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재한조선족 성공시대> ⑨ 신영증권 펀드매니저 권덕문 씨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8월16일 09시05분    조회:60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권덕문
뛰어난 주식운용 실적으로 주변 부러움 사는 '미다스의 손'
"한국인 1% 다르면 차별, 중국인 1% 같으면 동질성 강조"
"글로벌 국가로 가려면 국적·민족 구분하는 태도 버려야"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한국의 맨해튼'이라고 불리는 서울 여의도 증권가. 고층빌딩이 즐비한 가운데 사무실마다 숫자가 빽빽이 적힌 시세표와 각종 시황을 나타내는 꺾은선그래프가 붙어 있다. 중국동포(조선족) 권덕문(33) 신영증권 책임운용역(과장)이 근무하는 곳이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증권업계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변방 출신 조선족의 조합이 다소 어색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는 이미 이곳 생활 10년째를 맞는 어엿한 증권맨이다. 12일 사무실 앞에서 만난 그는 외모도 훤칠하고 옷차림도 세련돼 미리 알지 못했다면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 착각할 만했다.

"회사에서도 제가 중국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분이 많아요. 말을 주고받다 보면 사투리가 섞여 있어 조선족이 아니냐고 물어봅니다. 처음 왔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어수룩해 보였을 겁니다. 또 학생 시절 중국에서 왔다고 하면 '먼 데서 와서 힘든 일 하느라 고생이 많다'며 측은한 눈길로 바라보기 일쑤였죠."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권덕문 신영증권 책임운용역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포 청소년들에게 자존감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2016. 8. 16

 

권 과장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일제강점기 때 만주로 이주한 동포 3세. 외할아버지는 1930년대 항일운동을 하러 만주로 떠났다가 고향에 남겨둔 처자식과 생이별하고 그곳에서 다시 결혼했다고 한다.

"지난해 여름 개봉한 영화 '암살'을 재미있게 봤어요. 거기서 여주인공 안옥윤 역을 맡은 배우 전지현이 "난 만주로 돌아갈 거야'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저희 부장께서 '너희 할머니 얘기 아니냐'고 제게 농담 삼아 묻더군요. 사실은 제 외할아버지의 얘기와 비슷해요. 영화에서는 '만주에 사는 우리 사람들은 집이 망가져 비가 새도 수리하지 않고 그냥 산다. 독립이 되면 금방 돌아갈 텐데 그까짓 것 뭐하러 고치냐'라는 대사도 등장하죠. 외할아버지는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얼굴도 뵙지 못했는데, 그분을 포함한 선조들의 고달픈 인생이 생각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권 과장은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 근교 우창(五常)시에서 태어났다가 5세 때 부모를 따라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로 옮겨 그곳에서 초중고교를 다녔다. 남들보다 2년 일찍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도 공부를 잘해 칭찬을 많이 받았고, 체격도 또래보다 커 별 걱정이 없었다고 한다.

어릴 적 물리학에 취미를 붙였다가 나중에는 사업가에 뜻을 두고 베이징(北京)공업대로 진학해 경영학을 전공했다. 졸업 무렵에는 부모의 제안을 받아들여 서울 유학을 결심했다.

"대학 4학년 때 인턴으로 일하던 베이징전력공사에서 저를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그때는 뭐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입사하려고 했죠. 그러나 대학교수로 일하던 부모님께서 보시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였나 봐요. 늘 저보고 '산 넘어 산이 있고, 사람 밖에 사람이 있다'고 하셨는데, 이전까지는 그 의미를 몰랐죠. 더 넓은 세상을 보라는 권유에 따라 고민 끝에 서울대 경영대학원에 지원해 운 좋게 합격했습니다."

2005년 9월 시작한 서울 생활은 모든 것이 낯설었다. 문화와 관습도 다르고, 같은 말을 쓰는데도 뉘앙스에 차이가 있어 오해를 빚는 경우도 있었다. 한동안 남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 몰라 주변의 눈치만 살폈다고 한다. 그래서 공부에 더 몰두했다.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다가 새벽을 맞는 일도 잦았다.

