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재한조선족 성공시대] ⑦ '희망을 던진다' 프로야구 투수 주권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8월1일 10시09분    조회:696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주권
조선족 최초 프로야구 데뷔, 무사사구 완봉으로 첫승… KBO 사상 처음
"꿈을 이루려면 실천 중요…힘든 시기 와도 차근차근 하던 일 해야"

(수원=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이렇게 재밌는 운동이 있었다니!"

중국에서 온 11살 소년은 한국에서 난생처음 야구라는 운동을 해보고는 깜짝 놀랐다.

학교 운동장에서 조그마한 공 하나를 던지고, 치고, 받는 게 그토록 재미있을 줄은 몰랐다.

야구는 단숨에 소년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날부터 야구 하나만 바라보고 살았다"는 소년은 9년 뒤 한국 프로야구 선수로 데뷔해 마운드에 섰다. 중국동포 출신 최초다. 올해 2년 차인 케이티 위즈 투수 주권(21·2007년 귀화)의 얘기다.

그는 지난 29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10년 전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를 처음 했던 순간이 지금도 기억난다"면서 "야구공으로 하는 모든 게 재밌고 신기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키 181㎝에 다부진 어깨, 차분한 말투가 '차세대 에이스'의 포스를 풍겼지만, 어쩌다 '빵 터지는' 유머를 던질 때는 스물한 살 청년다운 발랄함이 엿보였다.

주권은 올해 한국프로야구(KBO) 시즌에서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5월 27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둔 것.

완봉승은 투수가 1회에 등판해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상대 팀에 한점도 내주지 않은 승리를 말한다. 더구나 주권은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이 한 개도 없이 상대 타선을 꽁꽁 묶는 무사사구로 완봉승을 따냈다.

KBO 역사상 프로 첫 승을 무사사구 완봉으로 장식한 선수는 주권이 처음이다. 창단 2년 차 막내 구단인 케이티에 첫 완봉승을 안겨준 겹경사이기도 했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죠. 제가 그날 완봉승을 하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웃음) 너무 기뻐서 밤에 잠도 잘 안 오더라고요.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얼떨결에 완봉을 한 것 같아요."

케이티 '첫 완봉승' 주권 투수 (수원=연합뉴스) 프로야구 케이티 위즈의 선발 투수 주권(21)이 지난 5월 27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둔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완봉승을 기점으로 주권에게는 달라진 게 많다. "마운드에 설 때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도 붙었다. 경기 운영 능력도 올라간 것 같다"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진기록을 줄줄이 세우며 '특급 신인' '차세대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지만 그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21살 청년치고는 적지 않은 굴곡을 겪었다.

1995년 중국 지린성(吉林省)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에 먼저 온 어머니를 따라 2005년 입국했다.

어린 마음에도 걱정이 앞섰다. 낯선 동네, 어색한 말투, 새로운 친구, 주변의 어색한 시선 등 열 살 소년으로서 부딪히고 극복해야 할 게 너무 많았다.

하지만 청주 우암초등학교에 다니던 이듬해 우연히 야구를 접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중국에서는 축구를 했거든요. 한국에 와 학교에서 생전 처음 야구를 해봤죠. 그렇게 재밌는 운동이 있는 줄 몰랐어요.(웃음) 처음엔 취미로만 하려고 했는데 일주일 만에 '야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길로 어머님께 말씀드렸어요.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어머님은 식당에서 힘들게 일하셨거든요. 그러면서도 부족함 없이 제 뒷바라지를 해주셨죠."

주권은 우연을 행운으로 만들었다. 타고난 신체 조건과 운동 능력, '연습벌레'로 불릴 정도로 성실함을 갖춰 청주중, 청주고 야구부에서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다.

2014년 고졸 유망주로 꼽히던 그는 케이티로부터 '우선 지명' 선수로 발탁돼 KBO 마운드에 섰다. 중국동포 출신이 한국 프로야구 선수가 된 건 그가 처음이다.

"살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을 꼽자면 그때 같아요. 한국에 와서 야구 하나만 바라보고 살았거든요. 학교 수업도 빠지면서 훈련했죠. 어머님도 고생이 많으신데 만약 야구로 실패하면 어쩌지 싶기도 했어요. 근데 우선지명으로 입단이 결정된 순간 하늘을 날 것 같았죠. '아, 내가 한국에 와서 성공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기쁨도 잠시, 또다시 시련이 닥쳤다. 어깨 통증으로 데뷔 1년 차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것. 지난해 시즌에서 그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오른 1군 자리에서 중도에 내려와 재활 훈련을 받아야 했다.

"어깨가 왜 아플까 연구를 많이 했어요. 당시에 한 달 정도 중국 고향 집에 다녀오느라 훈련을 쉬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결론 내렸죠. '아 나는 공을 안 던지면 몸이 아픈 사람이구나' 하고요.(웃음)"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중국 동포 청년을 위해 조언을 청했다. 인터뷰 내내 막힘 없이 답변을 이어가던 그가 이때만큼은 잠시 숨을 골랐다.

"꿈을 이루려면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힘든 시기가 와도 차근차근 하던 걸 해야죠. 시련은 어차피 스스로 극복해야 하거든요. 누구의 도움에도 의지하지 않고 내 힘으로요. 그래야 또 다른 시련이 와도 버틸 수 있죠."

