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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한 조류를 관찰하고 촬영하는 행복...리광철이 탐조려행에 열광하는 리유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7월17일 08시18분    조회: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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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름 : 리광철

 

  

 

화사한 봄꽃, 초록짙은 록음, 불타는 단풍, 은빛 설산처럼 새들도 철마다 다채로운 변화와 자태를 보여준다. 겨울철새, 여름철새, 나그네새 등 철마다 바뀌는 새들을 찾아보는 재미는 매우 쏠쏠하다. 탐조객들은 때가 되면 어김없이 날아오는 철새들을 다시 만날 기대감에 가슴이 설렌다.

  

료녕성조선족미술촬영서예협회 철령분회 회장 리광철은 탐조려행 마니아다. 평소 볼 수 없는 멋진 조류를 만나 렌즈에 담는 것이 그에겐 가장 큰 행복이다. 5년 동안 꾸준히 탐조려행을 다니면서 120여종의 희귀한 조류를 촬영해냈다는 리광철을 만나보았다.

  

 

기자: 어떻게 탐조려행에 흥취를 갖게 되였는가요?

  

리광철: 2014년 9월 철령시조선족고급중학교 당위서기직에서 퇴직했습니다.

  

퇴직후의 어느 날, 룡수산을 등산하는 과정에 우연하게 조류촬영 애호가들을 만나게 되였습니다. 심심풀이로 그들과 대화하니 철령지구에 희귀조류가 300여종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되였습니다. 당시 카메라에 담긴 그들의 멋진 조류촬영 작품을 감상하는 순간, 이 300여종의 희귀조류를 제가 찾아서 촬영해낸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꿈이 생겼습니다. 그 뒤로 집에 돌아온 후 몇만원을 들여 카메라 등 촬영장비를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탐조려행에 발을 들이게 되였습니다.

  

  

 

 

촬영공부를 해본 적은 없었으나 희귀조류를 촬영해내겠다는 꿈을 안고 촬영에 능한 선배들한테 물어서 공부하고 부지런히 사진을 찍다나니 자연히 촬영기교가 늘어났고 조류촬영작품도 내놓을 수 있게 되였습니다. 몇해전에는 료녕성조선족미술촬영서예협회에 가입했고 재작년부터 료녕성조선족미술촬영서예협회 철령분회 회장을 담당했습니다.

  

 

기자: 오직 새를 관찰하기 위해 긴 시간을 들여 려행을 떠난다는 것이 지루할 수 있을 건데요.

  

리광철: 네. 일반 사람한테는 따분할 수 있습니다. 저는 탐조려행을 다니면서 주로 희귀조류가 둥지를 트는 장면, 짝 짓는 장면, 알을 부화하는 장면, 어미 새가 새끼 새를 데리고 노는 장면, 새들이 이주하는 장면 등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이 과정을 찍으려면 엄청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되는데요. 일반 사람들은 너무 지루해서 견지해내기가 힘듭니다.

  

그렇지만 저는 희귀조류를 관찰하고 촬영하는 재미에 지루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번식기 때면 수컷 새들은 둥지를 튼 다음 암컷한테 사랑을 고백합니다. 어떤 때는 여러 마리의 수컷이 한 암컷을 쟁탈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튼 둥지가 든든하다고 과시하는 수컷 새를 보는 순간 참으로 부를 자랑하는 인간과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탐조려행중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다양하고 아름다운 새소리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번식기 때면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래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노래 경쟁하는 수컷들의 노래는 숲의 교향곡 같습니다.

  

  

 

새들이 이주할 때 광경은 특히 장관입니다. 수천마리씩 모여 집단생활을 하는 새들이 동시에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이 주는 시각적 충격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습니다. 철새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이죠. 작디작은 새가 남방에서 북방까지 날아와 러시아로까지 날아간다는데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기자: 탐조려행하기 좋은 관광지를 추천해준다면?

  

리광철: 4월 중순이나 5월달에 무순 청원 북외자(北崴子)에 가면 왜가리와 백로를, 본계 태자하 관음각(观音阁)저수지에서 호사비오리 (中华秋沙鸭)를, 6월달에는 단동 동항 해변에서 새무리떼가 하늘을 날아예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습니다.

  

  

 

 

9, 10월달에는 내몽골 과좌후기 옥덕알사(科左后旗沃德嘎查)와 심양 강평현 와룡호에서 기러기와 백로의 아름다운 자태를, 11월달에는 철령 룡수산에서 홍과나무(红果树)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태평새(太平鸟), 동고비(普通鳾)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기자: 코로나19사태로 인해 탐조려행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였지요? 우리 성 탐조려행하기 좋은 곳을 추천한다면?

  

리광철: 네. 비록 요즘 코로나19가 완화되였지만 여전히 마음놓고 려행 다니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몇달 전에 예약해놓은 훈춘 룡산호 흰죽지참수리(海雕) 촬영려행과 내몽골 극십극등기(克什克腾旗) 쇠재두루미(衰羽鹤) 촬영려행을 취소했습니다.