"기자 생활을 하셨던 분과 프로젝트를 함께하던 중 '기자질을 하기가 어땠냐'고 물었다가 한동안 사이가 불편한 적이 있었죠. 한국에서는 '도둑질'처럼 나쁜 뜻에 '질'이라는 말을 붙인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오해를 사다 보니 말을 더 조심하게 되고 행동도 위축되더군요."

한국 생활을 익히는 데 더 보탬이 된 것은 동아리 활동과 아르바이트였다. 뭔가 동료와 어울리는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경영대학원의 DBM(Database Marketing)연구회에 들어갔다가 덜컥 부회장이 됐다. 외국인 회원은 혼자였는데 성실한 태도가 돋보였던 것이다. 여기서 한국적 인간관계를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공부하느라 여념이 없는 가운데서도 부모 신세를 지지 않으려 아르바이트도 닥치는 대로 했다. 번역이나 통역은 물론 인턴 생활도 하고 중국기업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면접 코치도 했다. 그러다가 자신의 적성에는 금융이나 컨설팅 쪽이 맞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마침 신영증권에서 중국 전문가로 키울 사람을 뽑는다고 해서 지원했다.

"채용이 결정돼 2007년 12월부터 일하다가 비자 문제 때문에 정식 입사는 이듬해 2월에야 이뤄졌습니다. 유학생(D-2)비자에서 외국인취업(E-7)비자로 바꾸기 위해 금융감독원의 면접을 보는데 '한국 청년들도 일자리가 없는데 왜 외국 사람을 취업시켜야 하느냐'고 물어 당황했습니다."

지금은 2012년 도입된 재외동포(F-4) 비자를 갖고 있어 갱신만 하면 제한 없이 체류할 수 있게 됐다. 직장에서도 뛰어난 주식운용 실적으로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한다. 2년 전에는 여의도 중국인 모임에서 만난 한족 출신의 LG화학 여직원과 결혼도 했다.

"회사도 저를 가족처럼 대해주고 도시 생활이 쾌적하고 편리해 만족스럽습니다. 당초 2∼3년 있다가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눌러앉게 됐네요. 술이나 담배도 하지 않고 돌아다니기도 좋아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사는 곳도 지금까지 서울대 근처를 벗어나 본 적이 없어요. 대신 운동은 좋아해 축구나 농구를 즐기고, 요즘은 집 근처 체육관에서 복싱을 합니다."

그러나 그런 그도 한국 생활에 불만이 없지 않다. 각종 사이트에 가입할 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라고 하는데 외국인은 뒷자리가 5나 6으로 시작돼 거부당하기 일쑤라는 것. 투자자산운용사(펀드매니저) 자격증 시험을 보기 위해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가입하려고 했다가 결국 실패해 사이트 회사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그것 말고도 한국이 글로벌 국가로 한 발짝 더 나아가려면 외국인, 다문화 자녀, 재외동포 등을 자꾸 구분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2006년 정부 관련 기관이 각국 재외동포를 초청해 펼치는 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문화도 각기 달랐는데, 오히려 다 같은 동포라는 공통점을 발견해 교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회사 주선으로 한 달 반 동안 연수 생활을 한 미국 뉴욕의 헤지펀드 회사에서도 국적이나 민족을 따지지 않더군요. 한국 사람들은 99%가 같아도 1%만 다르면 차별한다고 합니다. 중국은 99%가 달라도 1%만 같으면 동질성을 내세우거든요. 국적이나 민족보다 정서적 유대감이 소통에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나 한국의 조선족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자 "아직 그런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자존감을 잃지 말고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남과 같아서는 남을 앞설 수 없습니다. 자기만의 통찰력과 일관성을 지녀야죠. 그러려면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도 한 가지 시각만 가져서는 제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구글링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따진 뒤 최종 판단을 내립니다. 그런 점에서 이중언어와 이중문화라는 장점을 잘 살리는 게 중요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12일 만난 권덕문 신영증권 책임운용역은 "주가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길게 보라"고 조언했다. 2016. 8. 16

 

