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재한조선족 성공시대> ⑬ 중국경제 전문가 인천대 김부용 교수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9월12일 07시56분    조회:779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김부용
베이징대·서울대 거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서 6년간 국책 연구

"뉴노멀시대
적극 대처해야…한중관계는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
"한국 좀 더 글로벌화됐으면…" 국적·혈통에 집착말자는 의미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의 김부용 교수가 연구실에서 연합뉴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항도 인천은 근세 이후 중국인의 한국 이주사와 한국인의 해외 이민사의 시발점이었다.

인천이 개항되자 가까운 산둥(山東)반도 사람들은 청나라 조계지인 이곳에 둥지를 틀었고, 새로운 터전을 찾는 조선인들은 여기서 이민선을 타고 미국 하와이 사탕수수밭이나 멕시코 애니깽(용설란) 농장으로 향했다. 인천 중구 선린동에 차이나타운이 들어서고 중구 북성동에 한국이민사박물관이 세워진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김부용(36) 국립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국적은 중국이고 핏줄은 한국계인 중국동포(조선족) 3세다. 한국과 중국의 경계인으로 살아온 그가 중국으로 향하는 한국의 관문에서 한중 경제교류를 연구하고 양국 간의 가교 구실을 해낼 인재를 길러낸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지난 9일 인천 송도의 인천대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인천의 역사적·지리적 의미와 조선족 정체성의 상관관계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잠시 골똘히 생각하다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저도 인천이 그렇게 의미가 깊은 곳인지 몰랐어요. 부임한 지 오래되지 않아 차이나타운도 아직 못 가봤고, 이민사박물관도 있다는 얘기만 들었어요. 지난해 발효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양국은 인천과 산둥성 웨이하이(威海)를 시범협력 지역으로 정해 비과세 등 여러 호혜 조치를 해주고 있습니다. 한중 경제협력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 제겐 운명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중국 최고의 명문대인 베이징(北京)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서울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김 교수는 2010년부터 5년 반 동안 국무총리실 산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하며 정부의 중국 관련 경제정책을 뒷받침하는 연구를 하기도 했다.

김부용 박사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지난해 8월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눈부신 학력과 화려한 경력에 어울리지 않게 그는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 근교 우창(五常)시에서도 20여 리 떨어진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여느 조선족 3세처럼 일제강점기에 할아버지 내외는 경남 김해, 외할아버지 내외는 함경도에서 각각 만주로 건너와 이곳저곳을 떠돌며 농사를 지었다. 중학교 국어(조선어) 교사인 아버지와 전업주부 어머니는 농사일도 병행하며 김 교수와 6살 위의 언니 자매를 키웠다.

김 교수는 아버지의 전근에 따라 1989년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의 소도시 안투(安圖)로 옮겼다가 5년 만에 다시 옌볜자치주의 주도인 옌지(延吉)로 이사했다. 궁벽한 시골 학교에서 점차 큰 도시의 학교로 전학을 하자 공부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으나 명석한 두뇌와 성실성 덕분에 전국 각지의 수재들만 들어간다는 베이징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대학에서 부닥친 가장 큰 장벽은 언어 문제였다. 중국에서 자랐다고는 하지만 동북 3성에 있을 때는 한족과 어울릴 일이 자주 없어 중국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다가 중국어 수업을 들으려니 쉽지 않았다고 한다. 또 중고등학교 때는 영어 교사가 없어 하는 수 없이 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우다 보니 뒤늦게 영어를 익히느라 애를 먹었다. 정치학과에 입학했다가 적성이 맞는 경제학을 부전공으로 택한 것도 공부할 시간이 모자라 허덕이게 했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유학을 결심했다. 영어에 자신이 없으니 선택의 폭은 좁았다. 그래도 일본 보다는 선조의 고향인 한국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재외동포재단의 장학금도 받을 수 있었다. 2002년 9월 서울로 건너와 이듬해 신학기에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과로 입학했다.

"한국에 올 때 부모님께 부담을 드리지 않으려고 달랑 100만 원만 들고 빈털터리나 다름없이 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한 일이었죠. 그래도 다행히 초원장학회의 유승룡 회장께서 잠잘 곳을 마련해주시고 동아제약 유충식 부회장께서는 등록금도 선뜻 내주셨죠. 석사와 박사과정을 지도해주신 이근 교수님께는 학문적으로도 가르침을 받았고 학문하는 태도도 많이 배웠습니다. 모국의 고마운 분들을 일일이 얘기하려면 끝이 없어요."

