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커피처럼 달콤하고 은은한 향기를 주는 시인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9월11일 07시46분    조회:647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조룡남

원로시인 조룡남선생을 만나보다

원로시인 조룡남선생

얼마전 원로시인 조룡남선생이 전화왔다.

어떤 국가급문화단체에서 모택동탄신 120돐을 맞으면서 낸 공모에 선생님의 작품이 수록되고 상을 받았는데 신문에 낼수 없겠는가 하는 내용이였다. 올해만해도 선생님이 막언(莫言)과 어깨나란히 달력명인으로 뽑힌 일이며, 책자에 오른 일이며... 여러번 때마다 취재를 해서 기사화한 일이 있었다. 물론 선생님은 이같은 영예들을 대단하게 생각해서 자랑하고싶은 마음에 신문에 내고싶어하는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갈수록 멀어져가는 세월의 한자락에 삶의 보람과 기쁨을 느끼기 위한 생각에서였다고 느끼고싶다.

그래서 나는 가급적이면 선생님이 부르면 항상 선생님의 희사를 자기일처럼 기뻐하고 기사화하면서 신문에 실어드려 세월의 풍상고초를 겪으면서 살아온 선생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군 했다. 황차 조선생님은 근 80세에 문턱에 발을 들여놓는 고령의 간암환자이기까지 하니 그 년륜에 마음이 숙연해지고 존경이 마음이 끌리는것은 어쩔수없었다.

선생님은 또 갖은 정치풍파와 생활고를 겪으실대로 겪으시면서 살아온신 풍상고초의 세월이 대중을 우러러 모시게하는 년륜으로 새겨지고 한평생 순수하게 시농사를 지어오면서 주옥같은 시구들로 젊은이들의 마음까지 떨리게 하는 유명한 서정시인이기도 하다.

《연길주부가원 정원에서 동쪽 20메터되는 가죽가공부 옆골목으로 들어와 두번째 아빠트의 첫단원 5층입니다.》

선생님이 알려준 주소를 네비게이션삼아 걸음을 옮기니 5층 베란다문을 열고 손짓하는 짙은 눈섭의 조선생님 모습이 보인다. 가장 꼭대기 건물이였다. 조선생님댁은 지은지 15년이 넘어된다는 구식 스팀아빠트집이였다.

그때는 집지을때 층계넓이마저 넉넉하게 설계한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은 복도로 걸어 올라가면서 80세고령의 조룡남선생이 이런 층계로 매일 오르내리는 부지런함과 움직임이 바로 장수비결이지는 않을가 하는 엉뚱한 생각도 굴려보았다. 대개 연길시에서 아빠트하면 2~3층집이 가장 선호받는 층수로 욕심내는 사람들도 제일 많다. 가장 나쁜 층수는 당연히 제일 꼭대기에 있는 집이다. 가장 꼭대기집을 들어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돈이 없거나 혹은 단위에서 내준 방산일 경우에는 좋은 층에는 배당되지 못하고 간신이 배당은 가능한 최하위급 일군들이다. 조선생님의 일생도 아마 그런것 같다. 한뉘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문예편집이라는 말단 자리에서 직급에 연연하지 않고 시에만 묻혀 살아온 조선생님에게 권력과 금전은 거리가 멀어보인다.

《령감 로친 단 둘이서 사는 집이라 좀 루추하다이…》

거실에 작고 낡은 가죽쏘파가 하나 놓여져있고 그 앞에 낮은 탁자 하나가 커피병이며 약병들이며로 좌판을 벌인듯 거실 한가운데 떡하니 앉아있었다. 오색 색종이를 접어만든 수많은 종이학들이 크고 투병한 병속에 담겨져있는것도 보였다.

《이 종이학들은 내가 아플때 로친이 하나하나 접어서 넣어준것이라오》

선생이 불의의 간암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는 나날동안 선생의 병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종이학에 접어 매일매일 소망을 빌었을 부인의 정성과 지성이 아름다운 부호처럼 남아 빛나는 것이였다.

《커피 좀 타줄가요?》

선생은 이미 준비한듯한 갈아놓은 원두커피가루를 깔때기형 컵에 종이려과막을 씌우고 부엌에 가서 끓기 시작한 물주전자들 들고 돌아왔다.

조심조심 뜨거운 물이 검은 커피가루를 녹이면서 부글부글 거품이 끓고 깔때기에 려과된 거피들이 주르륵 잔을 채운다. 물과 만난 커피가 따뜻하고 유혹적인 향을 방안 가득히 피워올리고있었다.

《선생님 커피를 많이 좋아하시나요?》

《좋아하죠, 원두커피를 가는 기계도 있소, 손으로 가는것과 기계로 가는것 두가지가 있지, 커피에 필요한 프림이며 슈가도 구전하고…》

조선생님은 그러나 요즘은 커피를 이전처럼 맛있게 마실수없어 유감이란다.

