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붓길 가는대로 30년, 행복한 그림쟁이의 꿈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5월3일 09시33분    조회:619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허소정
아쉬울만큼 순식간에 지나가는 계절, 짙어가는 봄. 눈에 담는 장면마다 그림이다. 구름 한점 없이 높고 푸른 하늘과 서로 뽐내듯 싹을 틔우는 신록은 물을 많이 섞어 그린 수채화를 닮았고 경이롭고 아름다운 자연이 그리는 수채화만큼이나마 그의 섬세한 붓길은 작고 시시한것일지라도 한폭의 신세계를 펼쳐낸다.

신록이 짙어가는 지난 29일 화가 허소정씨를 만났다. 연길시 철남의 한 길어구에 위치한 봉황기쁨화실. 벽을 수십점의 유화거나 수채화로 도배하고 갖가지 화분들이 베란다를 채웠으며 거기에 그림물감향까지 향긋하여 상당히 운치 있는 공간임이 느껴진다.

소와 소수레, 뜨락또르와 자동차, 닭과 닭우리와 방아간 지어는 굴뚝과 돌담… 이렇듯 언젠가는 사라질 시골의 사소한것들까지도 그의 시선에는 더없이 사랑스럽고 정겨운 향수의 풍경이였고 아울러 한폭의 세밀한 수채화로써 정성들여 녹여낸 작품들로 재탄생시켰다. 그는 또 사라져가는 우리 민족의 사투리까지 수집하여 그림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견지하고있다.



허소정(1972년생), 반평생을 그림과 함께 살아온 사람이다. 연변대학 미술학원을 졸업하고 중앙공예미술학원을 연수한 그는 조선족 영화미술감독이고 화가이며 국제실내고급설계사이다. 일찍 1999년부터 영화미술계에 뛰여들어 2009년에는 "맹래재전기(孟来财传奇30集)", 2011년 "광표지대(狂飙支队, 30集)", 2013년 "신의대도공전기(神医大道公前传, 30集)", 2014년 “1931년의 사랑(1931年的爱情, 28集)”, 2012년에는 "집안일도 일(家事也是事, 24集)" 등 25편이 넘는 영화와 텔레비죤드라마의 영화미술감독을 맡아 획기적인 플롯, 감각적인 미장센을 아우르는 폭넓은 분야의 환상적인 세계를 연출시키는 또 하나의 주역으로 일해왔다.

그러나 30년 세월을 그림쟁이로 살아 성공가두를 달리던 그에게 닥친 시련, 바로 암말기. 이 우직한 그림쟁이는 병원에 입원하여서도 작은 책자를 도화지로 삼아 하루도 빠짐없이 그림을 그렸고 같은 병실 미술애호가에게 그림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2012년 북경에서의 암치료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그는 한없이 나누고 베푸는 삶을 행하였다. 바로 미술애호가들에게 생활의 힐링과 재미를 수채화로써 부여해주는것, 더 나아가 치렬한 경쟁과 심리적압력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속에 수채화 안료마냥 다양한 색채를 더해주는것. 이젠 제법 열정 높은 여러 미술애호가들의 일상과 그들이 그린 그림이 그림물감과 만난 물처럼 서서히 허소정씨를 닮아가고 또 그에게 번져가는듯하다.

“요즘, 례를 들어서 노래일 경우에는 일반인들까지도 쉬이 따라 부를수 있는 흔한 취미이지만 그림 그리는 사람은 좀 드물지요. 주말에 이렇듯 운치 있는 공간에서 수채화를 그리는 과정은 정화의 과정이고 마음을 다스릴수 있는 작업이라 생각해요…” 료리와 공예품 만들기에도 손끝이 야무지다는 정진씨의 말이다.

“우리 허선생님은요, 술 마시는 시간도 아까와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분이세요, 호호호!” 연변병원에서 의사로 사업하고있는 권용단씨의 얘기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허소정씨의 인생과 그의 모든 고민은 온통 미술이였다. 아버지의 초담배종이와 교과서의 여백부분과 남이 쓰다 버린 종이를 비롯한 이 자질구레한 모든것들이 그에게 와서는 섬세하고도 랑만적인 그의 붓길이 마음껏 재롱부릴수 있는 즐거운 도구였다.

“새하얀 도화지에 흥분되는 령감을 온 마음으로 하나둘 펼쳐내는것, 그것이 그림이죠.”

누에가 뽕잎을 먹을 때 나는 사각거리는 소리처럼 붓길에도 그는 리듬감을 보탠듯하다. 금방이라도 톡! 하고 튀여나올것 같은 이슬에 생동감을 줬고 우리 민족의 판소리 등 음악의 득음에 비유되는 경지에 도달하려 혼신을 다했다. 다섯시간이라도 한동작으로 굳어져서는 그림을 그리는데 그럴 때마다 온몸이 경직되는것을 매일 느끼면서도 이 작업을 이어가는 "괴짜"가 바로 허소정씨이다. 그림에 대한 그러한 각고의 "미친" 즐거움이 보는 사람들마다 놀라게 하는 "총각김치"와 "오이소박이"를 완성시키게 했을것이다. 그가 꼬박 한달동안 밤잠을 포기한채 김치 그리기 작업에 매진하여 나온 작품, 이 두폭의 사진 같은 수채화는 이달에 곧 개최될 국제수채화전시회와 연변미술가협회전시회에 출품하게 된다. 우리의 정서가 돋보이는 민속도자기에 살폿이 정성스레 담은 김치를 그리는 일은 어쩌면 전통과 현대의 교감까지 이끌어내는지도 모른다. 향후에도 그는 우리의 김치와 민족특색음식들을 고집한단다. 파김치, 배추김치, 깍뚜기, 영채김치, 가지김치, 달래김치, 도라지무침, 랭면…

“오늘에도, 당신은 그렸나요?” 그는 매일 이 행복한 물음으로써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요구한다. 잠잘 때에도 꿈꿀 때에도 온통 그림뿐이고 오늘엔 뭐하고 보낼가 하는 물음조차도 필요 없이 오로지 그림그리기라고 말하는 화가 허소정씨, 평생 단 한번도 전시회를 연적이 없는 그에게 있어 미술은 생활 그 자체였다. 이제 고이 간직한 꿈이 있다면 중국미술관에서 개인전시회를 개최하는것이라고 한다.

