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조선족 '위안부' 역 영화 '소리굽쇠'출연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0월27일 07시55분    조회:919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이옥희
'촬영 내내 목 메어도 참 행복했소'
첫 일본군 위안부 소재 영화 ‘소리굽쇠’ 출연 中조선족 배우 이옥희 씨


30일 개봉하는 영화 ‘소리굽쇠’는 여러모로 ‘커다란’ 영화다. 규모만 따지면 제작비 3억8000만 원에 불과한 작은 영화지만 담긴 뜻이 크다. 국내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첫 번째 극영화로, 추상록 감독(배우 고 추송웅 씨의 아들)과 배우 조안 김민상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가 노 개런티로 참여했다. 김원동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사재 3억 원을 털었으며, 수익금은 모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쓰인다. 23일 영화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귀임 할머니 역을 맡은 조선족 배우 이옥희 씨(56)를 서울 왕십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터뷰 내용과 영화 소개를 그의 말투를 살려 재구성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귀임 할머니 역을 소화한 배우 이옥희 씨. 그는 23일 인터뷰 도중 영화 속 애절한 사연을 떠올리며 여러 차례 눈시울을 붉혔다. CJ E&M 제공
 
배우 이옥희라 함다. 한국 동포들은 내를 잘 모를 검다. 중국서 1978년 데뷔해 연극 공연과 TV 출연을 마이 했소. 2005년에 공적을 인정받아 ‘1급 배우’ 직함을 받았슴다. 우리(중국) 정부 국무원서 대중예술 종사자에게 내리는 거오. 주요 국가행사에 참가하고, 은퇴하면 연금도 나옴다. 조선족 동포들에겐 ‘수이러우(水肉·물고기)’란 별명으로 더 친숙함다.

40년 가찹게 연길 해왔지만, 영화 출연은 ‘소리굽쇠’가 처음임다. 솔직히 현장에서 너무 영어를 써 내 마이 힘이 들었소. 첨엔 ‘액션’ 말곤 당최 알아듣질 못했지. 게다가 영화는 표현이나 동선이 연극과 하도 달라 한참 애를 먹었소. 허나 이리 좋은 영화에 출연을 마다하겠슴까. 시나리오를 탁 보는 순간, 눈물이 멈출 새가 없었는데.

‘소리굽쇠’는 조선족 귀임 할머니와 손녀 향옥(조안)에 대한 얘기임다. 귀임은 일제강점기 방직공장에 취직시켜준단 말에 혹해 중국까지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가 됐슴다. 해방이 되고도 조국에 오질 못해 조선족으로 남았소. 애통한 생애지만서도 유일한 피붙이인 향옥이 삶의 낙이 되어줌다. 근데 할머니를 고향에 모시겠노라 한국에 간 손녀도 운명의 장난에 휘말리고 마오. 마치 하나가 울리면 공명하는 소리굽쇠처럼 기구한 삶이 이어지는 거오.

이까지만 들어봐도 왜 (돈도 안 받고) 출연했는지 알지 않겠슴까. 아직도 가슴에 피멍이 맺혔을 이들에게 우리 세대, 우리 후손들이 어찌 고개 돌릴 수가 있겠소. 그저 한 걱정이라곤 내 부족해 제대로 담지 못할까봐…. 그래도 연극하며 노년 역을 마이 했고, 조선족이니 말투는 살리겠다 싶었슴다. 다만 80대 역할이라 특수 분장을 매일 4시간씩 하는데, 그건 정말 다신 아니 하겠소. 연기하다 목이 메어도 물 한 모금 먹기도 쉽지 않고….
 
그래도 촬영 내내 참으로 행복했슴다. 물론 베이징서 차로 3시간 떨어진 과거 일본군 막사로 쓰였던 민가서 찍는데 몸 고생은 말로 못 함다. 근데 한국 사람들 원래 그런지 좋은 일 하는 이들이라 그런지, 왜들 그리 친절하오. 추위에 달달 떨어도 가슴은 따뜻했소. 촬영 마지막 날이 마침 생일이었는데, 내도 까먹은 걸 한 맘으로 축하하는데 그런 정은 처음 느꼈슴다.

소리굽쇠는 그렇게 정이 뭉쳐서 만든 영화임다. 내외 동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얘기요. 뭣보다 (위안부) 할머니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글고 좀만 더 욕심내자면, 향옥처럼 한국 와서 고생한 조선족 70만 동포에게도 위로가 되길 바라오. 지금은 처지가 마이 나아졌지만, 한때 가슴에 응어리 맺혀 돌아온 이들이 적지 않슴다. 극중에 향옥이 “한국에선 짱깨, 중국에서는 가오리방쯔(高麗棒子·한국인 비하하는 호칭)”라 되뇌는 장면이 있소. 열악한 처지에도 열심히 사는 동포들, 한국이 마이 감싸주오. 내 그것 이상 바라는 게 없슴다.

동아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아리랑주간이 만난 사람 (27)   ― 청도 미신커생물과학기술유한회사 리사장 리향란 인터뷰       새로운 창업 2개월 전망 밝아        다함께 건강하고 즐기는 사회 희망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어            사...
  • 2012-12-07
  • 한 녀교수의 조선족연극 사랑   연변대학 연극학부 학부장으로 사업하고있는 한영희교수는 20년간 조선족연극의 교수와 연구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루어 학계와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1965년 연길시의 한 평범한 로동자가정에서 태여난 한영희씨는 연길에서 소학교, 초중, 고중 교육을 마친 뒤1984년, 중국연극...
  • 2012-12-06
  • 30년간 한우물만 판 리룡문농민 암소 한 마리로 시작한 소사육업... 현재 년간 150마리 출하규모 형성   암소 한마리로 소사육업을 시작한 화룡시 팔가자진 상남촌의 리룡문농민(49세)이 30년간 한우물만 판 결과 지금은 년간 소 150마리 출하 규모를 형성하여 화룡시에서 소사육 1인자로 손꼽히고있다. 가정별생산량...
  • 2012-12-06
  •     (흑룡강신문=서울) 윤교원 특약기자 = 20년동안 오로지 이미용 기계를 개발하면서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어 오는 중소기업인을 만났다. 외산 제품이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용기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토대로 한국 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하성전자 하충현 대표를 인터뷰 했다. &n...
  • 2012-12-05
  • 고전춤을 추고 있는 박설화 부교수   (흑룡강신문=연변) 윤운걸 길림성특파원 = "무용은 마음의 정감표현으로 그 마음의 정감을 제대로 무용이란 예술로 표현하자면 반드시 그 무용의 내용이 깊이가 있어야 한다"라고 서두를 떼고 있는 박설화 부교수 무용가이다.   그는 자기가 걸어온 무용예술이란 시공간을 다음과 ...
  • 2012-12-05
  • 30대 판소리 무형문화재 전승자 최려령     무형문화재 전승자 하면 년세가 지긋한 어르신들을 떠올리지만 연변 전통음악 분야에는 30대 판소리 전승자가 있습니다. 주급 판소리 전승자 최려령씨를 만나봤습니다. 1993년 최려령은 당시 연변대학 예술학원 민악학부 주임인 작은 할아버지 방룡철의 소개로 연변의 ...
  • 2012-12-04
  •     연변라지오영화텔레비죤방송국예술단의 최향화양을 만나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 60돐 헌례영화《해란강반의 벼꽃향기》에서 주인공 김향화역을, 텔레비죤련속드라마 《장백산기슭의 우리 집...
  • 2012-12-0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