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장알진 두손으로 전통문화의 년륜 새겨간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4월10일 08시59분    조회:403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황호림

点击浏览下一页

높은 나무가지우에 앉았던 까치들도 집을 찾아들고 집집마다 저녁연기 피여오르는 마을, 연길시 의란진 춘흥촌 어딘가에서 뚝딱거리는 장인의 경쾌한 망치소리가 반갑게 들려온다.

모든 이가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 작은 마을이 유난히 정감있고 고풍스럽게 느껴지는 리유는 해묵은 돌담너머로 엿볼수 있는 전통가옥 한채가 있기때문이다. 전통가옥이 사라져가는 요즘 우리 조상들의 정서와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호림석고헌”의 주인은 민간장인 황호림(47살)씨이다.

오랜 목수였던 선친의 기예를 물려받아서인지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뛰여나 동네에서 고칠수 없는것은 무엇이든 고쳐 “천재목공”으로 통했다. 정식으로 목수일을 배우지는 않았으나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일터에서 뛰놀며 자연스레 어깨너머로 익힌 그의 솜씨는 천부적인 재질탓인지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고 한번 본것은 바로 할수 있을 정도로 그의 기술은 웬만한 숙련공을 릉가할 정도였다. 그의 조선족 전통가옥 건축기술은 이미 성급무형문화재에 등재됐다.이제 그는 단순히 집만 짓는 목수가 아닌 선조의 유산을 보존하는 민족장인이 된것이다.

우리가 만난 그의 집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코흘리개 시절로 돌아가 고향집 마당을 어슬렁거리던 흑백사진속의 풍경과 다를게 없었다. 바야흐로 짚과 흙과 나무의 문화가 콩크리트와 철근과 페인트의 문화로 교체된 지금 그곳은 옛날 추억이 고스란히 재현된 곳이였다. 집안 곳곳에 지금은 사라져버린 함지, 국수틀, 떡메, 꽃가마 등 우리 선조들의 생활상을 보여줄수 있는 “고물”들이 많다. 쓰레기더미를 뒤져서 신주단지 모시듯 모셔온 그의 보물들이다.

“망치와 끌을 량손에 들고 수십년동안의 외길 동안 아마 한가마니쯤의 나무톱밥을 먹었을겁니다. 옛날 고향에 우리 부모님이 사시던 고향집이 그리워 시작한 일입니다. 집 짓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조상의 위업을 제대로 살려낼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소박한 차림만큼이나 편안한 웃음을 짓는 황씨였다.

그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져있는 전통가옥은 잘 다져진 터우에 주추돌을 놓고 주추돌우에 기둥을 세우고 기둥과 기둥 사이는 상중하에 보를 걸치는데 요철모양의 홈을 파 끼우는 방식으로 지어진다고 설명해준다.우리 전통건축은 문짝 하나에도 절대 못을 박지 않는다면서 나무결과 나무결이 만나서 나무의 무늬가 되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목공예술품이라면서 전통가옥에 대한 애착을 고스란히 내비치였다.

그는 “마을마다 집을 짓고 가구를 짜던 솜씨 좋은 목수들이 지금은 모두들 어디로 갔는지…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점차 사라져간다고 생각하니 허전합니다. 게다가 현재 우리 건축에 대해 공부할수 있는 곳이 아예 없는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가 죽고나면 또 누가 우리의 문화를 계승해갈가요 ?”라며 아쉬움도 토로한다.

“옛이야기가 깃들어있던 초가가 허물어지고 새로 벽돌집이 세워지면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시원한 시골집 마루에서 누룽지를 맛나게 먹던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그래서 황호림씨는 아릿한 추억과 슬픔이 가슴을 파고들 때가 많다고 말한다.

“민속마을이나 박물관에 놓여진 몇채 안되는 전통가옥을 보고 우리 문화유산이 보호되고있다고 할수도 있지요.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전통가옥은 점점 퇴색해가고있는 실정입니다.” 넉넉치 않는 삶을 살면서도 장알진 두손으로 꾸준히 전통문화의 년륜을 새겨가는 그였다.

오늘도 래일도 뚝딱거리는 장인의 망치소리에 빛바래진 옛추억이 달래진다.