의사가 암환자인 조선생에게 자제를 요구했기때문이다. 가끔씩은 마시되 설탕은 엄격히 제한하라는 당부때문에 원두커피만 마시니 오래동안 마셔왔고 길들여졌던 달콤한 커피맛에 반란이 일어 결국 커피와는 점점 멀어져가고있다고 말씀했다.

프림과 설탕대신 우유를 탄 커피를 따로 한잔 만들면서 선생은 또 다른 두잔의 커피도 함께 만들고있었다. 손님인 나와 안방에서 휴식하고있는 부인몫으로 2잔의 커피를 손수 만든것이였다. 조룡남선생의 부인사랑은 80고령인 지금도 여전하시다. 얼마전 취재중 조룡남선생은 본인이 지금까지 병중에도 잘 버텨올수있었고 또 인생의 다사다난했던 험난려정도 악을 쓰고 잘 헤쳐나올수있었던것은 현숙하고 내조적인 안해덕이라고 말씀하시군 하였다. 과거는 특히 선생님의 투병생활가운데서도 엄격한 관리자로 항상 옆에서 선생의 의식주행을 살피고 내조해준 부인이기에 더욱 늘그막 금슬이 좋을수밖에 없으신것 같다.

따뜻한 커피한잔을 타가지고 쉬고있는 부인의 머리맡에 살며시 놓아주며 념려하고 바라봐주는 늘그막 부부정은 누가봐도 오랜 경륜의 깊이를 잴수없는 따뜻한 부부정이지않을수 없다.

조선생님은 안방으로 들어가더니 기어이 사모님과 함께 나오시는것 같았다.

우리집을 찾은 손님인데 인사라도 드려야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시는것 같았다. 자식벌되는 기자의 취재에도 례와 덕을 다 갖추는 선생님의 인격에 다시한번 허리굽혀 존경의 마음을 가지지 않을수 없었다. 머리가 하얗게 센 70대의 할머니가 방에서 나오시여 인자하게 웃고 계셨다.

《아들 둘 있는데 하나는 약학을 공부하고 하나는 사학을 전공하고 있다오.》

그러나 두 자제분 모두 한국에서 살고있다. 큰 아들은 한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고있어 시름이 놓이는데 작은 아들은 연구로 바쁜 나날들을 보내니 아직 35살이 되도록 가정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음력설에 둘째아들이 집에 돌아와 량주모두 즐겁게 설을 쇴지요.》

기다리던 아들이 집에 돌아오면서 가져온 선물은 이뿐만이 아니였다.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책으로 무어 묵직한 책 두권을 부모님에게 선사한것이다. 한국 학술정보지에서 출간한 책이름이 중국사에 관한 론문저서였다.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그동안의 연구가 궁금해 물었더니 아들애가 고고학에서는 한국사학계에서도 인정받고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고구려사에서 과거 고구려가 중앙집권제의 봉건왕조라는 정설을 뒤엎는 주장을 제기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러한 사실들을 립증할만한 증거들도 속속 연구되여 한국사학회의 중국에서 온 학자에 대한 보는 눈이 달라지고있다는 것이다.

《아들애가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읽던 책들을 죄다 버리기 아까워서 우편으로 집에 보내왔습니다.》 조선생은 거실옆에 붙어있는 서재를 가리켜보였다. 20평방쯤 돼보이는 서재는 온통 책들로 산을 이루고있었다. 특히 책장앞에 키를 넘게 쌓아놓은 책들때문에 책장의 책들도 꺼내보기 힘들다고 했다.

조룡남선생의 서재에는 국내에서 출판된 조선문책들이라면 어느것 하나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구전한데 그러나 그 책들을 찾기는 힘이 들다. 책이 책에 쌓여 책산을 이루니 책이 제구실을 못하는 일이 안타깝다고 선생은 말했다. 이제 아들이 돌아와 자기책을 처리하면 그때에야 그런 책들이 볕을 볼날이 올것이라고 조선생은 무가내한듯 두손을 벌려 보였다. 책들이 150평방메터나 되는 집안의 서재는 물론 침실이며 안방마저 잠식해나가고있지만 조룡남선생은 아직도 지난 80년대 불의의 화재로 잃어버렸다는 옛날 책들을 안타까워하고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일과 생활 사랑 등 모든 면에서 성공한다고 선생은 말한다. 요즘세대들은 책보다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 가상세계의 영상문화에 많이 빠져있는데 그런 영상문화의 실질은 눈으로 보고 머리로 떠올리고 손으로 감촉하는 책속의 문화더듬이에는 비할바가 못된다는것이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눈것 같다. 커피잔바닥에 조금 남은 커피는 언녕 식어있었지만 조룡남선생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들은 오래된 옛 서책을 읽은듯 깊고 진한 문화적인 맛과 멋, 그리고 향기가 흐르는듯하다.