붓길 따라 살아온 우직하고 꾸준했던 화가의 30년, 예고 없이 들이닥친 시련속에서도 끊임없이 사람들과 웃고 나누며 결코 붓을 놓지 않은 화가의 이 꿈은 아마 그 어떤 수채화보다도 더욱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연변일보 글·사진 류설화 기자


 

살아있는 느낌의 우리 맛 김치를 수채화에 담아

파일 [ 6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44
  • 춤 인생 60여년…민족혼을 담아내다 평생영예칭호 수상자 리승숙   리승숙의 몸짓에 외길 춤인생 60여년 세월이 담겨있다.   “내 삶은 전부 춤이였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 자신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서라도 남은 인생은 더더욱 춤을 위해 보내고 싶다. 작품을 통해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 2018-01-19
  • , 등 군중들이 즐겨부르는 노래로 우리 나라 저명한 조선족 녀고음가수 방초선, 어릴 적부터 노래하기 좋아하고 춤추기 좋아하던 그는 15세에 입대하여 문예전사로 되였다. 그는 선후로 나라를 위해 많은 영예를 안아왔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깊은 함의를 알게 되고 꾸준히 노래실력을 키워온 그는 달콤한 ...
  • 2017-12-20
  •   젊은 시절의 음악가 백문순   -연변가무단의 첫 클라리넷 연주자 백문순은 음악가 백철의 아버지 일전에 필자는 저명한 재미조선족 음악가 백철클라리넷리스트를 취재하면서 그의 뒤에 서 계시는 크고 위대한 산, 백철씨의 아버지 백문순음악가와 어머니 최금성무용가의 존함을 듣게 되였다. “부모는 자...
  • 2017-11-22
  • 제자들과 함께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운 경지에 빠진 김향 교수 연변대학 예술학원 건교 60돐을 맞으면서 음악표현전업에서 헌례작품으로 올린“김향 교수, 교수 10돐 기념 '갈라콘서트 전문음악회'”(9월 27일)는 업계의 한결 같은 긍정과 함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얼마전 기자는 연변...
  • 2017-11-02
  • 재미조선족 백철음악가의 46년 클라리넷 인생 재미조선족 클라리네스트 백철 지난 9월 23일,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의 머킨 콘서트홀에서는 조선영화음악 노래가 신나는 클라리넷 선률을 타고 경쾌하게 울려퍼졌다. 재미한인 ‘우륵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이날 공연에는 미국 안전부의 엄격한 점검과 조선 요원들...
  • 2017-10-11
  • 박용원선생의 조각상앞에서 묵도하고 있는 참가자들. 9월 30일 오전, 전설의 무희 최승희의 수제자로 연변가무단과 연변예술학교, 북경무용학원에서 조선족무용을 가르쳤던 박용원(1930-1992)선생의 조각상 제막식이 연변대학예술학원에서 있었다. 연변대학예술학원 원장 리훈이 개막사를, 당위서기 김홍룡이 축사를, 연변...
  • 2017-10-03
  • ▲ 리귀남 중국서비홍화원과 먹당(墨堂)국제예술관이 공동주최하는 리귀남 “레드카펫의 길” 회화작품전시회 개막식이 9일, 북경 먹당국제예술관에서 열렸다. ▲ 중앙텔레비죤방송국 아동채널 아나운서 동호 ▲ 중앙민족대학 장경택 당위서기 전시회개막식은 저명한 아나운서 동호(董浩)가 사회하고 중앙민...
  • 2017-09-12
  • 유럽 오페라무대의 유일한 조선족 테너 허창에 대한 이야기 지난 7월 17일 일본 제15회가 동경예술대학주악당에서 열렸다. 일본당대의 일류음악가들과 어깨를 나란히,유일한 외국인으로서 무대에 선 독일 마이닝겐극단의 솔로전속가수인 허창(독일이름Xu Chang)이 이딸리아의 작곡가 G.도니체티의 희가극중의 아리아 를 불...
  • 2017-09-07
  • 조선족 유화가 박성호씨 14살 때 붓을 들어 올해로 39년째 막연한 설렘으로 캔버스(画布) 앞에서 시간을 낚고 있는 이가 있다. 현지에서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오랜 북경생활과 함께 그곳에서는 이...
  • 2017-08-30
  • 이옥희, 중국동포 전문예술인들의 단체 ‘민들레사랑예술단’ 창단     (흑룡강신문=하얼빈)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동포 전문예술인들로 묶어진 ‘민들레사랑예술단’이 오는 9월3일 경기도 광명시 소재 크로앙스위딩홀&몽쉘베베에서 세상에 고고성을 울린다.     단장은 중...
  • 2017-08-23
‹처음  이전 4 5 6 7 8 9 10 11 12 13 1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