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아득히 뻗은 레루 따라 20여년 삶 걷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11월6일 10시03분    조회:788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김웅철

 
  
10월의 끝자락, 만추다.

바람의 느낌도 코구멍으로 들어오는 공기의 느낌도 그렇고 완연한 가을이다. 살인적인 폭염의 기억이 아직 몸에 남아있는데 첫 서리가 내렸다는 일기뉴스를 들은지도 이윽한 요즘, 오래지 않아 겨울이 도래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코스모스숲길에 녹슨 철로가 나란히 누워있다. 육중한 렬차의 묵직한 무게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철길이다.

늦가을의 철길을 어제도 오늘도 래일에도 어김없이 걷는게 김웅철씨의 일이다. 겨울엔 눈을 맞으며 여름엔 선로의 뜨거운 열을 받으며 철길을 따라 걷는다. 그렇게 인제 20년 흘쩍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냥 걷는게 아니다.

눈으로는 쉴새없이 선로를 살핀다. 그러다가 기차가 지나가면 기관사에게 손신호를 보낸다. “이상없음”을 알리는 신호다.

신호를 뒤로하고 렬차는 달린다.

도문철도분국 도문공무단 철길(룡정-화룡 구간) 철도선로공(巡道工)인 김웅철(53살)씨는 요즘 바쁘다. 꼼꼼하게 철길을 살펴야 한다. 해빛에 찌들어 느슨해졌을 라사를 조이고 약해진 지반이나 옹벽이 없는지 찾아내는것이다.

“하루에 최소한 20킬로메터 이상을 걷습니다. 룡정역에서 출발해서 화룡시 룡수역까지 걸어갔다가 돌아옵니다. 다리가 뻐근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걸어다녀야 선로가 안전하고 제가 안심할수 있습니다”

기차는 그의 곁을 지나간다. 바람을 가르며 무서운 굉음을 낸다.

사실 늘 불안불안한 마음을 숨길수가 없는 일이다. 눈을 맞으며 비를 맞으며 혹은 뜨거운 여름 땡볕아래가 아니면 쩡쩡 얼어들듯한 강추위에도 철길을 걸었다. 장애물, 이물질이거나 오물을 치우는건 기본이였다.

레일에, 침목에, 그리고 침목과 레일을 받치는 로반의 자갈과 흙에 이상이 있는지를 살핀다. 이상을 발견하면 바로 상부에 보고를 하고 바로 고쳐놓는다. 벌어진 레일장을 제때에 보수하지 못할때에는 기차는 영락없이 탈선이다. 또 기차가 멈추지 말아야 할 곳에 서면 무슨 사고가 일어났다는 신호다. 그럴 땐 섬뜩함에 몸을 떤다. 그런 일이 생길가 늘 눈이 아프도록 철길 선로를 꼼꼼히 들여다 본다. 그 덕분에 그가 맡은 구간은 단 한번도 사고가 난적이 없다고 한다.

철도선로공인 그가 하는 선로작업은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험한 일이다.

“추워도 불안하고 더워도 불안합니다.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마음은 항상 철도에 있어야 합니다”

자나깨나 마음 편치않은 김웅철씨이다.

철로 된 레일은 여름철 땡볕 아래 달구어지면 엿가락처럼 늘어나고 겨울에는 오그라든다고 한다. 하절기를 위해 간격을 둔다 해도 공기가 잘 안통하는 취약로선에선 달궈진 레일의 온도를 낮추느라 물을 뿌리기도 했단다.

고물라지오가 람루한 외모와 다르게 쾌청한 목소리로 세상이야기와 노래를 흘려놓고있다. 두줄 레일이 침목을 베고 누운 기차길 바로 옆 좁은 길이 일터인 그에게 고물라지오는 외로움을 달래는 유일한 친구가 돼준다.

인생의 절반을 철길우에서 보낸 사람이다.

레일우에서 잔뼈가 굵어진 그라지만 늘 어깨와 목이 욱신거린다. 어깨에 둘러멘 쇠망치같은 도구가 들어있는 가방만 10㎏이 넘는다.

겨울 한철은 사고가 일어날 우려가 가장 많은 저녁 12시에 작업을 시작해서 이튿날 아침 8시에 작업을 끝낸다.

솜옷을 두겹, 세겹 껴입어도 뼈속까지 얼어드는 추위를 막을수가 없다. 눈만 내놓고 꽁꽁 싸맨 머리는 입김으로 새하얀 서리가 폭 내려앉는다.

추위도 추위지만 겨울밤의 찬 공기를 아츨하게 가르는 산짐승들의 울음소리에 소름이 쫙 돋는다.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그럴수 없었다고 한다. 철도선로공들만 가질수 있는 정과 믿음이 그를 붙잡았다고 한다.