80세의 미수에도 문화를 담론하고 젊은 친구들을 더 반색하고 따뜻한 품과 깊이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우리 조선족의 원로 지성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선생님과 작별하고 그 널직한 층계를 걸어 내려오는데 선생님이 마침 외출해 돌아오는듯한 옆집 이웃을 보고 젊은 기자친구라고 말씀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젊은 기자 친구?! 얼마나 신선하고 멋있는 부름인가? 누군가 조선생님을 영원한 문학소년이라고 한 말이 머리를 스쳐지나가면서 세월이 결코 인생의 영원을 결정하는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림신문 안상근 기자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연변라지오방송예술단 국가1급배우 주춘복 연출을 만나 “안녕하십니까!” 아이박스에 숨겨놨던 탁주같는 컬컬한 목소리에 방금까지도 어슬렁거리던 더위가 싸악 흩어진다. 청량제같이 싸한 음성에 귀구멍이 쏘옥 열리고 소음에 뗑해졌던 머리가 시원하게 맑아온다.   아하, 이런 소리 어디서 들려...
  • 2012-06-21
  • 의료관광을 넘어선 의료산업협력이 목적 료녕신문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 중국 특히는 심양을 수차 드나드는 한 한국인이 있다. 그가 바로 한국  (주)GMN 대표리사 하영태씨다. 지난해 11월 심양에서 부산의료관광세미나를 개최한 뒤를 이어 이번에 중한수교 20주년 기념행사로 중한의료산업협력세미나 및 부산의료관...
  • 2012-06-19
  • 연변부림실업유한회사 리철중총경리의 이야기 요즘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기업을 경영하면서 인간의 근본성을 우선시하는 우수한 기업가들이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연변부림실업유한회사의 리철중총경리(42세)는 인간우선을 실천하는 기업리념으로 돋보이고있다. 인간우선으로 고차원의 제품을 생산 연길경제개발구 과학기...
  • 2012-06-14
  • 연변조선족자치주 민족단결 모범개인 김순자할머니 매스컴의 취재를 받고있는 김순자할머니 학생시절의 김순자(모자를 쓴 학생) “북해상점”서 한족딸 문영이와 장려(안경을 건 학생)를 데리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김순자할머니(흰위생복을 입은 사람) 령감과 함께 문영이의 아들 심붕곤을 안고 사진을 찍은 ...
  • 2012-06-14
  • “심양행복나눔아름다운가게”를 찾아서             박순엽 정윤희 부부 심양시에 쓰지 않는 물건을 기증받아 싼 가격으로 새 주인을 찾아주는 순환의 가게 “심양행복나눔아름다운가게”가 있다. 이 가게는 한국인, 조선족한테서 기증받은 ...
  • 2012-06-13
  • 기획-길림신문이 만난 사람 중앙민족대학 소수민족언어문학학원 문일환원장 만나본다     문일환교수     조선족으로 중국언어문학분야를 대표해 국가학위위원회 학과심의위원으로 활약하고있는 학자가 있다. 그는 또한 중국소수민족무형문화재연구보호중심의 책임자로 유네스코 아세아태평양지역 무형...
  • 2012-06-12
  •     연변더치야구르트회사 최영란경리를 만나     “창업하려면 부단히 자신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더우기 노력과 인내가 있어야 한다” 이는 연변더치야구르트회사 최영란경리의 창업조언이다. 그녀가 창업에 뛰여들게 된데는 상인이였던 어머니와 먼저 창업을 시작한 언니의 영향을 많...
  • 2012-06-12
  • http://hljxinwen.dbw.cn         (흑룡강신문=연변) 김명록 연변지사장 = 국가 1급 작가이며 중국조선족소년보사 사장 김학천 선생은 다섯 번째 시집으로 '어느 날과 어떤 때의 어떤 느낌(조문)'을 최근에 출간했다. 여섯개 부분으로 묶은 이 시집에 135수의 시가 수록되...
  • 2012-06-12
  •     세상을 밝혀가는 등불이 되리  "10년간 사회공익사업에 대한 연변애심어머니협회의 기여에 감사를 드립니다.” 5월 26일, 연변애심어머니협회 창립 10돐 기념 및 제11기 사랑나눔행사에서 주부련회로부터 감사패를 수여받은 김화회장은 그동안의 로고가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 한구석이...
  • 2012-06-07
  • http://hljxinwen.dbw.cn   2012-06-07 10:53:57  성공가도 달리는 조선족 3세 이야기   —북경 모이자네트워크 김광식 사장   (흑룡강신문=하얼빈) 한국 경희대학에서 박사과정 중인 김광식 씨(39)는 북경모이자네트워크과기유한회사의 최고 경영자이기도 하다.   길림성 연길시 출신인 그는 1995년 상하이 ...
  • 2012-06-07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