투자자에게 좋은 정보나 요긴한 도움말을 부탁하자 "개인투자는 권하지 않는다"면서 "어차피 투자전문회사보다 정보를 빨리 알 수 없는 만큼 주가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길게 보라"고 조언했다. 한국과 중국의 증시 전망에 관해서는 "둘 다 그리 밝지 않지만 그 가운데서도 좋은 기업이 있으니 이를 발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전영범      솔직히 그에게 “책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라고 묻고 나서 괜한 질문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갈마들었다. 사찰에 가서 스님에게 뜬금없이 “경문이라는 게 뭔가?” 하고 우문(愚問)을 드린 양상이기 때문이다.     전영범의 인생경력은...
  • 2013-03-15
  • 50여년 우리 나라 우주비행발전과 더불어 성장한 조선족과학자 동서윤연구원 1956년에 첫걸음을 뗀 우리 나라 우주비행사업은 오늘에 이르러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휘황한 성과를 거두었다. 2003년 10월, 2005년 10월,2008년 9월 우리 나라 “신주5호”, “신주6호”, &ldqu...
  • 2013-03-15
  • 북경동화원의료설비유한회사 남룡리사장 우리 나라 최대규모의 탕약기 생산기지로 국내 탕약기시장 70% 이상을 점유하면서 국내 의료설비업계의 산업화 현대화를 주도해가는 북경동화원의료설비유한회사, 이 회사를 이끌어가는 남룡리사장(53세), 탁월한 기획력과 판단력의 소유자로 알려진 남룡리사장의 이야기에는 집중력...
  • 2013-03-14
  • 당대 걸출한 민족시인시가상 수상자 《장백산》잡지사 남영전 전임 사장을 만나 남영전. 1948년 3월 3일(음력) 출생, 고중을 졸업한 뒤 농촌에 하향도 했고 로동자로도, 선전부문 간부로도 있었으며 《장백산》잡지 주필로 있다가 2010년 3월 퇴임했다. 그의 학력을 보면 길림성작가진수학원 졸업이 최종 학력이다. 미국세...
  • 2013-03-13
  • 우리 나라 저명한 전자암호연구가 남상호교수 중국인민해방군 총참모부에서 군사암호를 연구해오면서 엄청난 기술을 발명하여 이름을 떨쳤던 남상호교수(73세), 군사암호연구라면 많은 사람들은 비밀전문을 만들고 상대의 비밀전문을 해독하는 기술이 아닌가고 생각할수 있는데 남상호교수의 암호연구는 그것을 훨씬 뛰여넘...
  • 2013-03-12
  • 3월 4일, 연변대학 분석센터의 박사인 방영옥녀사는 연변풍태에너지과학기술개발유한공사 총공정사의 신분으로 자신의 신분증,호구부,가옥집조와 분산식에너지발전(分布式光伏发电 )항목의 합법적서류를 갖고 연변배전공사고객봉사센터를 찾아 왔다. 그는  자체로 연구개발한 설비로 산생한 태양광발전을 국가전력망에...
  • 2013-03-11
  • 연길만원농부산품도매시장유한회사 현룡길리사장 인터뷰 프로필 1962년 길림성 화룡시에서 출생 화룡시제1고급중학교 졸업 길림대학 법률학부 졸업 고급변호사 연길만원농부산품도매시장 리사장 겸 총경리 현룡길리사장 겸 총경리와의 만남은 사무실이 아닌 커피숍에서 이루어졌다.한가해야 할 휴식일이지만 자주 걸려오는...
  • 2013-03-11
  •   (흑룡강신문=중국주간) 김한규 21세기한중교류협회장(전총무처장관·사진)은 지난­ 20여년동안 중국과의 민간교류에 첨병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중국을 오간 횟수만 350여차례다.   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시대를 맞아 한중관계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G2...
  • 2013-03-11
  • 길림성석유화학공업설계연구원 곽운룡원장 수많은 지식인들이 어깨를 겨루며 구름처럼 몰려있는 길림성석유화학공업설계연구원, 길림성에서 가장 큰 설계연구원으로 손꼽히는 이런 직장에서 말단설계원으로부터 시작해 최고의 일인자의 자리까지 오르는 사람은 몇%나 될가? 더구나 그 대상을 조선족으로 제안한다면 그 확률...
  • 2013-03-11
  •         연변대 최정호교수를 만나 디자이너는 소비자들에게 시각적으로 쉽게 접근하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개성을 찾아 디자인하는 직업으로서 이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소재로 디자인을 완성, 산업화한다. 연변대학 미술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가르치고있는 최정호교수(55세)를 만나 우...
  • 2013-03-1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