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미국을 웃긴 조선족 개그스타
조글로미디어(ZOGLO) 2011년12월23일 10시31분    조회:841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황시

지난해 3월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열린 신문기자협회 만찬장. 2400명에 달하는 정·재계 인사와 기자들이 몰려든 자리에 어리숙한 표정의 동양인 남성 한 명이 등장했다. 짧고 검은 스포츠머리에 두꺼운 렌즈의 안경을 낀 그는 조 바이든 미 부통령 바로 옆에 서서 영어로 된 유머 한 방을 날렸다.
   
   “오바마 대통령이 안 보여서 다행입니다. 나는 내 아들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가길 바랍니다. 그래서 영어와 중국어를 둘 다 가르치고 있어요. 영어로 된 법안에 서명도 할 수 있고, 중국의 채권자들도 만날 수 있으니까요.”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 중국임을 빗댄 풍자였다.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해 좌중에서는 머쓱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동양인 개그맨 황시(黃西·41)가 미국과 중국을 휘젓고 있다. 동양인 최초로 백악관에서 개그를 선보였고, 유명 토크쇼인 ‘데이비드 레터맨의 레이트쇼’에 출연해 입담을 자랑했다. 미국 시청자들은 그를 “코미디계의 요밍(姚明·중국 출신의 NBA 롱구스타)”이라 불렀다. 중앙텔레비죤방송(CCTV)은 그를 주인공으로 한 인물 다큐멘터리를 최근 편성하기도 했다.
   
   최근 그가 펴낸 ‘황과(黃瓜·오이)의 황, 시과(西瓜·수박)의 시’란 중국어 자서전도 화제다. 자서전 출간 직후 그는 칭화대를 비롯 푸단대, 우한대, 중산대, 지린대 등 중국 전역의 8개 명문대학을 순회하며 학생들을 상대로 그의 인생과 도전을 주제로 강연도 했다. 학생들은 그의 인생 역정에 열광적 반응을 보였다.
   
   
   길림성 백산시에서 자란 조선족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주목하는 이 개그맨은 조선족 동포다. 황시는 1970년 조선족자치현이 형성된 길림성(吉林省) 백산시(白山市)의 하구(河口)공사(인민공사)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전형적인 한국식 이름의 황룡길(黃龍吉)씨와 리혜숙(李惠淑)씨다.
   
   이들 부부는 “우리는 한국에서 건너온 조선족 제3세대”라고 CCTV에서 밝혔다. 아버지 황씨는 “중국에 살면서 40년 만에 배운 중국말도 겨우 이 정도 수준으로 머물렀다”며 “아들이 미국에 건너간 지 1세대 만에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 영어로 개그를 하니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도수가 높은 안경에 어리벙벙한 표정은 그의 전매특허다. 그는 길림성의 산골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유독 강조한다. 자신을 소개할 때 “제 이름은 황시, 황과(黃瓜·오이)의 황, 시과(西瓜·수박)의 시예요”라고 하는 식이다. 개그 스타일도 자신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면서 현상을 풍자하는 식이다.
   
   그는 개그맨으로서는 드물게 이공계 박사학위까지 갖춘 엘리트다. 수학 성적 1등으로 길림대학에 들어갔고, 화학 성적 만점으로 중국과학원에 입학했다. 미국에 건너간 것도 명문 라이스대에서 생화학을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사노피 아벤티스에 입사해 연구에만 몰두하던 그가 개그를 접한 것도 미국에서다.
   
   지금은 영어로 자유자재의 언어 유희를 구사하지만 그는 “처음에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 알아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유학시험인 GRE를 준비하며 영한(英漢)사전을 8회 독파하고 85%의 단어를 외워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지도교수와 얘기를 나눌 때는 동료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그는 “자괴감에 불면증에도 시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다 미국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스탠딩 개그클럽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개그의 매력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이후 그는 낮에는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고, 밤에는 클럽에서 스탠딩 개그를 익혔다. 영어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것은 덤이었다. 비록 2002년 첫 번째로 선 무대에서는 참패했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10년간의 노력 끝에 정상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만담(相聲)의 진수 선보여
   
▲ 조선족 개그맨 황시가 미국 코미디스튜디오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다.
과감하고 신랄한 풍자는 그의 주특기다. 미·중관계를 비롯해 인종차별 같은 무거운 소재도 그가 즐겨쓰는 풍자거리다. 이런 식이다. “제 중고차 범퍼에 떼기 힘든 스티커가 여러 장 붙어 있었어요. 스티커를 해석하는 데는 2년이 걸렸죠. 알고 보니 그 내용은 ‘영어 못하면, 집으로 꺼져’였어요.”
   
   이런 그의 개그에 언론들은 열광하고 있다. 신화(新華)통신과 CCTV를 비롯한 언론들은 중국 출신의 개그맨이 미국에서 영어 개그로 두각을 나타냈다는데 초점을 맞춰서 각종 보도를 내보냈다. “중국 개그맨이 미국 땅에서 영어 개그로 미국을 풍자한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일견 엿보인다.
   
   더욱이 언론들은 “황시가 중국 전통 ‘만담(相聲)’의 진수를 미국에 선보였다”는 평가를 내린다. 만담은 생활 속 소재를 통해 웃음을 유도하는 전통극이다. 혼자서 진행하는 ‘단구(單口)만담’, 두 명이 서로 주고받는 ‘대구(對口)만담’, 여럿이 떠드는 ‘군구(群口)만담’ 등이 있다. 황시 토크쇼의 원류를 만담에서 찾는 것이다.
   