박사학위 취득을 한 달 앞둔 2010년 1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중국경제 전문가를 찾는다는 제안을 받고 취직했다. 연구원은 기존의 동북아경제본부의 중국팀과는 별도로 중국 권역별·성(省)별 연구팀을 신설하며 그에게 징진지(京津冀)로 불리는 베이징시·톈진(天津)시·허베이(河北)성과 동북 3성을 맡겼다.

"정부가 출연한 국책연구기관이 중국 국적의 저를 채용하기가 망설여졌을 만도 한데 한중 경제교류에 이바지하라고 뽑아준 것 같아요. 한국 정부를 위해 연구하는 입장이어서 양국 간의 민감한 현안이 발생하면 고민스러워질 때도 있고, 프로젝트에서 빠질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전략을 연구하면 한국 기업에도 도움이 되고 중국 지방정부도 환영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게 대부분이어서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석사 논문은 성(省)별 데이터를 계량분석해 중국의 경제성장 결정 요인을 논한 것이고, 박사 때는 중국 경제성장과 소득 불균형의 관계를 동시방정식 모델로 풀어본 논문으로 학위를 받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는 '중국의 발전 전략 전환과 권역별 경제동향', '징진지 지역 LED 산업 현황과 시사점', '중국 농촌 소비시장 특징과 진출 방안' 등의 연구서를 펴냈다.

지난해 8월 인천대로 옮긴 뒤로는 '중국경제론'은 한국어, '중국경제 특강'과 '중국경제 실무'는 중국어, '거시경제론'은 영어로 각각 강의하고 있다.

"앞으로도 중국경제가 개혁개방 이후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디로 갈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싶습니다. 특히 경제성장과 소득 불균형의 관계를 파고들 생각입니다. 중국은 도시와 농촌, 성(省) 간의 소득 격차가 매우 크거든요. 이를 완화하려고 저소득층에 대한 교육이나 의료 혜택 등을 늘리려고 하는데, 기득권층은 반발하고 있죠. 다른 개발도상국들도 중국을 모델로 삼아 경제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중 경제협력에 관한 연구도 특별히 주목하는 분야입니다. 요즘에는 중국 소비시장이 내륙의 도시와 농촌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한중 무역의 경향이 어떤 품목과 업종으로 옮겨가는지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죠."

김 교수가 한국과 중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또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를 어떻게 내다보는지 궁금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경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것에 맞춰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들도 저성장·저금리·고실업률을 겪는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중국도 예전과 같은 고도성장은 기대할 수 없죠. 한국에서 볼 때 임금이나 토지 비용이 상승하고 환경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가공무역 기지로서의 활용도도 줄었습니다. 대신 내륙의 소득이 증가하며 소비시장으로서의 가치는 높아졌죠. 이제는 한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한국의 중국 투자를 앞질렀습니다. 한국에 투자하는 중국인들의 관심 분야는 부동산, 금융, IT,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옮아가고 있습니다. 일부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한중 간의 경제협력 관계는 안정적으로 발전할 겁니다."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김부용 교수는 한국과 중국이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15년째 한국에 사는 조선족 3세로서 모국의 동포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점을 말해 달라고 하자 "한국이 좀 더 글로벌화됐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조선족, 한국계, 중국인이라는 혈통이나 국적보다 세계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더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저도 주변인으로 살다가 베이징에 가니 소외감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중국은 다민족을 포용하려는 태도가 있다고 느꼈는데, 한국은 단일민족국가여서 그런지 외국인들을 배척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탈북민이나 조선족 동포에 대해서도 편견을 갖고 있다면 동남아 노동자들을 어떻게 보듬을 수 있겠습니까. 이주노동자나 조선족의 범죄가 일어나면 해당 집단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려는 태도도 문제입니다."

