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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문화교류 앞장서는 이상규 시인 |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20여년간 중국과 한국에서 벌인 기부와 선행으로 한·중 문화 교류에 기여하는 이가 있다. 한국의 원로시인 이상규(73)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26-27일 중국 허베이성(河北)성 바오딩(保定)시에서 열리는 '2014 제1회 중한문화창의포럼'에 참석해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 방안을 논의한다.
이 행사는 중국 정부가 공인하는 문화예술 단체인 중화문인예술가협회와 바오딩문화촉진회, 이 시인이 지난해 꾸린 한중예술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출국을 앞두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이 시인은 "이번 행사는 중국 정부가 승인한 단체와 한국 단체가 함께 하는 최초의 한-중 문화 교류 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행사는 양국 문인·예술가들이 한-중 문화 교류 조인식을 갖고 교류와 협력을 약속하는 자리이다. 이 시인의 수필집 중국 출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와 이 시인이 기부하는 허베이대 장학금 수여식, 한·중 문화예술 작품 전시회도 함께 열린다.
이 시인이 중국 측과 이런 행사를 갖게 된 것은 그가 1996년부터 20년 가까이 맺어 온 중국과의 특별한 관계 덕분이다.
1990년대 중반 중국 동포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접하며 그들을 도운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몇 년 뒤 그의 도움을 받은 이의 초대로 중국을 방문한 시인은 그곳 조선족 학생들의 열악한 교육현실을 목격하고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중국 한족 유학생 및 현지 학생들에 자신의 호에서 이름을 딴 소정(素井)장학금을 주고 있고, 그의 장학금으로 학업을 마친 이들 가운데는 이미 중국 현지 대학 강단에 선 이도 있다.
한국에 유학 온 중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 시인 개인의 장학사업은 2011년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졌다.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 문학을 공부하던 허베이성 바오딩 출신인 량자오(28) 씨는 이 시인과 사제의 정을 맺었고, 량 씨는 그 보답으로 이 시인의 시집을 중국어로 번역, 이듬해인 2012년 말 모교인 허베이대 출판사를 통해 이 시인의 주요 시 작품을 모아놓은 '이상규 시선'을 출간했다.
한-중간 문학사제의 인연은 계속 이어져 그에게서 장학금을 받은 후학들이 이 씨의 수필을 중국어로 번역해 출판하는 작업에 발벗고 나섰다. 이번에 출판기념회를 갖게 된 수필집 '소정만담'이 그 결실이었다.
이 시인은 자신이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다는 생각에서" 얼마전 1만 위안(한화 163만 원 가량)을 허베이대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한국 노 시인과 중국 학생들 사이의 정이 토타워지는 것을 지켜보던 허베이성 정부는 이 시인의 시 '감자꽃'을 옌볜의 초등학교 교사 양성소인 조선족사범전과학교의 교과서에 싣기로 했다. 이 교과서는 오는 8월 출간될 예정이다.
이 시인은 "이번 포럼이 양국의 문화 교류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내년엔 한국에서 포럼을 개최하고 이후 에는 매년 양국을 오가며 교류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해 온 일이 좋은 결실로 이어져 기쁘다"며 "앞으로 한중예술협회에 소속된 한국 문인과 예술가들의 작품을 중국에서 계속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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