   “조본산과 함께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것은 황시의 꿈이다. 조본산(趙本山·54)은 ‘이인전(二人轉)’으로 불리는 ‘대구만담’으로 개그계를 수십 년째 석권 중인 중국 연예계의 대부다. 이에 중국에서는 “황시가 조본산과 함께 ‘음력설야회(春晩)’에 나와 만담을 할 것”이란 기대도 팽배하다. 매년 춘절(春節·설) 전날밤 CCTV를 통해 생중계되는 ‘음력설야회’는 경이적 시청률과 광고료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음력설야회 출연 여부는 중국 연예인의 인기순위를 매기는 척도다.
   
24세 때 미국으로 건너간 황시는 2008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미국에서 공연할 때는 ‘조 웡(Joe wong)’이란 미국식 이름을 쓴다. 한국어 교실서 만난 김(金)씨 성의 조선족 안해와 아이들도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한민족의 피를 타고나, 조선족으로 중국에서 자라고, 미국으로 이민해 성공한 세계인인 셈이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황시의 트위터에서 그는 자신을 ‘미국의 저명한 화예(華裔) 토크쇼 개그스타’라고 소개했다.


주간조선 이동훈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주말 또는 휴식일이면 경상적으로 변방파출소에 찾아가 청소도 해주고 옷도 빨아주고  맛나는 음식도 해주는 그녀를 두고 변방경찰들은 우리 누이, 우리 아주머니라고 다정하게 부르고 있다. 그가 바로 훈춘변방대대 영안변방파출소 소장 윤창길의 안해 리화씨이다. 경찰의 안해가 힘들다면 변방경찰의 안해는 더욱 힘...
  • 2007-08-01
  • '민족적 사명감으로 나섰습니다." 단마디로 이렇게 서두를 뗀 할빈경공림펌프유한회사 박성공리사장은 후리후리한 키꼴에 깎은 바위같은 인상을 주는 나젊은 조선족기업가였다. 동북조선족축구련의회 부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박성공씨는 이번 제5회전국조선족중소학생축구운동회에 거금을 협찬했다. "조선족축구...
  • 2007-07-31
  • 7월 27일, 제4회 윤동주컵 장사씨름경기대회가 펼쳐진 룡정시지신진 명동촌에 위치한 윤동주생가 씨름터에서 한국의 유명한 씨름선수이며 천하장사인 리준희(51세)씨와 만나게 되였다. 현재 한국씨름협회 민속씨름위원회 경기위원장직을 맡고있는 리준희씨는 이번까지 두번째로 연변을 방문하게 됐다면서 올까지 4회째 열리...
  • 2007-07-30
  • 지난 7월 중순,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중국전통 약석발마사지 샵 ․ 학원’이 개업을 시작하였다. 넓은 홀과 아늑한 마사지실 ․ 학원에 개업축하 화분들이 놓여있다. 약석발마사지 전문가 이상규씨가 중국동포 최초로 한국에 투자 ․ 운영하는, 발반사요법으로 각종 병환까지 치료를 겸해 발 관...
  • 2007-07-27
  • 20여년간을 부동한 사업터에서 당사업을 해온 한 《평범》한 당사업일군이 있어 당지에서 존경을 받고있다. 바로 단동시석유공사 금산만석유저장고 당지부서기 배월명(53)씨다.고향이 관전현 하로하조선족향 통강촌인 배월명씨는 일찍 1972년 군부대에 입대해 선후하여 3등공 2차를 따냈고 1980년에 윁남자위반격전에...
  • 2007-07-25
  • ㅡ한국 전통음악학회 서한범회장을 만나 일전2007년 중한전통음악교류회차로 연변대학예술학원을 찾은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회장 일행은 연변대학예술학원 음악학부의 사생들과 더불어 전통음악예술교류의 한마당을 성대히 펼치면서 우리의 선률과 가락으로 한민족의 정서와 정을 통합하는 대단원을 이루었다. 이 행사의...
  • 2007-07-24
  • 오성촌 림상록씨 《 5000무 마을토지를  되찾아 최대 농장주가 되는것이 꿈》 류하현 강가점조선족향 오성촌의 림상록(42세)은 일본에서 벌어온 돈으로 지난해 농촌에다 식당을 꾸린데 이어 올해부터는 600여무의 벼농사를 지으면서 고향땅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있다. 오성촌은 518호에 2238명의 인구, 6000무의 논...
  • 2007-07-21
  • 2006년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06년도 세계로봇경연에서 특수공헌상을 수여받은데 이어 올해 금방(7월 1일)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2007년도 세계로봇경연에서 1등상을 수여받은 할빈시문화소학교 로봇서클소조가 최근 국내외 매체들에 집중 보도되였다. 그중 두번 모두 최년소 소조성원으로 국제대회에 참가하여 큰 ...
  • 2007-07-19
  • 《최고는 아니여도 최선을 다한다.》 이는 연길애득백화유한회사 안마원 최정옥경리의 경영리념이다. 2004년, 오래동안 정부기관에서 사업하던 그녀가 이 안마원 경리로 초빙받았을 때는말그대로 안마란 안자도 모를 때였다. 하다보니 이튿날 9명의 직원이 다른데로 가겠다고 선언했고 몇십명의 직원들은 아예 그녀의 말을 ...
  • 2007-07-18
  • 《우아한 환경,알뜰한 서비스,고객이 만족하는 식단으로 승부를 걸었지요.》 연길애득백화유한회사 한식관의 남청설(38세)경리는 이 한식관이 연길시의 명소로 자리잡게 된 리유를 이렇게 몇마디로 개괄하였다. 2003년 11월,이 한식관의 경리로 초빙받은 그녀는 한식은 비싸서  서민들의 발길을 잡지 못한다는 시장정세...
  • 2007-07-18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