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강사 출신 나영호 추이쯔科技대표
스마트폰 `스마티잔 T1` 예약판매 돌풍
`제2의 샤오미`를 꿈꾸며 혜성처럼 등장한 조선족 사업가가 중국 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나영호(羅永浩ㆍ중국명 뤄융하오) 추이쯔(錘子)과학기술 대표(42). 유명 영어강사 출신인 그가 회사 설립 2년 만인 지난 5월 첫 스마트폰 `스마티잔 T1`을 출시한 이후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그는 인터넷 선주문 판매를 통해 무려 30만대 예약 실적을 올리며 단번에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판매 실적보다 그의 개인적 면모에 더 열광하고 있다. 그가 `중국의 애플`을 표방하는 점에서는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와 똑같지만 세련된 이미지의 레이쥔과 달리 다소 투박하면서도 서민적인 모습으로 네티즌들의 친근감을 더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개성이 유감없이 드러난 것은 지난달 27일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에서 3시간 동안 생중계된 `나영호 대 왕쯔루 대담` 프로그램이었다.
스마트폰 품질 비교 사이트 `ZEALER`를 운영하는 스타 IT 비평가 왕쯔루는 대담에서 추이즈의 `스마티잔 T1`의 약점을 물고 늘어졌다. 수수한 복장에 운동화를 신고 화면에 등장한 나 대표는 왕쯔루의 거센 공격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가면서 맞받아쳤다. 확신을 갖고 제품을 옹호하는 나 대표에 네티즌들은 더 높은 점수를 매겼다. 왕쯔루 스스로도 "내가 객관적이지 못했고, 전문성도 떨어졌다"고 인정하고 말았다.
나 대표는 추이쯔 설립 이전에도 이미 중국에서 많은 화제를 뿌렸던 인물이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유명 영어학원인 신둥팡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일할 때 그는 `유머 넘치는 이상주의 강사`로 전국적 지명도를 얻었다. 쇄도하는 강의 요청에 제작한 인터넷 강의 동영상도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강사 직을 그만둔 뒤에는 정부 비판적 인사들이 많이 참여했던 `뉴보왕`이라는 인터넷 블로그 운영자로 이름을 날렸으나 2009년 정부로부터 폐쇄 조치를 당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나의 분투`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간한 그는 미국 애플의 등장에 큰 자극을 받아 스마트폰 업체 설립 준비에 몰두했다.
옌볜조선족자치주 화룽시 출신인 그는 옌볜 최고 명문 고등학교인 옌볜 제2중에 들어갔지만 곧 중퇴했다. "불합리한 규칙은 멸시하지만, 규칙을 어기면 책임을 진다"는 소신을 실천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헌책부터 밀수 차까지 매매업에 종사하다가 `나 홀로` 영어 공부에 매진한 끝에 29세에 최고 명문 학원의 강사가 됐다.
이제 그의 꿈은 아이폰에 버금가는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으로 성공하는 것. 그가 스마트폰 디자인을 애플 출신의 로버트 브러너에게, 생산은 애플 외주업체인 대만 폭스콘에 맡긴 이유다. 나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애플과 같은 기업을 일굴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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