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민요와 함께 한 외길 인생 50년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12월18일 09시00분    조회:565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전화자
임향숙, 박춘희, 신광호, 김순희, 최성룡… 연변에서 내노라 하는 가수중 알고보면 그녀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가 많다. 그녀가 바로 50여년을 하루와 같이 오로지 우리 민요만 고집하며 살아온 전화자이다.

이달초에 있은 연변조선족전통민요협회 설립식에서 처음 만난것이 인연이 되여 11일, 기자는 다시 전화자씨의 댁을 찾았다. 10년 넘게 살아온 집을 떠나기 싫어 4층 계단을 오르내리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계속 이사를 하지 않는다는 전화자씨, 집안 구석구석에는 평소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처럼 소박한 정취가 묻어있었다. 오래된것, 전통적인것들에 특별한 애착이 간다는 전화자씨, 그래서 우리 민요에 대한 그녀의 사랑도 남다르지 않을가?

선생님은 16살 앳된 소녀시절에 예술학교에 입학했다. 그때는 민요가 무엇인지도 잘 몰랐고 그저 노래 부르기가 좋았다. 여기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고향이 한국 강원도 양양인 전화자씨는 2살때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이 땅으로 이주했다. 6남매중 혼자 중국으로 건너온 어머니는 그 긴 시간의 외로움을 달래느라 자주 고향의 노래를 불렀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전화자씨는 커왔다.

“아무 생각없이 본 입학시험에서 덜컥 합격을 했습니다.”

그렇게 되여 전화자씨는 당시 료녕성 심양의 민간예인으로 예술학교에 초청받아 교수를 하는 김문자선생을 모시고 서도민요를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16살의 어린 소녀에게는 그저 지루하고 재미없는 수업이였다. “후일 한국류학을 하는 동안에야 제가 얼마나 대단한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았고 그분의 깊이와 기교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전화자씨의 민요외길인생은 이후 50여년간 쭉 이어졌다. 교원과 가수의 일인이역을 소화하면서 그동안 전화자씨는 400여곡의 방송노래를 록음했고 농촌연출, 가도연출 할것없이 무대에 헤아릴수 없이 많이 오르면서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에 우리 민요의 전통을 널리 알렸다. 1980년 상해음악학원 민족성악학부에서 공부하고 돌아와서는 언어에 맞는 발성법으로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것을 깨닫고 민요창법에서의 발성법을 개혁하여 우리 민요의 발전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큰 공헌을 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90년대에 한국 국립극안원에서 전통성악연수를 마치고 돌아와서 무엇보다도 젊은 제자들에게 배움을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제자들의 류학의 길을 터주었으며 그로 인해 김순희가 경기민요를, 최성룡이 서도민요를, 신광호, 박춘희가 신민요를 배울수 있었다.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되여 돌아온 제자들은 현재 선생님의 뒤를 이어 열심히 후대양성사업에 몸을 바치고있다.

“이제는 시름이 놓입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 민요가 대를 이어갈수 있으니깐요.”

고래희를 훨씬 넘겼지만 전화자씨의 제자사랑, 민요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얼마전 설립식을 가진 연변조선족전통민요협회, 그 배후에는 전화자씨의 로고가 숨어있었다. 1년간의 자료준비과정은 물론이고 협회를 설립하는데 필요한 수순들을 모두 직접 발로 뛰였다. 주변인들의 놀라움에 전화자씨는 언녕 추진했어야 하는 일이라 하며 당연하다고 했다. 모든것이 사명감 그 하나로 할수 있는 일이였다. 현재 전화자씨는 협회의 명예회장을 맡고있다.

이처럼 우리 민요의 발전에 기여를 한 전화자씨이지만 살면서 딱 한가지 아쉬운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아들과 딸에게 좋은 어머니가 되여주지 못한것이라 한다. 지난날의 기억을 더듬으며 전화자씨는 자식들에게 “제자들밖에 모르는 엄마”로 비쳐져 조금 안타깝다고 했다.

얘기중에 또 방안 곳곳에 걸려있는 전화자씨의 옛 사진들이 더러 눈에 띄였다. 아직 볼살이 통통한 귀여운 소녀도 있었고 아름다운 미소를 살짝 띄운 단아한 녀인도 있었으며 머리에 흰서리가 내리기 시작한 할머니도 있었다. 사진마다 선생님의 지난 자취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있었다. 그 사진들을 바라보며 추억에 젖어있는 전화자씨에게 사진 한장 남기자고 청들었더니 쑥쓰러워 하며 사양했다.