주권은 올시즌 제대로 날개를 펼쳤다. 정규리그 후반기에 돌입한 1일 현재 4승 4패 평균자책점 5.34를 기록 중이다.

"5승 달성, 10승 달성처럼 당장 눈앞에 보이는 목표를 내세우기보다는 꾸준하고 성실하게 훈련해 오랫동안 마운드에 서고 싶어요. 앞으로도 몸이 아픈 데가 없도록 해 마음껏 공을 던지고 싶습니다."

주권은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훈련시간에 늦으면 안된다"며 서둘러 달려나갔다. 아침나절 소나기를 호되게 맞은 그라운드의 잔디가 어느새 짙푸른 색을 되찾고 있었다.

케이티 '첫 완봉승' 주권 투수 (수원=연합뉴스) 프로야구 케이티 위즈 선발 투수 주권(21)이 29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6.8.1. (케이티 위즈 제공)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연길한태경제무역회사박경철사장의 창업아이템 ‘한일매트로’로 중국시장 공략…년매출액 100만원 돌파   중국 연길•두만강지역국제투자무역박람회에서 제품을 전시하고있는 박경철사장. 연길한태경제무역회사의 박경철사장(36세)은 창업 2년만에 년매출액 100만원을 돌파했고 중국 연길•...
  • 2014-10-08
  • 화동미디어 강민구 대표    “내 열정을 쏟고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의 기업가가 되고 싶었다.”   진리와 학문의 전당이자 상아탑으로 불리던 대학이 스펙탑을 쌓는 취업교육의 장으로 전락해버린 지금, 젊은 지성인들의 때묻지 않은 열정과 청년들의 도전정신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 2014-10-06
  • 세계 최대 동포 경제단체로 68개국 133개 지회를 둔 세계한인무역협회(이하 월드옥타․World-OKTA)가 1일 여수 엑스포 디지털 갤러리에서 이사회를 열고 제18대 신임회장에 박기출(58) 전 수석부회장을 선출했다. 박 신임 회장은 지방대(울산대 건축학부 76학번) 출신으로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기업인 싱가포르 PG홀딩스를 ...
  • 2014-10-03
  • (흑룡강신문=하얼빈) 피금련 특약기자 최성림 기자 = 밀산시 조선족사회에는 남다른 경영철학과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꿰뚫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시장상황에 맞는 적합한 투자 및 맡은바 공익사업에 최선을 다하는 프로정신으로 민족기업의 전렬에서 알찬 수익을 창출하면서 발빠른 확장을 해나가고 있는 실력파 경영인이...
  • 2014-09-30
  • 손글씨에 영혼을 담다 -서예학박사 서영근의 성공스토리 이화진(동북아신문 편집국장) 1. 젊은 도전, 실패는 두렵지 않다 ) 이것이 서영근의 첫 번째 좌우명이다. 사범대학 재학시절부터 이런 좌우명을 갖고 열심히 달린 서영근은 끊임없이 남들이 상상도 못하는 불가능에 도전하였다. 1996년 4월 14일, 연변대학 예술학원 ...
  • 2014-09-29
  • 월드옥타 대련지회 회장 김강의 이야기 월드옥타 대련지회 김강회장. 지난 9월 20일, 료녕성 대련시 샹그릴라호텔 연회장에서는 월드옥타 중국경제인대회 페막식이 한창 열리고있었다. 이번 대회는 월드옥타 전세계 68개국 130개지회의 협회 회원과 중국조선족경제인들이 함께 모여 단결과 화합,상호교류를 통한 국제경쟁력...
  • 2014-09-29
  • “눈부시게 혁신되여가는 이 시대는 나뽈레옹이나 모택동 같은 천만의 독서광을 수요하는 독서광시대라고 말하여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 학석윤회장은 “독서운동의 중점은 청소년 독서에 있고 청소년 독서의 중점은 독서에 대한 방법, 습관과 흥취에 있다”고 주장한다. 오락시...
  • 2014-09-28
  •  심수시하루야전자유한회사 남화섭리사장 특별기획-감동조선족 걸출인물(20) 대형계렬기획보도-중국조선족 백년백인(86) 남화섭(南华燮)프로필 1963년 내몽골 울란호트 출생 1983-1987 내몽골대학 계산기전업 1987-1990 내몽골자치구통계국 공무원 1990-1992 중국국제신탁투자회사 직원 1992-1996 심수시투자자문서비...
  • 2014-09-27
  • 몽골씨름왕을 제끼고있는 최형호 지난 8월 30일 내몽골 잘란툰(扎兰屯)에서 있은 훌룬부이르 국제텐트절에서 연변 실외애호자 최형호(55세)가 내몽골의 전업 씨름선수인 20대 젊은이를 제껴 내몽골에서 조선족의 이름을 떨쳤다. 지난 2014년8월30일, 내몽골에서 제1의 칭키스칸촌으로 불리우는 잘란툰(扎兰屯)에서 훌...
  • 2014-09-27
  •  (흑룡강신문=하얼빈)윤운걸 길림성 특파원 = “북경사범대학교 중문과 수업을 들으면서 유종원(柳宗元)시인의 시를 굉장히 좋아하던 차 유종원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하는 ‘유주정기’(柳州情记)라는 영화 대본이 있어서 그 대본을 천천히 읽어보니 대본의 내용도 맘에 들었지만 극중 아옥이라는 여자아이...
  • 2014-09-2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