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안로길-할빈사는 97세 안중근조카며느리
조글로미디어(ZOGLO) 2009년2월28일 07시34분    조회:795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하얼빈에서 부르는 애국가, 안중근…
3·1절 90돌…안중근 의사 조카며느리 안로길할머니를 찾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3·1절을 앞두고 중국 하얼빈에서 애국가를 들으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일제강점기 시절 만주벌판을 떠돌던 우리 동포들이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랭사인(Auld Lang Syne)에 맞춰 부르던 곡조 그대로였다.

구슬프면서도 애잔함이 가득 묻어나는 애국가를 취재팀에게 들려준 사람은 안중근(安重根) 의사의 조카며느리인 안로길(97) 할머니다.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지 100주년이 되는 올해, 그 역사적인 현장인 하얼빈에 아직도 안 의사의 피붙이가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나선 터였다.

할머니를 만난 곳은 흑룡강성 하얼빈시 중심지역인 난강구(南崗區)의 한 아파트였다. 할머니는 혼자 방안을 걸어다닐 정도로 정정했지만 대화를 제대로 나누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옛일을 띄엄띄엄 회고하다가도 한참 동안 한국말과 중국말을 섞어가며 뭔가를 중얼거렸고, 이 같은 행동이 몇 차례나 되풀이됐다.

기자가 안 의사에 대해 물어보니 그 말만은 또렷하고 분명한 어투로 답했다. 안 의사는 "셋째 할아버지의 아들"이라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는 안 의사 사촌인 홍근(洪根)의 막내아들 무생(武生)의 부인으로, 안 의사에게는 5촌 조카 며느리(당질부)가 된다.

할머니는 방에 걸려있는 안 의사 사진을 떼내 손으로 쓰다듬으며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몰라" 하며 눈시울을 훔쳤고 장롱 속 깊이 놓아둔 안 의사 관련 자료를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일본사람들이 우리 동포를 수없이 죽였어. (안 의사는) 우리 동포를 살리려고 도둑질하러 온 그 흉적을 없앴어.” 할머니는 안 의사에 대해 "(다재다능하다는 뜻으로) 박사였다"는 말도 했다.

이틀 동안 할머니를 만나면서 '어떻게 이렇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모진 고생을 한 분임을 알게 됐다. 고향 황해도에서 만주로 이주, 17세 때 결혼했고 1945년 하얼빈의 북쪽인 흑룡강성 해북진에서 남편을 잃고 홀로 살았다. 이때 동포 손에 억울하게 죽은 남편을 위해 차(車)씨였던 성(姓)을 안씨로 바꿨다고 한다. 1958년 천주교를 믿은 죄로 '정치범'으로 분류돼 중국 감옥에 40년이나 갇혀 있었다.

※ ▶ 버튼을 클릭하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양로원을 운영하면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최선옥(72·전 성모자애병원 원장) 수녀는 “9년 전 할머니를 처음 만났는데 감옥에서 나와 갈 곳이 없어 이곳저곳 전전하고 계셨다"면서 "그때는 치매가 심했고 몸도 약했는데 요즘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최 수녀는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돌볼 계획이라고 했다.