그러면서도 고운 웃음을 띄고 “그럼 립스틱이라도 살짝 덧칠할가요?”라고 말했다.

“아닙니다, 선생님. 여전히 고우신 선생님의 목소리처럼 모습도 아름다우십니다!”

그날 미처 드리지 못한 대답이다.

글. 사진 박진화 기자

연변일보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연변지체장애인협회 리춘자 주석의 이야기   취재차 기차역전 부근의 연변지체장애인협회를 찾아서 입구에 이르니 노래소리와 기합소리가 울려나오고 있었다. 조용히 앉아 독서를 하거나 수공예작품을 만들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협회에 모인 여러 장애인들은 흥겹게 노래를 부르거나 배구를 치는 사람들이 ...
  • 2019-06-06
  • “2019 미스코리아 중국 선발대회”가 2019년 5월 22일 상해에서 개최됐다.   이날 미스코리아 중국 선발대회는 지난 5월11일 북경 지역결선에 입선된 후보자들과 서울, 상해 지역결선에 입선된 후보자들이 치르는 중국지역결승전이다. 이번 결승의 우승자들은 오는 7월11일 한국 서울에서 펼쳐질 2019 미스코...
  • 2019-06-06
  •           (흑룡강신문=하얼빈) 류설화 기자= 안전에 사소한 것은 없다. 이러한 신념하나로 수년째 자신의 꿈을 실현해가는 이가 있다. 연변천망경보계통통신망복무유한회사(천망)는 이미 지역사회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며 사람들의 안전지킴이로 알려지고 있다.       천망은 경...
  • 2019-06-06
  • [흑토벌의 진달래-3]   —원 흑룡강성민족경제개발총공사 총경리   (흑룡강신문=하얼빈) 지난세기 80년대 개혁개방시기의 할빈의 풍운인물은 누구냐 하고 묻는다면이 조선족 이름 석자가 시대의 지상에 펼쳐진다. 혁명투사도 애국지사도 정치가도 아닌 기업인인 최수진! 왜 3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람들은 그...
  • 2019-06-05
  •       2012년 한편의 드라마가 여러 채널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용선 작가가 극본을 쓴 “벼랑(悬崖)”이라는 드라마다. TV드라마권 관계자들 모두 드라마 “벼랑”은 2012년 첩보극의 대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드라마 “벼랑”은 알아도 이 드라마의...
  • 2019-06-03
  •   흑룡강성 조선어방송국 허영호 국장, “한국 정부도 못한 일…유나이티드제약에 감사” “한국 정부도 못 하는 일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해 내고 있습니다. 강덕영 사장 이하 임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중국 흑룡강성 조선어방송국 허영호 국장은 &ldqu...
  • 2019-06-02
  •               연변조선족전통음식협회 김순옥 회장   연변조선족전통음식협회 김순옥 회장은 이 협회의 발기인이다. 그는 연변지역을 중심으로 한 200개 회원사들과 함께 우리 음식의 대중화를추진하고 있으며 연변조선족자치주정부로부터 여러차례 선진사회단체, 우수사업자로 표창...
  • 2019-05-30
  •        흑토벌의 진달래-2   우리민족 기업의 멘토—석산린과 창녕그룹   (흑룡강신문=하얼빈) 우리는 건국 70주년을 맞아 80년대 ‘조선족 공업대학’으로 불리웠던 창녕그룹과 창년그룹 창시자 석산린을 떠올려 본다.   오늘의 조선족기업이 있기까지 그 기반에는 우리민족 기...
  • 2019-05-30
  •  '청년의 창업 청년의 꿈'을 펴내면서   우리는 여전히 조선족사회의 대이주라는 흐름속에서, 그리고 '대중창업, 만인혁신'이라는 현주소에서 살아간다. 이역만리 삶의 주소를 찾아떠나던 월경의 민족은 이제 천애지각 글로벌한 민족으로 거듭나고 있다. 수도권에서, 연해지역에서, 남쪽에서, 연변에서...
  • 2019-05-21
‹처음  이전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