
  • 길림성 통화청산그룹유한회사 리청산 회장이라면 동북지역의 조선족들은 거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끌끌한 민족기업인으로 년매출이 수억원에 달하고 년간 납세액이 5천만원을 넘는 기업의 총수로 해마다 사회와 민족을 위하여 사심없이 사랑을 쏟아가고 있다.   △ 코로나19와 싸우는 1선 의무일군들에게 보내는 원...
  • 2021-02-24
  • 일전에 필자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솔잎식품생산허가증’을 획득하고 ‘솔왕’으로 불리는 연변장백산솔잎연구유한회사 조경수(1956)를 찾아 솔에 대한 일가견을 들어보았다.   일찍 2006년 조경수는 연변일보 중문판에 ‘솔연구의 제1인자’라고 불리며 주목을 받은 적 있다. 솔관련...
  • 2021-02-20
‹처음  이전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