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중국에서 온 칠장(漆匠) 김성권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3월16일 07시59분    조회:733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김성권
중국에서 온 칠장(漆匠) 김성권

올해 스물여덟 살인 김성권은 옻칠장이다. 칠예(漆藝) 장인이라고도 한다.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화룡시(和龍市) 팔가자진(八家子鎭)이 고향이다. 전주가 본관에 조상이 경상도에서 왔다는 사실만 알 뿐, 나머지 가족사는 알지 못한다.

아버지 김동철(金東哲·54)은 기관사였다. 어머니 김화(金花·52)는 공장 근로자였다. 김성권이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는 아이를 친척에게 맡기고 러시아로 가 돈을 벌었다. 2년 뒤 돌아온 아버지는 한국으로 갔고 또 2년 뒤 어머니도 한국으로 갔다.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위해 두 사람은 인생을 바쳤다.
 
 
젊은 옻칠 장인 김성권.

용정(龍井)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김성권은 "중국에서 대학 나온댔자 장래에 뭐 하겠는가"라고 생각했다. 2009년 3월 김성권은 부산 영산대학교 실내환경디자인학과로 유학을 왔다. 2012년 4학년 1학기 옻칠 거장 전용복(全龍福)이 석좌교수로 부임했다. 난생처음 접한 옻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졸업식을 앞두고 김성권이 전용복에게 찾아가 단도직입으로 말했다. "나 제자 시켜 주시라." 세월이 4년 흘러 전용복이 말했다. "성권이는 1등이다." 거장(巨匠)이 인정하는 젊은 칠장이가 있는 곳은 대한민국 강원도 원주 상지영서대학교 칠예연구소다.

후회하지 않는 칠장이 김성권

신성한 숲 옆 부부의 찻집에서 김성권이 말했다. "옻을 접한 순간 느낌이 왔다. '이건 내 운명'이라고." 옻은 안료를 섞으면 무지개색을 낼 수 있는 총천연색 도료요, 1000년을 간다는 견고한 도료다. 자개에 금속, 흙까지 웬만한 재료는 섞어서 쓸 수 있는 열린 도료다. 무덤에서 나온 500년 전 옻칠 그릇 속 연꽃 씨가 싹을 틔우는 기적의 방부제다. 그가 말했다. "세상은 옻을 경쟁력 없는 분야라 하지만 틀린 생각이다. 첨단 도료와 미학적 재료로 틀림없이 각광받으리라 확신한다."
 
옻을 배운 지 5년이 됐지만 한 점도 자기 작품을 만들지 않았다. 배울 뿐이다. "스승 이름 더럽힐까 두렵고, 아직 수준이 안 돼서"라고 했다. 스승 전용복이 말했다. "인내심 없이는 옻 작업이 불가능한데, 성권이는 유전자에 옻칠이 돼 있는 거 같다." 제자 김성권이 말했다. "기쁘게 택한 내 운명이다. 후회하지 않는다."

신성한 숲으로 사람들이 찾아와 신념과 믿음을 의탁한다. 젊은 칠장이도 후회가 없다고 했고 들꽃 심는 부부 또한 후회 없다고 했다. 지구상 65억 인구는 모두가 신성하다. 하지만 그 신성한 영혼에게 후회 한 번 어찌 없으랴. 그렇거들랑 당장 신림으로 가보라. 혹시 아는가, 우리가 모르는 신이 나타나 자기만 알고 있는 지혜를 깨우쳐줄지.


[박종인의 땅의 歷史] 神이 사는 숲에 봄이 움튼다/발취
박종인 여행전문기자
조선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1
  • 북방지역 벼재배전문가인 부친 최죽송 탄생 100돐을 맞으며 글: 최광철 저자 최광철씨가 옛집이 있었던 자리를 가리키며 소개하고있다.(사진 김태국기자) 금년은 나의 부친 최죽송의 탄신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해마다 부친의 생일이나 제사날이면 부친의 생전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에 펼쳐지군 하였지만 금년에 들...
  • 2015-09-25
  • 박선녀 한화생명 영등포지역단 양남지점 매니저 "편견 때문에 조선족 출신이라는 걸 알리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남보다 먼저 움직이다 보니 고객들이 신뢰를 주셨습니다. 노력한 만큼 인정받는다는 점이 FP(설계사)의 가장 큰 장점이죠." 한화생명의 조선족 출신 FP(보험설계사) 박선녀 매니저(사진...
  • 2014-12-03
  • (흑룡강신문=하얼빈)진종호기자 = 8년간의 한국로무생활을 접고 귀향해 '현대농민'으로 화려한 변신을 했으며 위기에 처한 마을의 중임을 선뜻 떠매고 나선 젊은이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바로 탕원현 탕왕조선족향 홍광촌의 리명광(44세)당지부서기겸촌주임이다.   겉으로는 왜소하고 차분해보이지만 남...
  • 2014-10-15
  • 지난 2011년 한국 KBS1 시사교양 프로그램 《우리 말 겨루기》에 출연해 재한조선족들의 위상을 빛냈던 석기호(50살)씨가 3년뒤인 22일 저녁 또다시 《우리 말 겨루기》달인에 도전하는 모습이 방송전파를 탔다. 3년전보다 더욱 많은 어휘량으로 달인 등극에 도전한 석기호씨는 방송내내 차분하고 침착한 태도로 문제풀이에...
  • 2014-09-24
  •   사무실에서 자료를 정리하고있는 리형도농업전문가 2012년말에 퇴직한 흑룡강성농업기술보급소 리형도(61)부소장은 장장 40년동안 대지의 풍작에 온갖 정성을 기울여온 농업전문가이다. 그는 벼농사의 새 기술을 끊임없이 보급시켜 지난세기 70년대 흑룡강성의 평균 무당 생산량을 300킬로그람에서 지금의 600킬로그...
  • 2014-02-18
  •  —연변라지오텔레비방송예술단 리창균감독을 만나다 드라마와 리창균   드라마는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행동을 통하여 이야기를 엮어가는 종합표현예술의 한 형태로 주인공과 기타 인물들의 극적사건을 다양한 영상으로 담아내는 텔레비전드라마와 영상은 사용하지 않고 음성만으로 표현하는 라디오드라마 등이 있다...
  • 2013-10-09
  • 인공 조미료를 넣지 않고 천연 식자재로 맛을 내는 '요리명인' 이숙 씨가 청향관의 대표 요리인 '달맞이�무침'을 만들어보이고 있다. "한족도 즐겨 찾는 조선족 음식 세계화에 앞장설 것"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최고의 음식은 최고의 재료에서 나온다는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모든 걸 용서할 수...
  • 2013-09-08
  • 한국 메이크업 전문가 신해련 원장 인터뷰 신 원장이 메이크업 강의를 하고 있다 (흑룡강신문=칭다오) 김명숙기자= 한국의 세련된 메이크업과 스타일링(形象设计) 문화를 중국에서 꾸준히 심어가는 한국인 여성이 있다. 신해련 원장이 그 사람이다.   중국이 좋아서 중국에서 살기로 작심했고, 한국에서 15년간 배워온 기...
  • 2013-07-26
  •   (흑룡강신문=서울) 윤 교원 특약기자= 지난해 한국 로봇시장 생산규모가 2조4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하는 등 급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액도 전년보다 3700억 원이 늘어나 9000억 원에 육박하는 등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3년 1월 25일 한국 지식경제부가 한국로봇산업협회에 의뢰해 분석한 &lsquo...
  • 2013-07-1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