  

요즘 우리 성내 탐조려행하기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관광지는 철령련꽃호국가습지공원(铁岭莲花湖国家湿地公园)입니다. 총류역면적이 200평방킬로미터인 철령련꽃호국가습지공원은 철령신성구 북교(北郊)에 위치, 우리 나라 북방지역의 첫 국가습지공원 시점(试点)입니다. 공원은 주로 승대저수지, 오각호, 대련화포(花泡)와 중한우의저수지 4개 부분으로 나누어져있습니다. 이 공원은 갈대, 부들, 물새 등 풍부한 습지생물경관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해마다 이맘 때면 이 곳에 백련, 홍련, 황련 등 여러 색상의 련꽃이 만발합니다. 청아함과 고결함, 부드러움으로 인해 ‘화중군자’로 불리우는 련꽃을 감상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유람객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생태환경이 좋은 이 곳에는 평소에 볼 수 없는 백조, 원앙새, 논병아리 등 70여종의 조류가 있습니다. 저는 봄과 가을철에 수천마리의 철새들이 이주하는 장면을 감상하면서 촬영합니다.

  

  

 

해마다 이맘 때에는 이 곳에서 이따금 물새들이 련꽃 사이로 훨훨 날아가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활짝 핀 련꽃 우에 앉아 련꽃이 이쁘냐 내가 이쁘냐며 자태를 뽐내는 물새를 촬영하기도 하며 련꽃 꽃잎 사이로 오가며 퐁퐁 뛰놀고 있는 덤불해오라기(黄苇鳽)의 깜찍한 모습을 감상하기도 합니다.

  

 

기자: 탐조려행을 다니다나면 많은 작품들이 나왔을텐데요?

  

리광철: 네. 거의 한달에 한번 탐조려행을 다니다나니 희귀조류 관련 촬영작품들이 자연히 많아졌습니다. 지금까지 료녕성조선족미술촬영서예협회에서 주최한 여러 전시회에 작품을 선보여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2018년에는 철령시조선족'무형문화재’작품전시회에서 <귀로> 등 5점 작품을, 2019년에는 제22기 중한미술서법촬영작품교류전시회에서 <경계>, <뜨거운 감정> 등 작품을 전시하여 긍정을 받았습니다. 그중 작품 <쉼터>는 《예술세계》 잡지에 실린 적이 있습니다.

  

 

기자: 그 많은 희귀조류 촬영작품을 컴퓨터에 저장해놓고 혼자만 감상한다면 많이 아까울 것 같은데요?

  

리광철: 네 지금까지 120여종의 희귀조류를 촬영해냈는데요. 이렇게 많은 희귀조류 촬영작품을 컴퓨터에 저장해놓고 혼자서 감상하자니 참으로 아깝습니다. 많은 사람들한테 저의 작품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희귀조류 촬영작품집을 내거나 희귀조류 촬영작품 개인전시회를 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희귀조류 관련 자료를 작성하여 촬영작품집과 함께 학교에 기증할 계획도 있습니다.

  

 

기자: 탐조려행을 잘 할 수 있는 비결은?

  

리광철: 첫째로, 탐조려행하기 전 미리 그곳에 잘 머무는 조류의 생김새와 습성에 대해 료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들은 민감하기에 조용히 해야 합니다. 특히 새끼를 데리고 날아온 새 가족은 더욱 그렇습니다. 자칫 조금만 움직여도 새들은 깜짝 놀라게 됩니다. 날아가는 장면을 찍고 싶다고 소리 지르거나 돌을 던진다면 새들이 다시는 이 곳을 찾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새가 온다는 소식을 접한 후에는 즉시 지정한 곳으로 이동해 위장천막을 치고 삼각대에 일명 ‘대포’라고 불리우는 대형렌즈를 사진기에 고정시켜야 합니다.

  

  

 

셋째로, 눈에 띄는 화려한 옷은 삼가해야 합니다. 함께 움직이는 인원은 5명 이하가 적당합니다. 인원이 많으면 촬영효과에 지장을 줄 수 가 있습니다. 겨울철날 어떤 때는 얼음판에 엎드려서 촬영할 필요가 있기에 넓은 방수깔개를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탐조려행을 다니면서 생태환경 보호의 중요성이 새삼 가슴에 와닿았다는 리광철씨, 항상 희귀종류의 새를 찾는 탐조려행에 푹 빠져있는 모습이다. 300여종의 희귀한 조류를 찾아 촬영해내겠다는 그 아름다운 꿈, 포기하지 않고 견지하기만 하면 언젠가는 실현될 것이라고 그는 자신있게 말한다. 그 꿈을 향해 오늘도 탐조려행길을 따라 뚜벅뚜벅 걷는 그의 뒤모습, 유난히 멋져보인다.

료녕신문 최수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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