“배운게 별루 없으니깐요. 먹고 살아야 할거구요. 편한걸 해서 돈벌 생각은 지금까지 가져본적이 없습니다. 고된만큼 보람도 큽니다”

오늘도 김웅철씨는 철길을 걷는다.

“렬차가 무사히 달리것뿐”이라는 그의 소망이 잔잔히 슴배여있는 레루우로 렬차가 아무런 근심걱정없이 달린다.        

연변일보 글 사진/ 정영철 신연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타는 목마름으로’으로 유명한 반체체 저항시인 김지하가 8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8일 오후 토지문화재단에 따르면 김 시인은 최근 1년여 동안 투병생활을 한 끝에 이날 오후 원주 자택에서 타계했다. 고인은 독재권력에 맞서 자유의 증언을 계속해온 양심적인 행동인으로 유명했다. 1969년 ‘시...
  • 2022-05-08
  • 현재 갑작스레 들이 닥친 코로나19 오미크론 사태로 상해시는 준엄한 시련에 직면했다. 당중앙과 국무원의 정확한 결책과 상해시위, 시정부의 지휘하에 상해 및 상해 지원 의료일군들은 개인의 안위를 뒤로하고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며 방역제1선에서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중에는 흑룡강출신의 조선족 박진호 의사도 있다...
  • 2022-05-07
  • 5월 연길신화서점(2층)에서 “그림으로 위안과 회복의 마음”을 전하는 페델스갤러리 리려평(27세)의 작품전시회가 열리면서 서점을 찾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종합그림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생명의 빛》을 설명하고 있는 그림 작가 리려평(李丽平) 자화상으로 시작한 첫 작품 《시작》 전시장의 첫머리에 놓여...
  • 2022-05-06
  • 전국 우수교사 수학 특급교사 현건   최근 현건 교사가 대경일보 고중입시를 준비하는 학부모회의 채널 기자의 취재를 접수하고 있다.   전국 우수교사 수학 특급교사 현건(61)은 흑룡강성 대경실험중학교에서 34년간 수학교사, 고중 수학올림픽 지도교사로 활약하며 도합 68명을 청화대학, 북경대학에 진학시켰...
  • 2022-03-31
  • ‘책강의’ 내용을 꼼꼼히 준비하는 김령. “책의 바다에 빠진 지 5년째, 그동안 읽은 책이 얼추 600권이다. 평균 1년에 150권, 2~3일에 한권의 속도로 읽고 있다. 오로지 책이 좋아서.” ‘책수다’라는 위챗 공식계정의 서평을 읽다가 알찬 계정의 내용에 매료되여 22일 운영자 김령(상해...
  • 2022-03-26
  • 우일성 연구원(좌1)이 박사생들과 연구실에서 함께 하고 있다. /본인제공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에서 물리전공 학과 선도자(带头人)로 활약하는 걸출한 조선족 과학자가 있다. 그 주인공은 우일성 연구원(二级正高)이다.  우연구원은 1964년생이며 길림성 반석시 명성진의 한 의사집안 아홉 형제 중 막내로 태여...
  • 2022-03-22
  •     료양료화병원 감염관리과 주관간호사 김단(조선족)이 3월 7일에 열린 료양시‘3.8’홍기수(단체) 및 녀걸건공기준병(문명강) 표창대회에서 료양시‘3.8’홍기수 영예를 안았다.       김단(녀, 35세)은 2009년 6월에 연변대학 간호학전공을 졸업, 대학 1학년부터 학급장...
  • 2022-03-21
  • 푸근한 미소가 인상적인 연변대학부속병원 심혈관내과 겸 심장쇠약쎈터 주임의사이며 석사연구생 지도교수인 정대식 박사(58세), 기자가 그를 처음 만나게 된 건 병원이 아닌 뜻밖의 장소였다. 바로 지난해 11월말 개최되였던 제5회 계림문화상 시상식 현장이다. 조선어 컴퓨터 타자법을 익히지 못해 휴대폰 자판으로 한자...
  • 2022-03-21
  • 조선족구기예술가 김성일 국내외 무대서 명성 떨쳐 ‘귀할수록 값이 간다.’는 말이 있듯이 예술분야에도 희귀한 재주를 갖춘 사람은 어데 가나 환영을 받는다. 입으로 다양한 동물의 소리를 내는 건 물론 입김으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물건이면 모두 악기처럼 불 수 있는 구기(口技)예술인 김성일이 그런 사...
  • 2022-03-11
  • 김철우 시인의 신나는 문학인생 인(瘾), 끊을 수 없는 연(缘)     웨이하이시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의 유명한 시인 김철우씨를 말하자면 인차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인(瘾)이다.   “낼모레 내 나이 팔순이오. 이젠 그만 써야지. 주책이야.”   어제 이런 말씀을 해놓고 한두달 후면 어느...
  • 2022-03-03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