연변일보 글/사진 정영철 신연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수출·실업 문제 해결할 모국 경제발전의 전진기지 될 것"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창립 이래 35년 동안 이어온 '수출 증진을 통해 모국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정체성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즉 해외 수출과 모국의 실업 문제를...
  • 2016-02-16
  • 지난해 7월 9일, 일본 주식회사 아이글로벌의 황봉선사장이 세계적인 반도체제조회사인 TEXAS INSTRUMENTS(아래 TI로 략칭)로부터 2014년도 《우수업체상》을 수여받아 동업자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황봉선사장 본부가 미국에 있는 TI는 세계적으로 다섯번째안에 꼽히는 반도체제조회사로서 미국과 독일, 영국, 일본, 중국...
  • 2016-02-15
  • —후꾸리꾸(北陸)대학 미래창조학부 리강철교수와의 만남 리강철(李钢哲)교수와의 만남은 2012년을 시작으로 지난 9월의 만남까지 6번째 된다. 처음에는 2012년 조글로를 통해서 만났고 두번째는 2013년 3월 16일 동경에서 리교수가 회장을 맡은 《조선족연구학회 2013년학술토론회》에서이고 그후 4차례는 도문에서였...
  • 2016-02-15
  • ‘한국입양인 출신 두 번째 입각’ 주인공 장뱅상 플라세 의원 보육원서 자라다 7세때 佛로 92년 정계입문 43세때 당선 “딸에겐 한국문화 가르칠 것” 11일 단행된 프랑스 개각에서 한국계 입양인인 장뱅상 플라세(47·사진) 상원의원이 국가개혁 장관에 임명돼 주목을 받고 있다. 플라세 신임...
  • 2016-02-12
  •   알렉스 양 동남부 조선족동포협 회장 “한 사람이 여럿을 위하고, 여럿이 한 사람을 위하는 것이 협회 목적” “10년 전부터 모임이 있었으니까, 오랜 기간 준비를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지난 7일 둘루스 서라벌 식당에서 열린 미주동남부중국조선족동포협회 창립행사에서 초대 회...
  • 2016-02-10
  • 료녕성 무순시 순성구 행복성 아파트단지에 살고있는 평민화가 남중석(南重硕)로인은 미술창작으로 보람찬인생을 가꾸어가면서 기꺼운 성과를 가져왔는데 얼마전에는 료녕미술출판사에서 그림교과서(绘画教程)《탄소필동물소묘(碳素笔动...
  • 2016-02-08
  • 70만 재한 조선족 "돈 벌러 왔지만 정주 지향으로 변화" "조선족은 한국 사회에 필요한 존재…이방인 취급 서운해" 김성학 회장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70만 명에 이르는 재한 조선족은 공장 노동자·식당 종업원·간병인 등에서부터 회사를 운영하는 기업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사회 구...
  • 2016-02-08
  •  [이미옥 탐방]李剛, 20년 붓을 따라 간남자의 이야기   ▲ 리강 화백의 작품(위), 혜화동 자신의 화실에서유마불이도(維摩不二圖) 작품을 보여주는 이강 화백(아래). [서울=동북아신문]3월의 혜화동 골목은 이미 계절의 싱그러움으로 가득 차 있다. 곳곳에는 젊은이들의 물결이 넘실거리고 성균관 거리는 연신 그...
  • 2016-02-05
  • [연변을 클릭하는 사람들 20] 한국스포츠브랜드매장 한춘향사장의 삶의 에너지      “아직 인생을 론하기에는 너무 애숭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이에 비해 많은 아픔을 겪었고 흘러간 시간들을 뒤돌아보는 과정에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되였습니다. 인생은 짧고 굵게 가는것이 아니라 가늘...
  • 2016-02-03
  • 가야금, 거문고, 해금, 장구, 아쟁, 퉁소…… 숱한 조선족 전통악기들이 장인(匠人)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 장인은 올해 79세로 60여년간 악기제조에 전념해왔다. 단순한 목재가 절묘한 소리를 낼수 있는 악기로 변신하는데는 마음속에 가락이 있고 손에 음색이 잡히며 공구마다 정을 불어넣는것이 비법이라...
  • 2016-02-03
‹처음  이전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