김 교수는 한국에 사는 조선족 청소년들에게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죠.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해서 자기 삶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중국과 한국의 문화에 익숙하고 이중언어를 안다는 게 장점이라지만 둘 다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경쟁우위를 누릴 수 없을 뿐 아니라 양쪽에서 다 소외당하기 십상입니다. 어디에 있든 자기 삶은 스스로 개척한다는 마음가짐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 전국인대대표 최룡길에 대한 이야기 20세기 90년대초에 러시아 장사를 시작해서부터 장장15년,그사이 길신무역화사를 이끌고 수출입총액 루계 35억달러,화물통과량이 315만톤,지난해 수출입 총액 2.5억달러,나라에 바친 세금액이 3천만원...수자만 들어도 뭇사람들을 놀래우게 하는 주인공이 바로 전...
  • 2006-04-20
  • 재미동포 여고생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가 뽑은 올해의 자원봉사자에 선정됐다. 19일 미주한인방송 라디오코리아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내 라카나다 플린트지지 프랩스쿨 12학년인 제이미 박 양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커시드럴 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2006 자원봉사자상을 받았다. 박 양은 3년째 한인자원봉사자...
  • 2006-04-19
  • 캐나다 일간지 내셔널 포스트가 17일(현지시간) 1968년 이민한 강신봉(67)씨가 운영하는 '김치 캐나다'의 성공담을 A9면에 사진과 함께 크게 실었다. 신문은 이날 '한국으로부터의 선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인은 연 평균 20kg의 김치를 소비하며 한국은 매년 9억달러 정도의 김치를 수출한다"고 먼저 언급한 후 "캐...
  • 2006-04-19
  • 여: 중한 양국은 수교이래 다차원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룩해왔습니다. 또한 양국인민간의 친선도 이에따라 갈수록 두터워지고 있는데요, 그중에는 중한 수교전부터250여회 중국을 방문하실 정도로 중국을 좋아하신다는 분이 계십니다. 이분이 바로 오늘 사회만화경의 주인공인 김한규 21세기 한중교류협회 회장입니다. ...
  • 2006-04-19
  • 한국원로화가 방유자씨와의 인터뷰 47년전까지만 해도 인가 한채없이 철새만 살았다는 황페한 산골, 지금은 민속문화가 살아 숨쉬는 락원으로 개발되였고 《세시풍속의 전통마을》로 지정돼 안양문화의 전통을 자랑하고있는 그곳이 바로 한국 경기도 안양시 안양동에 자리잡은 《락원마을》의 현주소다. 지난 3월 필자는 한...
  • 2006-04-18
  • 1. 1959년 10월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10돌을 맞이하여 금방 낙성된 인민대회당에서 경축행사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외국 수뇌자들을 위한 초대공연이 있었다. 이 공연에서 한 조선족처녀의 《물동이춤》, 《농악무》가 관람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공연이 끝난 후 모택동 주석, 주은래 총리 등 당과 국가 지도자들이 배우...
  • 2006-04-18
  • [원제:‘섬나라’의 한그루 낏낏한 불로송] 제주도 ‘생각하는 정원’-분재예술원 성범영원장의 30여년 분투사와 주렁진 결실 북방의 이른 봄, 찬 기운이 매섭게 도사리고 있는 3월 30일 오전, 심양국제원예박람회 개막을 한달 앞두고 심양시정부로부터 박물원현장 점검을 부탁받은 한국 로인 한분이 시내에서 15킬로미터 상...
  • 2006-04-17
  • 미국 로스앤젤레스 후버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문 민(18, 미국명 브라이언) 군이 야구 특기생으로 서부 명문 스탠퍼드대학에 합격했다. 문군의 아버지 문상열(48)씨는 16일 "지난 주 스탠퍼드대로부터 입학 통지서를 받았다"며 "오는 6월1일 이 대학에 들어간다"고 연합뉴스에 알려왔다. 상열씨는 "스탠퍼드대 입학이 ...
  • 2006-04-17
  • 모스크바 중앙음악학교 최효성 군 니콜라이 루빈스타인 국제콩쿨 수상 ▲ 모스크바에서 출생 구소련동포와는 달리 한국국적의 최초 동포2세 수상자로 또다른 기록을 가지게 된 최효성군. 장래 희망은 세계적인 지휘자. 지난 10일 프랑스 파리 콘서바토리아에서 개최된 니콜라이 루빈스타인 국제콩쿨에서 모스크바 중앙음악학...
  • 2006-04-17
  • 재아르헨티나 동포 최운 수필가가 최근 한국의‘현대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현대수필문학상은 1977년에 제정되여 올해 제24회째를 맞은 권위있는 수필문학상이며 재외동포로서는 첫 수상자로 알려졌다. 1939년 서울서 출생한 최수필가는 1986년 아르헨티나에 이주후 한국으로 되돌아갔다가 재이주 하는 우여곡절을 겪고 ...
  • 2006-04-1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