평소 할머니가 열중하는 것은 태극기를 만드는 일이다. 틈나는 대로 바느질을 해 하얀 천에 태극과 건이감곤을 새겼다. 비록 태극과 건이감곤의 위치가 맞지 않고 훌륭한 작품이 아닐지 모르지만 할머니의 정성은 놀라울 정도였다. 감옥에 있을 때는 자신의 치마 저고리에서 한올 한올 실을 뽑아 태극기를 만들어 속옷 깊숙이 감춰놓았다 고향 생각, 조국 생각이 날때마다 펼쳐보곤 했다고 한다. 그 사연 많은 태극기는 경기도 여주에 있는 '옹기동산 청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할머니의 몸은 21세기에 있지만 의식과 사고는 아직도 일제강점기 시절 동포들이 그토록 바라던 '대한독립'에 맞춰져 있었다. 나라 잃은 백성의 슬픔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할머니의 기나긴 투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신문 중국 하얼빈에서 박병선 기자 lala@msnet.co.kr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독일에서 유학하는 소프라노 박자영(33)씨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아 지난 6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올해 처음 열린 '아드 호노렘(친애하는) 모차르트'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재독작곡가 장영구씨는 9일 "박자영씨가 2-6일 이어진 1, 2차 예선을 통과해 6명이 올라온 3차 최종 결선에서 심사위...
  • 2006-08-09
  • 료녕성조선족리과장원 ㅡ최월명 금년 대학입시에서 철령시조선족고중의 최월명학생은 641점의 높은 성적으로 료녕성조선족리과장원을 따내고 남개대학 공상관리전업에 록취돼 사람들의 부러움을 자아내고있다. 최월명학생은 공부에 그 어떤 비결이 있는가라는 필자의 물음에 《비결이란게 따로 없어요. 푸른 잎이 없으면 아...
  • 2006-08-09
  • ALA 주관 유명인사 캠페인 포스터에 재미동포 여성 코미디언 1호이면서 배우인 마거릿 조(38·사진)가 최근 ALA(Ameria Library Association)가 주관하는 유명인사 ‘독서(Read)’ 캠페인 포스터 모델로 선정됐다. 7일 미국도서관협회 홈페이지(www.ala.org)에 따르면 다소곳이 책을 안고 있는 포스터와 함께 조씨의 미국 내...
  • 2006-08-08
  • 길림량식고등전문학교 남호태부교장을 만나보다 남호태부교장 전국 유일의 길림량식고등전문학교 졸업생들이 전국 각지에서 고기술의 조작능력과 실천능력, 창신능력으로 몸 담근 회사에서 주력군으로 활기띠고있다. 여기에는 학생들을 사회에서 수요하는 창신능력이 있는 인재로 키우기 위해 모든 정력과 심혈을 기울인 남...
  • 2006-08-07
  • 최근 북경에서 개최된 "2006중국관리학가포럼 및 제8회중국관리혁신대회"에서 연변을 대표한 연변아리랑매스컴발전유한회사 박준덕리사장이 "2005중국백명걸출관리인물"에 선정되는 영광을 따냈다. 기획운영계의 대표인 박준덕이 이끌고있는 연변아리랑매스컴발전유한회사는 성립된 6년래 주내의 각 류형의 기업과 단위들에...
  • 2006-08-07
  • 제5차 세계한상대회(www.hansang.net)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한상대회는 규모 면에서 역대 최고다. 1500명이 넘는 해외 한상(韓商)이 참가 신청서를 작성했고 국내 경제인들도 1500명 이상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누구보다...
  • 2006-08-04
  • -윤동주녀동생부부를 만나 지난 14일, 기자는 연길 해당화식당에서 오스트랄리아에서 온 민족시인 윤동주의 친 녀동생 윤혜원녀사와 그의 남편 오형범씨를 만났다.이들 량주는 1947년 4월 22일에 결혼한 로부부(83세 정동갑), 올해는 바로 결혼 60년을 맞은 해였다. 윤동주와 맺은 인연 자기가 주책이 없다 보니 24살 늦은 ...
  • 2006-08-03
  • 장춘한일인테리어유한회사 김정태사장을 만나서 장춘한일인테리어유한회사는 2000년에 설립되여서부터 《정통 한국식 그대로》의 독특한 인테리어풍격으로 경쟁이 치렬한 장춘인테리어시장에 발붙여왔다. 한일인테리어유한회사는 인간을 근본으로 창조, 실무, 단련, 고효를 관리원칙으로 하였으며 신용을 생존의 기반으로 잔...
  • 2006-08-03
  • ——— 상지시조선족중학교 고중 2학년 3반 박명명학생의 이야기 "양란, 가명과 같은 사회자들을 아주 흠모해요. 그들의 연박한 지식과 유모아적인 성격, 그리고 여러 나라 언어를 구사하고있는 그들의 재질에 감복해요. 그러나 저의 리상은 명문대학을 졸업한다음 행정사업을 하는것이예요" 해맑은 미소를 ...
  • 2006-08-03
  • [원제:박찬조 사장 "시장에서의 '명함'은 품질이다"] 조선족 음주습관 우유제품으로 대체해야 적지 않은 요구르트생산기업이나 대리판매사들이 연변주에 설립되였거나 진출하려다 치렬한 경쟁에서 도태되여 거의다 '요절'되였지만 연변묘묘우유유한회사는 설립되여 근 6년간 연변시장을 석권하며 상승가도를 달리고있다. 이...
  • 2006-08-02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